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무법자 - 남자, 여자 그리고 우리에 관하여
케이트 본스타인 지음, 조은혜 옮김 / 바다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젠더 이론 쪽 필독서로 자주 서명을 들어봤는데 드디어 올해 번역서가 나왔다. 퀴어/트랜스 젠더 이론은 처음이라 다 읽었지만 제대로 이해했는지 자신이 없다. 걍  드라이하게 기록만 남긴다.


우선, 전체적인 저자와 책 소개부터 : 케이트 본스타인은 알버트 본스타인이었다.  일반(straight)에 백인에 비장애인 중산층 남자였다. 유대인이었지만 미국 사회에서 일등 시민권자에 속했다. 그러나 케이트는 남성이었을 때도 자신이 남성이라고 느낀 적이 없고,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여성이라고 느껴 본 적이 없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기재지정수술(성전환 수술이 아님)을 한 이후, 여성 파트너와 사랑을 나누고 있다. 즉, 케이트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레즈비언"이다. 미국 트랜스젠더 운동, 퀴어 운동, LGBT 운동의 살아 있는 전설인 케이트의 저작은 '젠더 문제의 교과서'로 불린다. 저작들 중 특히 이 책은 이런 삶의 이력과 연극배우이자 희곡작가이기도한 저자의 재능을 오롯이 보여주는 책이다. (,,,라는데 이 저자의 책을 비롯, 퀴어/트래스 젠더 이론을 처음 읽은 현재 내 입장에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보기에도 ) 자전적 부분과 미국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 희곡, 광범위한 문학과 이론서 인용, 독백,,, 부분이 콜라주 형식으로 모여 있어서 이론서 외 측면에서 봐도 매우 흥미롭다.

 

책 내용으로 들어간다면 : '양성평등'이란 말은 폭력적이다. 성은 남성/양성,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쉽게 나뉘기 않기 때문이다. 남성도 여성도 아닌 성이 존재한다. 저자는 이분법적 성 분류 사고 체제를 가진 사람을 '젠더 수호자'라고 부른다. 이어 젠더 수호자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행하고 있는 폭력을 말하고, 그 외의 성에 속한 자신 포함한 사람들을 '젠더 무법자'라고 칭한다. 이분법적 젠더 시스템을 수호하는 것은 기존의 불평등하고 약자를 억압하는 사회 체제를 유지하는 것임을 고발한다.  (페미니즘 운동이 성소수자 운동과 같이 가야하는 이유를 말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

 

젠더 수호자는 젠더 외부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 126쪽

우리가 남자 아니면 여자라고 부르는 이것 아니면 저것의 젠더 계급 체제,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하나는 내려와야 하는 그 구조는 권력의 불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분법적 젠더 체제가 집요하게 유지, 존속되는 이유는 그 체제가 주로 권력 게임을 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세상 사람의 약 절반이 다른 절반을 지배하는 각축장이다.
이분법적 젠더 체제가 없으면, 남성과 여성 사이의 권력 역학은 붕괴된다. 위계질서의 틀로 사용할 성별이 없어지면 젠더 체제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구성원은 아마 어쩔 줄 몰라 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타인들에게 휘두르는 권력이 좋은 것이라고 믿으며(내 생각엔 어리석은 짓이다!) 그걸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 때문에 그 좋은 권력을 잃을까 봐 공포에 질려 있다. 난 여기서 “남성 특권”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176쪽

 

젠더 무법자로서 저자는 권력과 계급 문제에 관심을 가진다. 여성 혐오나 동성애자, 성소수자 혐오와 억암이 근본적으로는 권력 문제임을 간파한다. BDSM[결박과 훈육(Bondage and Discipline), 사디즘과 마조히즘(Sadism and Masochism)] 플레이어인 저자는 S/M 커뮤니티에서 누가  S/M 게임의 권력을 쥐고 있는지를 두고 논의가 벌어지는 예를 들어, 젠더 철페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 그러나 이 부분은 현재 이해되지 않는다. 내 정서적 한계임을 인정한다.  )

 

젠더 수호자는 적극적으로 혹은 일부러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을 통해서 현존하는 젠더 체제를 그대로 수호하며, 그를 통해 남성 특권과 남성 특권이 반영된 사회구조를 현 상태 그대로 유지시키는 사람이다. 젠더 수호자 혹은 젠더 테러리스트는 성별이 자기 세계관의 토대를 이루는 사람이다.

-125쪽

 

여성사에 관심이 많은 내 입장에서는 위 인용 부분이 제일 인상깊었다. 이 글을 쓰는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은 여성혐오와 여성 대상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 무식해서인지 인권 감수성이 없어서인지 기득권을 포기하기 싫어서인지 머리가 나빠서인지, 이 현실을 부정하거나 방관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들을 앞으로 젠더 수호자, 아니 젠더 테러리스트라고 불러야할까보다. ㅋㅋ

 

책 맨 뒤에는 저자의 희곡인 <숨겨진 아, 젠더>가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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