퀴어 펭귄클래식 59
윌리엄 S. 버로스 지음, 조동섭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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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내에 첫 출시되었다는 윌리엄 버로스의 작품인데요.
전후 비트세대(Beat Generation)로 불리며 
비주류 극단의 삶을 오갔던 파란만장한 윌리엄 버로스의 실제 삶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인 소설이랍니다.
특이하게 이 작가는 쓴 저작 대부분이 바닥친 자신의 삶을 테마로 하고 있더군요. 

암튼, 최근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나온  최관장의 세련된 섬세함에 매료된 탓인지
깔끔하고 스타일까지 완벽한 그래서 친구라도 삼아야겠다고 호감 품게 한 전진호에 면역된 탓인지 

아니면, 좀더 사실적이고 진지한 '인생은 아름다워'의 힘겨운 두 연인의 열연 덕분인지
주제가 동성애였어도 그닥 진중한 부담감이나 거부감 따위 없이 가볍게 선택할 수 있었답니다. 처음엔 말이죠.


 

이 책은 커버표지와 제목이 말해 주듯, 동생애자 '리'의 일상.
마약과 술 그리고 동성 간의 섹스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피폐하고 진저리나는 그의 삶을
환각에 빠진 듯 제 정상은 정말이지 아닌, 몽롱한 그의 시선을 따라 어질어질 써내려 갑니다. 

멕시코시티 슬럼지역이 주는 더러운 타락과 쪄든 가난이 매력적이라는 미국인 동성애자 '리.
잘 사는 나라 미국 출신에 집안에 돈 좀 있다는 우월감에 자국내 주류 물결에서는 결코 맛보지 못했을
멕시코시티 슬럼가의 편안함에 안주하며 마약과 섹스, 때론 소아기호적인 동성애(Pedophilia)로
비주류라기 보단 비정상 극단의 삶을 아슬하게 질주하는 남자의 이야기.

내용은 여기까지만..
200페이지도 되지 않은 정말 얇았던 책이지만 
장이 넘어갈 수록 읽어 내려가기 힘든 거부감이 솟구치던 쉽지 않은 책이었어요.

그냥 보통 동성애자의 삶을 담백한 어조로 써내려간 책이였다면 이런 거부감까진 없었을 것 같던 말이죠
저자는 고통스런 과거를 글자화 함으로써 지난 날을 반성하고 나아가 치유의 면역력을 얻고자 했다지만
뭐랄까 그의 삶을 책으로 접한 독자의 입장에선 그의 저작 동기자체가 굉장히 이기적이고 교활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진짜 동성애이기나 한 것인지
진짜 마약에 중독되기나 한 것인지
진짜 그의 정체는 무엇인지 말이죠.

지나치게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그의 할아버지는 계산기를 발명하셨고..외삼촌은 PR이란 개념을 정립하셨고..)
하버드 대학까지 나와 여자 부인을 맞이해 결혼까지 했던 윌리엄 버로우였던 거죠.
물론 실수?로 부인을 총으로 죽이긴 했지만.. 

갠적인 추리로는
실수로 부인을 죽인 사람이라는 낙인이 두렵고 직면하기 힘들어서
그 도피처로 사회의 비주류라는 극단의 삶을 택한 건 아닐까 그렇게 자신을 보호하려 한 게 아닌가 하구요.
흔히 말하는 완벽한 본인삶에 먹구름 내리앉으니 그걸 감당치 못하고
아싸리 극단으로 치닫는 비정상적인 자기애의 일면이랄까.

실제 그가 쓴 글을 보면, 거리의 멋진 남자애를 보고 추파를 던지지만 실제 그와 엮이고픈 맘은 없고
마약에 취하고 헛소리를 내뱉지만  그로 인한 허무한 공허함은 그가 원한 도피가 되지 않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하니까요. 게다 가장 거부감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아무리 막 나간다해도 소아기호적인 동성애(Pedophilia)까지 장난스레 찝쩍대는 건..정말 답이 없지 않나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완성하고도 출간되지 못하다가 30년이 지난 후에나 빛을 봤다고 하던데
갠적으론 더 묻혀 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쨌든 동성애에 솔깃해 그들의 삶을 진지하게 열린 맘으로 보고프다 해서 집어든 독자라면
기대에 부흥할 수 없는 내용이란 거. 비밀스레 애틋한 그들의 삶이나 하늘이 허락하지 않아 절절한 슬픈 사랑 따윈 없다고.

덧붙인다면, 성적취향이 동성이시거나 사춘기에 정체성 헷갈리는 분들  호기심에 읽지 않으셨음..
더불어 자녀 키우시는 부모님들 눈에 거슬리는 내용 있다는 거... 

마지막으로..삶이 뜻대로 안 풀린다고 에라히 인생 시궁창으로 방향 틀려는 분들은 한 번 읽어보고 정신 번뜩 날 수도 있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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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디 인 베를린
구효서 지음 / 뿔(웅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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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당신은 누구 십니까?
아니 어디 소속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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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모를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흔히 우리는 다니는 학교명이나 직장명을 덧붙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한다.
이렇듯 알게 모르게  은연 집착하며 쉽게 놔버릴 수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집단에 속한 나란 존재.
바로 소속감이 아닐까 싶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태어나자 마자 가족이라는 집단에 편입되어 정서적인 유대감을 맛보고
자연스레 학교라는 테두리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며
사회로 내던져지는 시기를 맞아서는 격렬하게 다시금 직장이란 집단으로 수용되고자 고군분투하기에 여념이 없어 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유가 물질적이든 정서적 안정감이든 말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했던가.
집단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며 자아에 대한 존중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인간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태생 자체가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일까 말이다.
 
삶에 있어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속감.
그 중에서도 '국가'라는 집단에의 편입은 그 땅에 태어난 순간 바로 거머쥐게 되는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우리 곁엔 누구나 별 노력없이 쟁취하는 이 소속감을 박탈당한 사람들.
바로 이도 저도 편입되지 못한 채, 경계선 위를 방황하는 그들이 있다. 
  
  


 
이 책, '랩소디 인 베를린'은 잊혀져 가지만 엄연히 아직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경계인의 삶을 소재로
국가로부터 외면받은 그들이 겪어야 했던 비참한 디아스포라의 삶과
음악이라는 아득한 꿈에 닿아 머물고자 했던 그들의 사무치는 열정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아. 이것은 모질지 못한 것일까 모진 짓일까.
 내가 늘 찾던, 내가 평생 가닿고자 했던 곳이 하나코였다는 사실을 못내 고백하는 것' -28p
 

18세기 독일 음악태동기에 바이마르 궁정에서 음악가로 활동했던 조선인의 후손, 헌터 마이어.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삼엄한 냉전체제 하에서 일본에 태어난 재일동포 켄타로, 아니 김상호. 차라리 토마스. 
  
이야기는 18세기와 21세기를 넘나들며 조선에서 바이마르,
일본에서 독일 그리고 평양과 서울을 배경으로 경계인으로 내몰린 그들을 숨가쁘게 오고 간다.

 
두 경계인의 삶의 궤적과 음악이라는 유일한 탈출구로 행복을 찾고자 했던
두 사람의 결코 쉽지 않은 인생 스토리는 그렇게 중첩된다.
 
'세상엔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살고 싶은 곳에서 살지 못하는 거죠.
떠도는 것도 아니면서 떠돌지 않는 것도 아니죠. 영원히 그럴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음울한 운명을 불치의 통증처럼 안고 사는 사람들. 물론 그들 잘못은 아니죠...'-206p
 
한 마디로 이 책은 참 지독하다.
한없이 떠돌며 단 한 순간도 편히 머무를 수 없었던 그들네의 인생살이가 
무서운 흡입력으로 다가와 무겁게 한자 한자를 읽어내리도록 했기에...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종반부로 치다를 수록 그들의 어찌할 수 없음에 심장이 먹먹해져 갔기에 말이다.
 
그들이 가닿고자 했던 그 곳.
그리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 주변을 떠도는 경계인들이 진정 가닿고자 하는 그 곳.
모두가 하나가 됨은 아직도 요원한 일인지 다시금 책이 던지는 메시지를 되새기게 된다.
 
 

  PEN E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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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시티 민음사 모던 클래식 17
레나 안데르손 지음, 홍재웅 옮김 / 민음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의 가치를 뭘로 평가해야 정확한 것일까.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살아야 할 누군가는 필살기를 '몸'이라 하지만.. 

아마도 인성이네 내면의 아름다움이네 고차원적인 점잖은 항목들을 갖다대며
아직도 우리 사회의 고품격 가식에 기대여 보려 하겠지만,
연예인이 미래의 꿈나무 직업 1순위로 오른 요 세상에 현실적인 잣대는 아마도 '외모'일 것이다.

얼굴은 유전적 요인 탓에 의료의 힘이 아니라면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기에 차치한다면
당근 '라인'이 아닐까 싶다. 이른바, 그 사람의 근성과 부지런함의 대명사로 군림하는 '몸매'말이다.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자기관리를 잘 못하는 무능력자라는 인식이
어느 덧 자연스럽게 아이들 시각에도 자리잡힌 요 나날..
신기하게도 비만 인구는 오히려 증가일로라고 하니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진정 비만은 개인의 의지박약 탓인 것인가? 

 


이 책 '덕 시티'는 바로 이런 아이러니한 사태를 주목해 구조적으로 비만을 유발하는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해 나간다.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사회로 타 국가의 롤모델로서 대우받던 덕 시티. 
한 때 부의 상징이기도 했던 푸짐한 몸매의 오리들이 하나둘 넘쳐나면서 이들에 대한 멸시와 함께
날씬한 오리에 대한 강박증적인 집착은 강성일로를 걷던 덕 시티 제국을  위기감으로 몰아넘으며
정부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기 시작한다. 
 

이른바, 이 넘쳐나는 사회에선 전쟁도 가난도 아닌 '비만'한 시민들이 바로 제국을 망쳐가는 주범인 것이다.
국가는 시민들의 허리 사이즈와 몸무게를 직접 관리하는 에이햅 작전을 내걸며 
모든 국민의 신발에 센서를 달아 음식물 섭취를 감시하기 시작하고
뚱뚱한 사람에겐 택시를 탈 권리를 박탈하며 기업은 비만인을 정리해고 1순위로 상정한다. 
 

그런데 이러한  전국민의 라인관리를 위한 국책사업의 후원사는 아이러니하게도
달달한 도넛과 중독적인 패스트푸드로 모두의 영혼을 정복하며 비만인을 양산한 식품업체 JvA 사이다.
윤리, 비윤리 따질 것도 없이  JvA는 국가원수와 절친인 사장이 운영하는 업체라서 그리고 무엇보다
비만의 주범인 달달하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팔아 챙긴 돈이지만 에이햅 군대를 유지할  임금과 군복을 지원해주니
JvA사의 제품엔 에이햅작전 수행에 적합하다는 인증마크도 달린다.


*

 
이쯤 되면, 덕 시티가 어떤 나라를 풍자하는지 대강의 감이 온다.
자본력을 앞세워 햄버거와 피자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를 글로벌화시킨 단일패권국가, 미국.
지난 2002년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민의 허리둘레에 각종 제도와 규제를 실제 시행한 국가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 인구의 2/3가 비만인이라는 현실에 주저앉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슬림한 몸매로 스크린을 누비며 사회적으로 거식증 찬양열풍까지 불러 일으킨 것도
미국 아닌가. 다이어트 열풍으로 성형수술과 다이어트약을 거침없이 권하는 사회 또한 미국의 모습이다.
더불어 한편,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패스트푸드와 다이어트를 동시에 강요하는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는 덕 시티는
사람이 아닌, 오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비뚤어진 사회와 극단적인 정부정책을 비꼬았단 점에서
최고의 정치풍자우화소설로 손꼽히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연상시키도 한 책이다. 

한 번 읽을 때의 감상과 두 번 펼쳤을 때의 생각의 폭이 달라진 덕 시티.
책장에 모셔두고 간간히 사회 비판적인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펼쳐볼 만한 고전 못지않은 현대소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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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어둠/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자본주의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 책세상 루트 17
안현효 지음 / 책세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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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일러스트 삽화와 눈에 익은 영화들!
동시대 경제현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경제학 관련 서적을 기웃거리는 이들에게
경제이론과 경제사상을 술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 바로 이 '자본주의 본 경제학 이야기' 이다.  

 

 
첨엔 '먼나라 이웃나라'를 연상시키는 만화스럽고 슬쩍 취향에 유치해 보이는 표지 탓에
내심 가볍게 여겨져 별기대감이 없던 책이였는데 읽어본 지금에 와서야
왜 저런 표지를 택했는지 선뜻 이해가 가고도 남았다.
 
정말 글 자체가 이해하기 쉽고도 쉽다.
그 까닭은 이른바, 숱한 경제학 입문서나 원론책에서 볼 듯한 그래프와 수식이 쫙~빠진 책이라는 거!
경제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경제변수들로 얽힌 경제현상을 분석적으로 서술하기 보단 
어떤 시대적 배경 하에 왜 그러한 경제이론과 사상이 생겨났는지를 살펴보는 게 먼저라고 저자는 말한다.
 

, 이 책은 자본주의의 생성, 성장, 발전, 소멸에 기초해
각 시기별로 경제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등장한 경제이론들을 당시 사회적 배경을 근거로 짚어준다.

 
이른바, 경제학이 존재하지 않았던 고대 중세의 경제학에서 시작해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 발간된 1776년 이후의 자본주주의 생성기,
마르크스와 공산주의가 태동하며 신고전파가 탄생한 자본주의의 격동기,
케인스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부상한 자본주의의 황금기,
그리고 주류경제학인 신자유주의에 반발하기 시작한 자본주의의 위기까지
왜 그 시기에 그 이론이 부상할 수 있었는가 핵심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각 자본주의 역사의 시기별로
당시의 사회적 문제나 이슈들을 엿볼 수 있는 영화들을 챕터 마지막장에 마련했다는 점이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올리버 트위스트'의 경우,
실제 산업혁명기 거리에 넘쳐났던 실업자들과 고아들을 갑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한 사례를
다루며 당시 불합리한 사회분위기를 고발했는데 여기서 살펴볼 수 있는 경제역사학적 관점은 당시 자본가들이 
노동생산성 향상이 아닌 노동투입량 증대가 국가 전체의 부를 창출하는 것으로 여겨왔다는 거.
물론 이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자신들의 재산증식을 위해 왜곡시킨 것이지만 말이다.
 
그 외 자본주의의 비인간성을 비판한 모던 타임즈, 냉전기의 공산주의자의 삶을 다룬 '더 레즈'
주류 경제학의 기본 신념에 문제를 가한 존 내쉬의 실제 삶을 영화화한 '뷰티풀 마인드'
그리고 무한 경쟁의 폭력성을 고발한 '배틀 로얄'을 영화 속 경제로 예시하며 색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고작 220페이지에 불과해 하루 이틀이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었지만
기존에 단순 암기하던 수박 겉핥기로 알고 있던 경제이론의 모태인 자본주의 시대별 배경과 변화과정을 확인하면서
오늘날 자본주의라는 경제의 흐름이 어디로 흘러갈란지, 그 변화에 걸맞는 새로운 이론틀은 어떻게 정비되어야 할지
다시금 곰곰히 생각해보다 지식의 짧음에 다시금  더 깊숙히 경제학을 다룬 서적을 갈구하게 되었다는. ^^:
 
진득히 앉아서 자로 줄 그어가며 경제학원론이나 두꺼운 양장의 경제학 역사서를 읽기엔 
너무 바쁜, 또 딱히 그렇게 깊게 파고 싶진 않은 직장인을 비롯한 비전공자들에게
이 책은 손쉽게 쉬엄쉬엄 펼쳐 읽기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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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어둠/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토요타의 어둠 - 2조 엔의 이익에 희생되는 사람들...
MyNewsJapan 지음, JPNews 옮김 / 창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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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잔고장 하나 없는' 뛰어난 품질의 자동차라는 소비자들의 철옹성같은 신뢰를 한 몸에 안고 21세기 친환경차의 대명사인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선보이며 전 세계를 선도했던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

그 지위에 걸맞게 서점가에는 늘 '도요타 방식, 도요타 조직문화, 도요타주의'를 전도하는 도요타 베스트셀러들이 한 측을 자리하며 세계 일류가 되고 싶으면 도요타를 벤치마킹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2009년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철옹성 같던 도요타의 신화는 휴지조각으로 전략해버렸다. 이른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고 당시 탑승자의 음성이 공개되면서 세계 일류의 품질을 외치던 도요타의 제품결함과 은폐가능성이 만천하에 노출되버린 것.

 그렇게 시작된 전대미문의 약 850만 대에 가까운 대량 리콜 사태를 맞이하며  전 세계적인 망신살이 뻗은, 도요타를 다른 시각으로 파헤친 책, 바로 "도요타의 어둠"이다. 

 


 늘 찬양일색의 도요타 관련 서적만 보다 처음으로 '어둠'을 다룬 책을 보았기에 시류의 편승하는 발빠른 출간 아닌가 싶었는데 살펴보니 책이 처음 세상빛을 본 해는 2007년도. 한참 잘 나가던 시절에 도요타의 치부를 들춰낸 책이었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그야 광고에 밥먹고 사는 언론과 출판사들이 출간을 절 탓이라고. 광고비로 먹고 사는 그들에게 매해 1,000억 엔에 달하는 억~소리 나는 광고비를 쓰는 우량 고객인 도요타의 콧털을 건드릴 수는 없었을 터. 해서 저자도 광고비 한푼 받지 않고 운영되는 독립계 인터넷 신문사, 마이뉴스재팬 사이다.

 이 책은 도요타에서 근무한 적 있는 사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편파적인 장미빛 광고의 뒷편에 자리한 도요타의 이면을 속속들이 고발한다.

 우량기업을 자랑하는 도요타의 낡고 열악한 근무환경과 강압적인 규율,
 품질일류를 내세운 도요타 자동차가 숨기기에 급급했던 실제 결함률.
 그리고 가혹한 지시로 고통받는 하청업체들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적인 반도요타 캠페인 열풍까지.

 이른바, 도시와 격리된 입지에 자리한 까닭인지 도요타 사는 직원의 사적인 시간조차 업무의 연장선으로 중첩시키며 일체의 단합을 평가하는 잣대로 들이댄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인 사내 정례행사인 에키덴 대회, 물론 휴일에 개최되지만 감히 참가하지 않을 수 없다, 반강제적인 노조활동 역시 업무와 밀접한 활동이라도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개인시간과 업무시간의 애매모호함이 바로 도요타 방식인 것이다.

 무엇보다 외부와 격리된 환경에 접하는 모든 사람이 도요타인이기 때문에 늘 개선을 외치는 도요타지만 회사를 비판하는 일 따윈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노동자의 편에 서야할 노동조합은 회사에 불만인자를 색출하는데 보다 적극적이라는. 그래설까 도요타를 퇴사한 직원들은 도요타를 '작은 북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리콜사태로 가장 관심 갔던 '도요타 자동차의 성능은 정말로 뛰어난가?'  이 책에서 밝힌 도요타의 실제 결함률은  놀랍게도 무려 99.9%였다. 일등기업이 만든 안전한 자동차라는 도요타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현실에 기가 막혔다.

  일본의 국토교통성이 집계한, 그러나 공표되지 않은 리콜데이터에 따르면 도요타는 리콜왕이였다.  2004년과 2005년도 자료에 따르면, 판매대수 보다도 리콜대수가 더 많았다고  그럼에도 언론에 다뤄지지도 않고 정부가 나서 공표하지 않는 건  둘 간의 유착관계 탓이라고   저자는 꼬집는다.

 선진국인 일본도 별 수 없는 정경유착에 언경유착인가! 리콜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인 도요타 는 광고비에 막대한 돈을 퍼부으면서도 정착 운전자의 생명줄을 좌우하는 결함에 대해서는 운전자 탓으로 돌리며 인정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초심을 잃고 썩어버린 도요타도 문제지만 이를 방조하고 묵인한 정부나 언론도 매한가지가 아닌가 싶다. 

노조가 무용지물인 일류 글로벌기업인 도요타. 겉은 화려한 수식으로 치장했지만 실상 그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열악하고 강압적인 회사. 도요타의 신화는 혁신적인 경영기법과 최첨단 기술개발이 아니라 근로자에 대한 가혹한 노동 강요와 잘잘못가리기에 기인했던 것인가 하는 황당함도 스쳤다.

 책을 읽으면서 연신 한국의 모기업이 연상되었기에 도요타 사태가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세계 일류로 목표로 초단기 고속성장을 외치는 업체들이 이런 도요타방식을 벤치마킹 안하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책을 덮으며 이제서라도 수많은 정보 속에 옥석을 가려 광고와 홍보를 사실로 혼동하지 않을 혜안을 어서 빨리 길러야겠다는 생각으로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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