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예뻐서 눈길이 가던 책이었다. 게다가 그 예쁜 그림의 장소가 제주도였다. 제주는 언제나 옳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호주에서 유학한 후 제주에 정착한 루씨쏜 이라는 작가를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평생의 반려자를 어떻게 만나 어떤 시간을 함께 해왔는지를 담은 이 에세이는 그러니까 일종의 사랑의 세레나데다.
고향도 아니고 인연도 없는데 해외이민의 삶을 정리하고 제주에 정착하게 된 이 에세이는 그러니까 일종의 정착 도전기이다.
화가가 꿈이었으나 결혼과 출산 등으로 줄어들어다가 미루었다가 접어두었다가 다시 활짝 펼치고 개인 아뜰리에까지 갖게된 이야기를 담은 이 에세이는 그러니까 일종의 꿈의 실현기이다. (무엇보다도 한달살이 두달살이도 큰맘먹고 해야 하는 모두의 로망 제주살이를 정착으로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가장 꿈의 실현기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지 ^^)
사랑을 만나고 꿈을 이루고 원하던 곳에 정착을 했으니 행복하지 않을리 없다. 그러니 이 책의 소제목이 '제주에서 찾은 행복'이 되었으리라.
사실 나는 그림이 궁금해서 본 책이었다.
그래서 다행히도 한페이지 가득 채워진 그림들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이 화려하고 다감한 색채의 향연 같은 그림들이 한지에 채색한 한국화라니 실물이 더없이 궁금해졌다.
흰색 종이에 먹색 선들로 여백의 미 만 있는 줄 알았던 동양화가 이렇게 파스텔톤으로 핑크핑크하게 가득 채색될 수 있다니 놀라우면서도 하얀색 바탕에 먹으로만 그린 저자의 그림은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여하튼, 여러모로 부럽고 또 부러운 제주살이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