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수업 - 나를 알아가는 공부
향선 지음 / 피그말리온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사주 명리학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학문입니다.

새로운 해가 되면 한 해에 대한 희망을 무료운세 풀이로 점쳐 보고는 한다. 올 한해는 내게 어떤 일이 생기려나 큰 어려움은 없을까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는 등의 조언을 해마다 비슷비슷한 문장들로 위안 삼아보고는 한다. 그러다 더 궁금해졌을 때 맞거나말거나 구체적 조언을 듣고 싶은 마음에 철학관이나 점집을 찾아가게 되기도 한다. 나도 그렇게 사주풀이를 하러 가본 적이 있었는데 철학관의 설명을 듣다보니 사주풀이에 어떤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명리학에 관심이 생겼다. 그 뒤로 명리학 공부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엄두가 안나서 기초를 다룬 책 같아보이면 가끔 들춰보게 된다.

운이란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돈벼락이나 날벼락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노력해 오고 준비한 일이 드디어 '그때' 결실을 맺고, 그동안 소홀했던 일을 '그때' 책임을 지게 되는 것입니다. (중략) 남보다 잘사는 사람은 재수가 좋아 그런 것 같아도, 알고 보면 그럴 만한 사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 무턱대고 내 행운도 갖고 간 재수 없는 놈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그들이 사는 법을 냉정하게 들여다 보고, 배울 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봅니다. 이 책은 그러자고 썼습니다. (중략) 여러분의 고민 선배로서, 여러분 만의 사는 법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주를 처음 공부하시는 분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으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저와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p. 4~5 -서문 中-)

저자의 이력을 보니 국문학을 전공하고 국어교사를 하다가 명리학을 공부한 후 명리 상담과 수업을 하고 있다고 쓰여 있었다. 그래서인지 책의 문장들은 쉽고 매끄럽게 읽혔다. 내 사주를 풀어본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풀어보는 일이다. 그래서 저자는 명리학을 나를 알아가는 학문이라고 하면서 사주명리학을 공부함으로써 자신을 온전히 위로하고 사랑할 수도 있게 될거라 말한다. 나도 잘 모르겠는 나를 내가 타고난 여덟 글자의 의미를 통해 새로이 알게되는 것은 은근 잘 들어맞는 것 같고 나름 재미있기도 하다.

사주는 우리가 태어난 연월일시를 오행적 기호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상품 정보가 입력된 물건 바코드 같은 거죠. 그러니 그 자체로는 길흉화복을 논할 수 없습니다. 국화꽃은 좋고 장미꽃은 나쁘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주에서 주목하는 것은 자연의 기운을 받은 내가 왜 이런 성격과 적성을 가지고 태어났는지, 왜 이런 진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하는 원인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내가 출생한 때에 해와 달과 지구가 어떻게 움직였고 이로 인해 바람과 물의 양이 얼마나 달라졌느냐와 같은 음양오행적 특성으로 판가름이 난다고 봅니다. 한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그런 기운을 한순간에 흡수하는 것이고, 그 기운에 따라 각자의 기질이 결정되니, 이것을 연구하다 보면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지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하는 것이지요. (p. 12)

명리학의 기초를 설명하는 저자의 설명을 읽다보니 사주풀이가 굉장히 범신론적인 개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자연은 늘 같아 보이고 반복되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항상 새롭고 변칙이 생겨나곤 한다. 자연의 순리는 법칙이 되기도 하지만 그 법칙이 항상 규칙적이진 않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는 그 자체로 납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인간의 삶을 자연의 흐름과 접목시켜 생각하는 학문이 명리학이라고 보면 사주풀이는 때론 과학적이고 때론 운명적이면서도 때론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무엇이 될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나와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분에게 유용한 방법론이 되었으면 합니다. (p. 18)' 라는 저자의 말처럼 방법론적 측면에서 사주의 이해는 꽤 흥미로운 것임은 분명하다.

저자는 '이 책부터 공부하셔서 명리학의 윤곽을 잡으신 후, 명리학의 개론서를 한두 권 더 읽을 실 것을 권합니다. 블로그나 각종 영상물을 통해서 도움을 받으실 수도 있는데, 체계적이지는 않지요. 선생님을 정해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p. 16)' 라고 말하는데 나는 공부까지 갈 것은 아니라서 이 책에서 바라는 점은 '명리학의 윤곽'이었다. 따라서 책의 앞부분에서 천간과 지지 그리고 육신에 대한 설명과 오행과 육신에 있는 음양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그 윤곽이 좀 보이는 듯도 했다.

하지만 명리학에 대한 기초가 너무 없어서인지 월별 특성 까지는 쉽고 재미있었는데 책의 중간을 넘어가면서 사주풀이의 해석이 계절과 시공간으로 확장되면서부터는 그 용어부터 낯설고 어려웠다. 그러나 내가 타고난 여덟글자가 단순히 그 글자적 의미를 넘어서 하루의 때와 월별의 흐름과 사계절의 특성까지 서로서로 연관되고 영향을 미친다는 것 정도는 느껴져서 명리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나를 알고 상대를 아는 방법론적으로 정말 큰 의미가 있겠구나 하는 것은 깨달을 수 있었다.

구어체로 설명해주는 이 책이 좀더 정리된 표나 자료를 명확히 보여주었다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도 있지만 그건 아마 너무 쉽게 배우려는 내 욕심일 것이다. 모든 배움에는 다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법이고 학교수업도 한번 듣고 따라가지 못하면 복습이나 예습이 필요한 법이다. 그러니 저자가 알려주는 '명리수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 공부가 좀더 필요할 것 같은데... 좀더 쉽고 자세한 기초책은 없나 찾아봐야 겠다. ^^;;;;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