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trauma)’의 고대 그리스어 어원은 ‘뚫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구멍이 뚫릴 만큼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때 우리는 트라우마를 입었다고 말한다

특정 사건을 겪고 난 뒤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된다면 그것은 스트레스를 넘어 트라우마에 가깝다. 삶의 방향을 전환시킬 만큼 압도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이후 국가나 사회 차원에서 제대로 된 애도만 이루어졌다면 지금과 같은 사회적 트라우마로 확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의 생명 앞에서는 진정성 있는 애도가 먼저다

트라우마 고통은 혼자만의 아픔으로 분리되지 않고 함께하는 아픔으로 연결될 때 나아질 수 있다

그래서 ‘아직도 세월호야?’라고 묻는다면 ‘여전히 세월호야’라고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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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3-02-07 2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 오늘 엄마랑 나와같다면님과 비슷한 얘기 했어요. 도대체 왜 국힘당은 그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추모공간 못 하게 막냐고. 진짜 이해가 안 된다고요. 서울시가 나서서 추모공간 만들었으면 유족들이 저렇게 서럽게 울까요? 전 이지한 어머님이 땅에 누워 몸부림 치는 영상 보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아들이 그리울텐데. 왜 정부나 서울시는 그런 유가족에 대한 예의(추모 공간 하나조차 못 만들게 하는 거)조차 안 차리지 싶습니다. 백일이 지났음에도 정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나와같다면 2023-02-07 23:18   좋아요 3 | URL
주변 사람들과 사회의 편견, 무지, 가짜 정보가 일으키는 혐오와 차별이 범람할수록 트라우마는 치유는 커녕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듭니다.

할로윈 축제가서 죽었으니 그만해라! 시체 장사하느냐 등의 혐오 표현이 가득한 현실.

정부는 피해자가 존중받으면서 사실이 규명되고, 모두가 함께 애도를 해주고 회복될 수 있게 추모 공간 하나 준비할 수 있을텐데....

어쩌면 이 분열과 갈등을 정치적으로 즐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미 2023-02-07 23: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종주의로 늘 시끄러운 미국도 장애인이 약자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는데 우리나라 보수는 대체 왜이런지 모르겠습니다. 세월호때 만연했던 보수의 막말과 조롱...
갈수록 강도가 거세지는 느낌입니다.

나와같다면 2023-02-08 00:09   좋아요 3 | URL
보수는 이미 이 사회에 없죠.
따뜻하고 품격있는 보수가 그립습니다.

혐오와 차별이 넘쳐나는 사회..
이제는 그 임계점도 넘어서 버린듯

단발머리 2023-02-08 0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엔 오히려 세월호 때의 일을 되살려 10.29 참사 희생자 유가족끼리의 연대조차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막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멀리 떨어진 입장에서야 가끔씩 떠올리며 가슴 아파하지만 유가족들의 한과 슬픔은 어쩌면 좋을까요 ㅠㅠㅠㅠㅠㅠ

나와같다면 2023-02-09 22:41   좋아요 1 | URL
서로를 찾아 헤매었지만, 연결과 만남은 차단당했고, 제대로된 추모를 원했으나 추모와 애도의 권리마저 빼앗겼다

이게 왜 경찰과 유족간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야 할 일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