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헨리 제임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시그리드 누네즈 소설 『어떻게 지내요』


타인의 고통이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꾸만 세상을 각자도생의 세계, 약육강식의 살얼음판으로 만들어 버린다.
반면 타인의 고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그 아픔 어딘가에서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든 더 따스하게 만들려고 애쓴다


“엄마가 쪼그려 앉길래 나도 옆에 따라 앉았어.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 뒷머리도, 어깨도, 등도 이어서 쓰다듬었어.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작별하지 않는다』


˝몇 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는 절대로 억울한 한을 품고 잠든 영혼과 작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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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1-22 15: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첫번째 유형을 어리석다 말하고 두번째 유형을 현명하다 말합니다. 그러나 잊지말아야 할 것은 세상은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한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우보천리, 우공이산의 의미는 그들을 품은 세상이 나아가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겠지요.

나와같다면 2024-11-22 17:21   좋아요 2 | URL
첫번째 유형의 사람들로 인해
이 세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비관적이지 않고 희망적이며 진보한다는 신념이 있습니다

인류가 힘써온 노력들이 헛수고가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11-29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 한강 작가님 멋지고 대단합니다.

전 첫번째 유형이 진짜 현명한 사람이고 두번째 유형이 어리석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나와같다면 2024-11-29 20:40   좋아요 1 | URL
작가가 마지막에 붙인 짧은 글은 이렇게 끝난다

˝몇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한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마음을 다해 감사드린다.

2021년 가을 초입에 한 강 드림˝

극진한 사랑은 인간을, 견디게 하고, 활활 불타게 하며, 기어이 돌아가게 한다

첫번째 유형의 사람들이 있기에 인류가 지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