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전트가 그린 엄청난 이미지의 형태로 닥터 포치를 처음 만났다. 벽에 붙은 설명은 그가 부인과 의사라고 말해주었다. 그전에 19세기 프랑스 독서에서는 그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미술잡지에서 그가 '프랑스 부인과학의 아버지일 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여성 환자를 유혹하려 한 확인된 성 중독자'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분명한 역설에 흥미를 느꼈다. 여자들을 돕는 동시에 착취하는 의사, 정신과 육체의 고통을 덜어주고 편안함을 주고, 혁신과 기술로 여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환자 수로 볼 때 부자보다 빈자를 많이 도왔지만, 사생활에서는 세련된 프랑스 남자의 희화화된 표본처럼 행동한 과학자.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시작하자. 평생에 걸쳐 포치의 이름에는 스캔들이 따라붙은 적이 거의 없었다. 그의 행동은 이성애적이고, 합법적이고, 동의에 기초한 것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파트너들의 분별과 요령에 의존하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 그가 밀회를 했는지, 관계는 얼마나 오래갔는지, 그 관계들이 겹쳤는지, 겹쳤다면 얼마나 자주 그랬는지 분명하지가 않다. 하지만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만한 여성의 불평은 단 하나도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호색가 포치에 관심을 잃고, 걱정하는 가족적 남자 포치, 늘 호기심을 잃지 않는 의사 포치, 여행자 포치, 도회풍 인물 포치, 국제주의자, 합리주의자, 다윈주의자, 과학자, 모더니스트 포치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절대 친구를 잃지 않는 남자 포치, 미친 시대에 제정신을 잃지 않은 사람 포치. (p. 216, 217, 219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