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어둠/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자본주의 역사로 본 경제학 이야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토요타의 어둠 - 2조 엔의 이익에 희생되는 사람들...
MyNewsJapan 지음, JPNews 옮김 / 창해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잔고장 하나 없는' 뛰어난 품질의 자동차라는 소비자들의 철옹성같은 신뢰를 한 몸에 안고 21세기 친환경차의 대명사인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선보이며 전 세계를 선도했던 세계 1위 자동차업체 도요타!

그 지위에 걸맞게 서점가에는 늘 '도요타 방식, 도요타 조직문화, 도요타주의'를 전도하는 도요타 베스트셀러들이 한 측을 자리하며 세계 일류가 되고 싶으면 도요타를 벤치마킹하라고 외쳤다.

 하지만 2009년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철옹성 같던 도요타의 신화는 휴지조각으로 전략해버렸다. 이른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고 당시 탑승자의 음성이 공개되면서 세계 일류의 품질을 외치던 도요타의 제품결함과 은폐가능성이 만천하에 노출되버린 것.

 그렇게 시작된 전대미문의 약 850만 대에 가까운 대량 리콜 사태를 맞이하며  전 세계적인 망신살이 뻗은, 도요타를 다른 시각으로 파헤친 책, 바로 "도요타의 어둠"이다. 

 


 늘 찬양일색의 도요타 관련 서적만 보다 처음으로 '어둠'을 다룬 책을 보았기에 시류의 편승하는 발빠른 출간 아닌가 싶었는데 살펴보니 책이 처음 세상빛을 본 해는 2007년도. 한참 잘 나가던 시절에 도요타의 치부를 들춰낸 책이었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그야 광고에 밥먹고 사는 언론과 출판사들이 출간을 절 탓이라고. 광고비로 먹고 사는 그들에게 매해 1,000억 엔에 달하는 억~소리 나는 광고비를 쓰는 우량 고객인 도요타의 콧털을 건드릴 수는 없었을 터. 해서 저자도 광고비 한푼 받지 않고 운영되는 독립계 인터넷 신문사, 마이뉴스재팬 사이다.

 이 책은 도요타에서 근무한 적 있는 사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편파적인 장미빛 광고의 뒷편에 자리한 도요타의 이면을 속속들이 고발한다.

 우량기업을 자랑하는 도요타의 낡고 열악한 근무환경과 강압적인 규율,
 품질일류를 내세운 도요타 자동차가 숨기기에 급급했던 실제 결함률.
 그리고 가혹한 지시로 고통받는 하청업체들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세계적인 반도요타 캠페인 열풍까지.

 이른바, 도시와 격리된 입지에 자리한 까닭인지 도요타 사는 직원의 사적인 시간조차 업무의 연장선으로 중첩시키며 일체의 단합을 평가하는 잣대로 들이댄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인 사내 정례행사인 에키덴 대회, 물론 휴일에 개최되지만 감히 참가하지 않을 수 없다, 반강제적인 노조활동 역시 업무와 밀접한 활동이라도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개인시간과 업무시간의 애매모호함이 바로 도요타 방식인 것이다.

 무엇보다 외부와 격리된 환경에 접하는 모든 사람이 도요타인이기 때문에 늘 개선을 외치는 도요타지만 회사를 비판하는 일 따윈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노동자의 편에 서야할 노동조합은 회사에 불만인자를 색출하는데 보다 적극적이라는. 그래설까 도요타를 퇴사한 직원들은 도요타를 '작은 북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리콜사태로 가장 관심 갔던 '도요타 자동차의 성능은 정말로 뛰어난가?'  이 책에서 밝힌 도요타의 실제 결함률은  놀랍게도 무려 99.9%였다. 일등기업이 만든 안전한 자동차라는 도요타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현실에 기가 막혔다.

  일본의 국토교통성이 집계한, 그러나 공표되지 않은 리콜데이터에 따르면 도요타는 리콜왕이였다.  2004년과 2005년도 자료에 따르면, 판매대수 보다도 리콜대수가 더 많았다고  그럼에도 언론에 다뤄지지도 않고 정부가 나서 공표하지 않는 건  둘 간의 유착관계 탓이라고   저자는 꼬집는다.

 선진국인 일본도 별 수 없는 정경유착에 언경유착인가! 리콜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인 도요타 는 광고비에 막대한 돈을 퍼부으면서도 정착 운전자의 생명줄을 좌우하는 결함에 대해서는 운전자 탓으로 돌리며 인정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초심을 잃고 썩어버린 도요타도 문제지만 이를 방조하고 묵인한 정부나 언론도 매한가지가 아닌가 싶다. 

노조가 무용지물인 일류 글로벌기업인 도요타. 겉은 화려한 수식으로 치장했지만 실상 그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열악하고 강압적인 회사. 도요타의 신화는 혁신적인 경영기법과 최첨단 기술개발이 아니라 근로자에 대한 가혹한 노동 강요와 잘잘못가리기에 기인했던 것인가 하는 황당함도 스쳤다.

 책을 읽으면서 연신 한국의 모기업이 연상되었기에 도요타 사태가 남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세계 일류로 목표로 초단기 고속성장을 외치는 업체들이 이런 도요타방식을 벤치마킹 안하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책을 덮으며 이제서라도 수많은 정보 속에 옥석을 가려 광고와 홍보를 사실로 혼동하지 않을 혜안을 어서 빨리 길러야겠다는 생각으로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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