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역사
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 을유문화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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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역사서를 찾다가 읽게 된 책이다. 저자 마크 마조워는 발칸 역사 분야의 권위자라 하여 골랐지만 발칸 국가들에 대한 역사책 자체가 많지 않아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공통 역사를 서술하다가 국가 성립 이후에는 발칸 반도 각국사가 나오겠지,,,하고 예상했지만, 책은 오스만 제국의 발칸 통치사 위주다. 발칸 유럽 주민들은 태반 이상이(80%라고 말한다) 비이슬람교도였으며 개종을 강요당하지 않았다. 오스만 제국 지배 시기에는 수세기동안 인종적 갈등이 없었다. 농촌지역에서는 특히. 그것은 오스만 제국의 관용때문이 아니라 술탄의 신민들에게는 민족성이란 개념이 없었고, 기독교 역시 인종적 결속보다 신도들의 공동체를 더 중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453년 이전에 이미 비잔티움의 엘리트들은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실리를 얻고 있었다.

 

그러므로 저자는 최근의 인종 청소와 추방, 내전 등 극단적인 발칸 분쟁은 발칸의 특수성이 아니라 19세기에 비롯된 낭만적 민족주의, 영토 확장욕에서 기인한 제국주의 외세에 기인한다고 본다.  발칸을 '유럽의 터키'라고 부르던 서유럽인들의 발칸에 재한 편견과 무지가 개입되어 있을뿐, 서유럽이나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분쟁, 내전과 같은 현상이라고 서술한다. 저자는 발칸 문제에 종교적 분열, 농촌의 전근대성, 인종 갈등과 같은 고질적 현상도 있지만 대중 정치, 도시화와 산업화, 새로운 국가 구조 등장, 읽고 쓰기 및 대중매체 기술 보급이라는 동시대적 요소에 주목한다. 그리하여 발칸 외 지역이 발칸에 그들 민족을 규정하고 파괴할 무기를 쥐어주었다고 말한다.

 

리뷰는 대강 이렇게 기록해놓는다만, 여러번 읽었어도 잘 모르겠다. 몇 년도에 무슨 일이 생기고 어떤 일이 터지고,,, 이런 연대기적 상황은 알겠는데 그 사건 전후의 얽히고 설킨 배경과 의미 부여,,, 이런 부분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겠다. 솔직히, 이 저자분, 좀 추상적으로 서술하시는 것 같다. 아래 인용부분을 읽으면 다들 행간에 있는 무수한 사건들이 파바박 떠오르시는가? 난 안 그렇다.  

 

1923년까지는 동방문제가 일단락되었다. 10여 년에 걸친 전쟁으로, 수세기 동안 발칸과 동부유럽 대부분을 지배한 제국들은 마침내 와해되었다. 하지만 제국들이 붕괴해도 서방 진보주의자들이 예상한 평화는 찾아오지 않았다. 계승 국가들이 민족성 원칙을 내세우며 이웃 국가들의 영토를 서로 차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실지회복주의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발칸의 국경들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민족성의 원칙에도 모호한 면이 있었다. 신생국에는 어느 나라나 다 있기 마련인 소수민족의 존재가 국가 이름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이 나라들의 주장에 손상을 입혔다. 유럽의 열강들 또한 1918년 이후, 전쟁의 원인이 된 차이를 불식시키는 데 실패힜다. 차이의 불식은 고사하고 열강들의 경쟁은 이제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뿌리 내리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이데올로기로 더욱 첨예해졌다. 그 결과 19세기와 마찬가지로 20세기도, 발칸 분쟁과 열강들의 각축으로 인한 유혈충돌로 상처뿐인 세기가 되었다. 종교의 세기는 끝나고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오고 있었으며 민족주의는 이 둘 다에 걸쳐 있었다.

- 본문 185~ 186쪽에서 인용  

 

그러니, 책장에 비치해두고 다른 책 읽으면서 계속 펼쳐봐야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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