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스토리
크리스토퍼 히버트 지음, 한은경 옮김 / 생각의나무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피렌체 르네상스의 후원자로 유명한 메디치 가의 15세기 ~ 18세기까지 약 300년간의 역사를 간략히 다룬 책이다. 건조하게 연대순으로 서술했다. 인물평가의 경우도 기존 역사서나 보편적인 논평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어떤 책에서는 '메디치'라는 성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의 조상은 약제상이고, 금색바탕에 빨간 공 6개가 있는 문장은 환약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이 문장이 샤를마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메디치의 시조 아베라르도가 거인과 대결 중 방패에 패인 자국이 남은 것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바로 국부 코시모의 시대로 넘어가 피렌체 공화국 체제를 간략히 설명한다. 곧이어 일 마니피코(위대한 자)라 불린 로렌조의 업적을 자세히 소개한다. 그 시대의 피렌체의 찬란한 르네상스 문화와 파치가의 음모도 등장한다. 곧이어 사보나놀라 시대의 신정정치, 메디치가 배출한 두 교황 레오10세와 클레멘스 7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시오노 나나미 저자가 <은빛 피렌체>에서 다룬 알레싼드로 암살사건과 초대 토스카나 대공 코시모1세의 업적의 명암을 거쳐 대공의 후계자들의 이야기가 계속되지만, 마지막 대공 지안 가스토네의 대에서 메디치 가의 이야기는 끝난다. 그러나 마지막 메디치 가의 사람이었던 안나 마리아의 유언으로 메디치 가의 수집품들은 피렌체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어 오늘날 피렌체는 완성된다. 결국 어떻게 보면 피렌체라는 도시 자체가 메디치가의 걸작품이자 컬렉션인 셈.

 

처음 읽었을 때와 달리 배경 지식이 좀 생겨서인지 읽기 쉬웠다. 그리고 처음에는 메디치 가의 가계도 따라 가기에도 바빴지만 이번에 보니 당시 이탈리아의 각 도시 국가의 정치 상황과 동맹관계 등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새삼, <쿠오레>를 다시 꺼내 뒤적거려 보았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시오노 나나미의 <르네상스의 여인들><은빛 피렌체><나의 친구 마키아벨리><신의 대리인><사랑의 풍경>을 읽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아마 나처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

 

1 메디치 가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는 이 책 말고도 G F 영의 <메디치>가 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비교해가며 읽어 보시길.

 

2 2001년 판은 <메디치 가 이야기>였는데 2010년 판의 제목은 <메디치 스토리>로 변했다. 제목만 바뀌었는지, 번역 오류와 비문도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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