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오늘도 잘 참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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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마음』, 『한눈팔기』, 『명암』을 끝으로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이 완간됐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린 전집이기에 세트가 출시되면 '페이퍼' 좀 작성해볼까 했죠. 2014년에 '2차분'이 나왔을 때 사고는 싶지만, 나중에 세트로 구매하기 위해서 참는다고 했었죠.
그런데 온라인 서점 등에서 진행하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관련 이벤트나 현암사 블로그를 보면 세트로는 출간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예전 페이퍼에도 썼듯이 전집을 몇번에 나눠서 출간하다가 마지막에 박스 세트로 출간하면 한 권씩 구매한 독자들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출판사 입장에서는 박스 세트보다야 한 권씩 낱개로 판매하는 것이 재고관리가 수월하겠죠(아마도). 그래도 혹시 박스 세트로 나올까 봐 구매를 미루고, 미루고, 미뤄왔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네요. 그냥 기다리기 뭐해서 『풀베개』와 『우미인초』를 사보기도 하고 가격을 (비교적 잘?)예상해보기도 했는데, 정작 중요한 '세트 출간'은 예상 못 했네요. 후.
현암사 블로그'에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표지'로 만든 핸드폰 배경화면을 올렸더군요. 전부는 아니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우미인초』, 『갱부』, 『산시로』, 『춘분 지나고까지』, 『행인』, 『마음』, 『한눈팔기』, 『명암』, 이렇게 10권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아래는 그중 일부고요. 이런 걸 보니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은 다른 이벤트나 세트 출간 없이 이렇게 마무리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이야 2013년에 출간될 때부터 표지, 만듦새, 편집 등등 워낙 칭찬이 자자했으니 더 보태지는 않겠습니다. 또 해봐야 광고 같고.
다만 저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 작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마음』 같은 몇 권은 꽤 읽히는 편인 것 같은데, 전집이 출간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전집이 출간될 때 정말 반가웠고, 무척 기다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완간이 되니 참 좋네요. 흐흐.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편이나 산문집이 빠진 게 조금 아쉽습니다. 단편이나 산문집이 나쓰메 소세키를 이해하는 데 참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가끔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오해(?)를 보곤 합니다. 예컨대,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한 나쓰메 소세키의 태도가 그렇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보면 종종 전쟁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가 나옵니다. 전쟁 때문에 나라가 힘들다는 식으로.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쓰메 소세키가 일본의 제국주의에 반대한 지식인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를 봅니다. 저는 이것이 오해라고 생각하고요.
나쓰메 소세키가 이야기한 것은 전쟁 때문에 나라가 경제적인 면이나 사회적인 면에서 힘들다는 것이지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일본의 제국주의적인 면을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당시 만주와 조선을 여행한 후에는 '조선이 일본에 의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는 매우 흡족' 해했으니까요. 다만 나쓰메 소세키가 특별히 어떻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나쓰메 소세키의 이 같은 태도나 작품 속에서 여성을 그토록 개성 없고 수동적인 대상으로만 묘사하는 이유 등은 산문 같은 글들을 소설과 함께 읽는다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쩝.
단편이나 산문집이 빠져서 조금 아쉽지만(세트 출간도), 그 외에는 정말 모든 면에서 멋스러운 전집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오랫동안 기다린 전집인 만큼 마지막까지 무사히 완간된 게 참 기쁘네요. 1차분이 출시되었을 때보다는 비교적 관심을 덜 받는 것 같은데 부디 많은 관심을 받기를 바랍니다.
* *현암사’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세트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면 빨리 진행하거나, 미리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럴 계획이 없다면, 없다고 말해주길 바라고요(설마…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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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사'에 문의해보니, 10월~11월쯤에 박스 세트로 출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전집을 구매할 계획이신 분들은 조금 기다리시는 게 좋을 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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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주년)에 맞춰 '전집 세트'가 출간 됐습니다. 다만, 박스 세트를 기대하거나 기다리신 분들은 조금 아쉽겠네요. 박스 세트라기보다는 ‘그냥 박스’에 한 번 더 담아주는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다른 책들로 만족해야겠습니다. 이번 전집에 수필이나 단편이 빠진 게 아쉬웠는데, 중편 소설과 수필을 엮은 『긴 봄날의 소품』 과 아내 교코가 이야기하는 소세키의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추억』이 이번에 출간됐습니다.
『긴 봄날의 소품』에 담긴 내용 중 ‘열흘 밤의 꿈’이나 ‘유리문 안에서’ 등은 다른 번역본으로 나오기도 했었지만, 『나쓰메 소세키, 추억』은 처음 소개되는 만큼 무척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