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메모들을 그대로 묶은 책 [성공과 좌절]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쓴 글이다
준 회고록 성격의 글로서 목차를 포함, 대강의 구성까지만 완성하고 서거했다
(최종 수정 : 2009년 5월 20일 오후 5시 5분)

회고록은 한참 후에 쓰려고 했다.
아직 인생을 정리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이 남아 있었다. 봉하마을 가꾸기, 시민광장, 정책연구......
그래서 ‘우공이산‘을 표구하여 붙여놓고 이런저런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장애가 생겼다.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
마침내 피의자가 되었다. 이제는 일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지난 이야기를 쓰는 일뿐인 것 같다.
왜 써야 할까?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다. 일은 삶 그 자체이다.


나의 실패를 진보의 좌절, 민주주의의 좌절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사고는 역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갈 길을 가야한다. 몽땅 덮어씌우려는 태도도 옳은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극복해야 할 자세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할 일이 있고, 역사는 자기의 길이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인간적 좌절,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늘의 민주주의는 지금 작두위에 위태롭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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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법정 벽에 기대 울며, 어떤 슬픔은 무한대에 가까워서 아무리 많은 사람이 나눠도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도 공감과 연대로 극복할 수 있고, 결국 더 나은 지점에 이를 거라는 믿음도 접었다. 세상에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이 존재하고,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황폐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동학대에 있어서만큼은 더 나은 세상 자체를 꿈꾸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만을 바랐다.



˝나는 절벽 가장 자리에서 뛰어내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뭔가가 팔을 뼏쳐 나를, 허공에 걸린 나를 붙잡아주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믿는다. 사랑이야말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 가지 것이다.˝

폴 오스터의 글처럼, 아무리 생각해봐도 타인에 대한 사랑 외에는 이처럼 극단적인 절망과 고통에 맞설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애로 서로 깍지 낀 두 손만이 최후이자 최선의 안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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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보면서 ‘악은 왜 항상 선보다 강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리고 ‘에밀 시오랑‘의 [독설의 팡세]를 보며 깨달았죠. 시오랑이 단테의 3부작 (지옥. 연옥. 천국)을 언급하며 지옥에 대해 보고서 만큼이나 정확하다고 표현하거든요

악은 욕망이 아주 강해서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든 현실로 옮깁니다

반면 선은 추상적이고 모호하죠. 그래서 유약합니다. 결국 선 역시 아무리 미미해도 구체적으로 발현되어야 힘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 박주영 판사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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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6-29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에 가서는 악한 욕망이
선해지고자 하는 욕망을 이
긴다는 말일까요...

씁쓸해지네요.

나와같다면 2022-06-30 18:49   좋아요 1 | URL
그래서 박주영 판사는 피고인을 볼 때마다 그들의 보잘 것 없음과 악성에 놀라면서도 그들 내면에 숨겨진 추상적이고 모호한 선의 흔적을 발견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헤드윅이 개봉한지도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2002년의 한국과 2022년의 한국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각종 미디어에서는 성소수자와 관련된 콘텐츠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고, 자신의 소수자성을 당당히 드러내는 인플루언스도 적지 않습니다. 트랜스젠더와 젠더퀴어의 가시화라는 측면에서도 분명 진일보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 입법 예고되었던 차별금지법안은 15년간 국회에서 계류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트렌스젠더와 젠더퀴어 당사자들은 그 존재가 가시화된 만큼 더욱 혹독한 차별과 혐오를 겪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는 ‘동쪽과 서쪽, 속박과 자유, 남성과 여성, 정상과 밑바닥의 중간‘에 서 있는 헤드윅처럼 어떠한 경계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소리치고 바로잡으면 더 나은 곳으로 향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퇴보할 일만 남아 있는 그런 경계 말이지요 - 편집자의 말



헤드윅이 경험한 사랑은 플라톤의 [향연]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 말한 ‘사랑의 기원‘에 바탕을 두고 있다. 헤드윅은 여기에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The Origin of Love‘라는 곡을 완성시킨다. 아리스토파네스의 이야기와 헤드윅의 곡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온전한 모습을 서로 등을 붙이고 있는 두 사람의 형태였고, 이들이 둘로 나뉘면서 나머지 반쪽을 잦아 헤매는 것이 사랑의 기원이라는 대전제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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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7.8 국회 임시회 제13대 국회의원 첫 대정부 질문]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입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별로 성실한 답변을 요구 안 합니다.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도 비슷하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3. 2.25 제 16대 대통령 취임사]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모든 것을 국가와 민족 여러분 앞에 바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2004.12.7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 초청 연설]

역사는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웠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바로 내일의 역사가 될 것 입니다


[2006. 4.25 한일 관계 특별담화 발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그냥 우리 땅이 아니라 40년 통한의 역사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역사의 땅입니다

우리 국민에게 독도는 안전한 주권 회복의 상징입니다
미래의 한일 관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대한 일본의 의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입니다


[2007.6.16 제8회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합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야 합니자.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대화와 타협, 관용, 통합을 이루어 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민주주의의 완전한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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