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법정 벽에 기대 울며, 어떤 슬픔은 무한대에 가까워서 아무리 많은 사람이 나눠도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도 공감과 연대로 극복할 수 있고, 결국 더 나은 지점에 이를 거라는 믿음도 접었다. 세상에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이 존재하고,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붕괴시키고 황폐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동학대에 있어서만큼은 더 나은 세상 자체를 꿈꾸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만을 바랐다.



˝나는 절벽 가장 자리에서 뛰어내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뭔가가 팔을 뼏쳐 나를, 허공에 걸린 나를 붙잡아주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믿는다. 사랑이야말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 가지 것이다.˝

폴 오스터의 글처럼, 아무리 생각해봐도 타인에 대한 사랑 외에는 이처럼 극단적인 절망과 고통에 맞설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애로 서로 깍지 낀 두 손만이 최후이자 최선의 안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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