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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AI 공존 패러다임 - 인공지능 시대 서바이벌 리포트
김송호 지음 / 물병자리 / 2019년 1월
평점 :
인공지능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인가? 라는 질문에 인공지능과 인간이 함께 사는 공존의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는 이 책은 요즘 읽기에 아주 시기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오너들이나, 정책권력자, 교육종사자 들이 꼭 읽고 실천해 주었으면 싶은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를 조망하고 그 패러다임 속에서 개인이 생존, 공존할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하자는 생각으로 집필한 것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을 내 일자리로 뺏는 경쟁자로 생각하지 말고, 인공지능을 동반자로 생각하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인공지능을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한 도구로 만들자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라고 한다.
그저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는 사람은 산업사회에 맞춰진 과거형 인재라고 한다. 나는 지극히 과거형 사람이다. 사고방식도 지극히 옛날 사람이었나 보다.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머리를 때렸던 부분은 초반에 나오는 내용으로,
'고령화와 저출산이 정말 문제만 일으키는 현상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서면 인력이 많이 필요한 산업은 점차 사라지는 게 당연하게 될 것이다. 이런 현실 하에서 젊은 인구가 늘어난다고 해도 그들이 일할 자리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높은 출산율은 오히려 부담이 될 것이다. ...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젊은이들이 해왔던 힘든 일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노인보다 많아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 젊은이들이 노인들을 부양해야 한다는 산업사회의 논리는, 세계 대공황이 닥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자 나이 든 세대가 은퇴하면서 젊은 세대들에게 일자리를 양보하고, 그 대신 젊은 세대는 은퇴한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는 빅딜을 통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 젊은이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젊은이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주장은 기성세대들의 편견 내지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 고령화에 의한 문제를 젊은이들에게 부담을 주어 해결하자는 발상을 버리고 인공지능 시대의 강점을 살려 극복해 나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령화 저출산이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나는 나도 모르게 성장지향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공지능이 발달되면 고령의 사람들은 육체적 어려움을 덜 수 있고, 고출산으로 사람만 많아지면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해봤던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인구수가 적절하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 발상의 전환, 패러다임의 전환 은 이 책의 핵심이다. 성장이 아닌 공존!
또 내가 잘 몰랐던 부분은 일자리도 양극화되어 중산층의 기반이 되는 중간직 일자리가 인공지능에 의해 가장 많이 대체될 것이라는 점이다. 비용의 측면에서 인공지능으로의 대체효용성이 낮은 하위직 일자리와 리더들의 자리인 고위직 일자리는 그대로인데 중간직 일자리만 주로 줄어들면서 직장인들도 양극화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는 점은 직장인이 대다수인 우리 현실에 가장 큰 충격이 아닐까? 저자는 부의 양극화를 방치하면 부자들도 가난한 사람도 모두 불행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가 공평하게 분배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의해 창출되는 부가 단순히 자본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사회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그게 될런지...
인공지능은 공감 능력이나 직관력이 없고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이나 의사소통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한다. 산업사회에서 중요했던 어떻게 Know-How 즉 효율을 높이는 일은 인공지능에 맡기고, 소바자에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결국 그로 인해 기업에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 Know-What 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치창출과 이익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인 '콘텐츠 창출 능력' 그것만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시대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가장 큰 전제조건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동급이 아니고 경쟁자가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과거형 인간이 이러한 인공지능 패러다임에 익숙해 지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나는 아직 어떤 가치를 창출해본 경험이 없는 소극적 인간이기 때문이다. 뭔가 어떻게 하는 지를 파악하고 열심히 하면 되는 시대에 살다가,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는 것은 참 부담스런 일이다.
대장장이를 예로 한 직업 변천의 설명이 재미있었다.
'농경사회의 대장장이는 자영업자에 가까웠지만, 산업사회의 대장장이는 출퇴근하여 공장에서 기계만 상대하는 월급쟁이일 확률이 높다. 반면에 인공지능 시대의 대장장이는 플랫폼에서 주문받은 맞춤형 상품을 3D프린터로 제작하는 프리랜서일 확률이 높은 것이다. 겉은 모두 대장장이지만, 일자리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장장이의 숫자로만 따지면 일자리가 줄었네 늘었네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변화로만 보니 신선하고 괜찮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창의성, 유연성, 판단력, 상식을 필요료 하는 기술 분야의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한다. 앞으로는 능력있는 사람의 조건으로 지식보다는 얼마나 인간다운지가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늘어나는 일자리, 아니 최소한 사라지지 않는 일자리는 인간다움을 지키면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이고 그 모든 논의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오히려 산업시대의 일꾼 들은 기계처럼 일만 했다면 앞으로는 기계처럼 해야 할 일은 기계가 하고 인간은 좀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거 아닐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도 품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서 어느 정도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어느 정도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마가 없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다만 이렇게 인공지능이 중요시 되어 가는 과정에서 기업 자본이 인공지능으로 인한 이익을 독차지하지 못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여기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해지는데, 기업가의 편에 서서 미래를 보지 못한체 무식한 탁상공론만 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에 새삼 분노가 느껴진다. 제대로 된 법안하나 안만들고 당쟁만 일삼을 시간에 이런 책이라도 좀 읽으시지들...에혀...
산업사회 초기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데 반감을 품어서 일어났던 러다이트 운동이 실패했듯이, 지금 인공지능에 의해 내몰리고 있는 직업군에서의 반발은 당연할 수 있지만 실패로 끝나게 되어 있다. 개인의 문제로만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파악해서는 안된다. 사회적 패러다임을 봐야 한다.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단기적인 수익 지향이 기업의 주요 경영 전략을 좌우하여 생산적 투자를 자제하고 장기 투자가 필요한 기술혁신을 주저하는 지금 이대로 기업이 법인으로서 독립적인 권리만 누리고 책임을 지지 않는 모순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기성세대가 과거 '한강의 기적' 이라 불리는 성공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현실은 바뀔 수 없다. 위에서부터 알아서 해줄리가 없다. 직장인들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사회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한 후 정치가와 기업을 압박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노동 관련 제도와 복지는 임금노동을 전제로, 그것도 정규직 기반의 산업사회를 기준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에 점차 일반화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도 산재보험, 실업보험 등 사회보험에 통합하는 등 노동법과 사회보장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한다. 단순히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공공 성격의 규제를 폐지해 일부 기업의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규제로 바뀌어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 주주 자본주의의 패러다임은 '소유와 경쟁' 이었다고 한다. 인류가 생존을 걱정하는 수준이었던 산업사회 초기에는 소유와 경쟁의 논리로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인류 전체의 부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지만, 부가 생존의 차원이 아니라 과시의 수단으로 전락한 현시대에도 소유와 경쟁의 패러다임이 지속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한다. 넓게 생각해서 생산과 소비를 줄이면서도 인간생활이 오히려 풍족해진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라는 저자의 의견에 그건 그렇긴 하지 싶다.
'사람들은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밀려나지 않을까 많이 걱정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하는 선택도 인간이 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중요한 패러다임은 '공유와 상생' 이다. ... 인공지능에겐 힘든 노동을, 인간에겐 행복한 일과 삶을, 공유와 상생의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인공지능 시대를 기원한다' 고 저자는 책을 마무리 한다.
나또한 위와 같은 저자의 기원이 이루어지길 기원한다. 다 함께 잘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사회 아니겠는가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