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양의 탄생 1881 함께 읽는 교양 3
임승휘 지음 / 함께읽는책 / 200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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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역사서의 서술방법을 배우려고 읽었다. 이 책은아테네 시절부터 냉전, 매카시즘까지 서양사의 단면을 보이고 논평한 책이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서구 위주 세상으로 형성되었는지, 그 과정의 어두움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리뷰 쓰기가 꽤 난감하다. 행간에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적절한 의미 부여를 하고 있지만 딱 와닿는 것이 없다. 훌륭한 서술인데 무난하다. 역사서 초보자에게는 설명이 불친절하게 느껴지고, 좀 읽은 독자에게는 다 아는 이야기이다. 결정적 한방이 없다. 저자의 능력 탓은 절대 아니다. 이런 역사 에세이 기술하면서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은근한 편견이나 아집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시다. 여튼 대중역사에세이라기엔 어정쩡하다. 연재 칼럼을 손보지 않고 그대로 묶은 것일까? 중간 중간 많은 이야기가 종횡으로 엮이는데, 하다 만듯한 아쉬움. 저자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가운데로 쏠린 편집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둥글둥글한 뒤러 스타일같기도 하고 15,16세기 독일 목판화 짝퉁 같기도 한 일러스트가 참 난감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제목이 망쳤다. 토머스 모어의 "양이 사람을 먹어치운다!"는 인클로저 고발인데, 이거 무슨 복제양 과학에세이나 삼류 호러물로 착각하기 딱 좋지 않은가. <서양의 역사에는 초야권이 없다/김응종>과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이성형>에 이어 좋은 역사 에세이 책을 제목이 망친 3대 케이스다. (기준은 내 시각) 

 

프랑스 근대사 전공인 저자다. 이 분의 <절대 왕정의 탄생>을 의미있게 읽었다. 1965년생, 이 분야에서는 젊은 저자 연령이다. 앞으로 나올 책들을 더 기대해본다. 다음에 능력을 더 보여주시길. 이 책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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