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헨리 제임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고 했다.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시그리드 누네즈 소설 『어떻게 지내요』
타인의 고통이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꾸만 세상을 각자도생의 세계, 약육강식의 살얼음판으로 만들어 버린다.
반면 타인의 고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 그 아픔 어딘가에서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든 더 따스하게 만들려고 애쓴다
“엄마가 쪼그려 앉길래 나도 옆에 따라 앉았어.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 뒷머리도, 어깨도, 등도 이어서 쓰다듬었어.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작별하지 않는다』
˝몇 년 전 누군가 ‘다음에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대답했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의 내 마음도 같다.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는 절대로 억울한 한을 품고 잠든 영혼과 작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