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혁명
G. 르페브르 지음, 민석홍 옮김 / 을유문화사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프랑스 혁명을 다룬 고전적 저서라지만, 원제인 <89년 ( Quatre-vingt-neuf )>에 충실하게도 이 책은 1789년 프랑스 혁명 발발 전후의 만 1년 정도만을 다룬다. 즉 부르봉 왕가의 루이 16세 치하 앙시엥 레짐의 모순,  재정위기로 인한 정부의 개혁 정책과 좌절, 방해 공작, 삼부회 소집과 국민의회, 각 집단들의 갈등, 농민과 부르주아, 귀족의 이해 관계 차이, 바스티유 습격과 폭동, 인권선언과 '빵장수' 루이 16세의 파리 소환까지, 딱 프랑스혁명의 발생 원인과 발발 당시 역사만 담고 있다. 그러기에 이후 루이 16세 부부의 처형과 여러 혁명기의 풍운아들의 이야기, 나폴레옹 등장 등의 전체 혁명사를 다루지는 않는다. (이후의 역사를 보려는 분들께는 <혁명과 반동의 프랑스사>를 권한다)

 

그러나 1789년 당시 프랑스의 사회, 정치, 경제, 각 계급의 상황을 세세히 여러 자료를 통해 보려는 의도를 가진 독자에게는 좋은 책이다. 1939년 프랑스 혁명 150 주년을 맞이하여 기념사업위원회의 위촉을 받고 쓴 책답게 교과서적이다. 각 소제목으로 핵심을 전달하고 있어 읽기도 쉽다. 단, 오래전에 나온 책이라 좀 올드패션드한 느낌은 있다. 하지만 절판이니 어쩔 수 없다. 이 책으로 읽어야만 한다.

 

저자는 프랑스 혁명의 발발을 귀족 혁명, 부르주아 혁명, 민중 혁명, 그리고 농민 혁명의 순차적인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 르페브르는 프랑스 혁명사에 '농민 혁명'의 개념을 포함시킨 것이 그의 프랑스 사상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는 학자이다. 이 책 역시 부르주아의 역할 위주로 서술하는 다른 프랑스 혁명사와 달리 농민의 역할을 많이 서술하고 있다. 특히 경제 위기 문제를 '귀족 계급의 음모'로 이해하는 프랑스 혁명기 농민의 집단 심성을 밝혀준 부분이 인상깊다.

 

저자는 결론에서 인권선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인권 선언은 하나의 의지의 방향'이라고 단호히 선언하고 '노예로 사는 것보다 자유롭게 사는 것이 더욱 힘들며, 때로 사람들이 자유를 포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 책을 맺고 있다. 이로보아 결국 이 책의 의도는 프랑스 혁명의 성격, 그 정신과 의의를 밝히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시기가 나치 독일의 침략을 목전에 둔 시점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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