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작가 한 명만 꼽으라면, 솔직히 대답하지 못하겠습니다. 어떻게 한 명을 꼽을 수가. 그런데 가장 좋아하는 작가 다섯, 아니 세 명만 꼽으라면, 그중에 한 명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전부터 어느 출판사라도 좋으니 나쓰메 소세키 전집 좀 출간해줬으면 하고 바랐습니다(무척 많이요). 그러던 중, 현암사에서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당연히 목이 빠지게 기다렸지요. 언제 출간되는지 출판사에 메일도 보냈었으니까요(답장은 없었습니다만..).

 

  사실 이번에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으로 출간되는 도서들의 대부분은 이미 갖고 있지만, 그건 전집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죠. 전집은 특별하니까요. 후훗. 그리고 드디어 작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9월까지 총 8권이 출간되었지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련님, 풀베개, 태풍, 우미인초, 갱부, 산시로, 그 후까지.

 



 



 



 


 

 

  이제 남은 책은 여섯 권. , 피안을 지날 때까지, 행인, 마음, 한눈팔기, 명암. 3차분에 네 권을 내놓고 4차분에 두 권을 내놓기보단, 각각 세 권씩 출간되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렇게까지 나쓰메 소세키의 전집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구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한 권, 풀베개를 구매했군요. 디자인이나 만듦새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한 권 샀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기다렸으면서 아직 나쓰메 소세키의 전집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전집은 일찍 구매할수록 손해를 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할인이나 적립금이 아니라 다른 혜택들 말이에요. 예를 들어 세트로 구매할 경우에는 박스에 담겨 판매되죠. 특히 요즘엔 전집 박스가 점점 더 화려해지니 그런 생각이 더욱 커집니다. 작년에 출간된 밀란 쿤데라 전집이나 필립 K. 딕 시리즈 박스만 봐도 그렇죠. 저 역시 한 권씩 구매하던 터에 갑자기 세트로 출간되는 것을 보니 억누를 수 없는 뭔가(?)가 솟구치더군요.




 


 

 

 

 

  사실 전집을 가장 기다리는 독자는 출간될 때마다 한 권씩 구매하는 독자일 텐데요. 작년에도 세트가 출간되었을 때 많은 불만이 쏟아져 필립 K. 딕 시리즈의 경우 6권 이상 구매한 독자에게는 박스를 따로 보내준 걸로 기억합니다. 모든 출판사가 그렇게 해준다면야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적으니 앞으로는 잘 생각해보고 구매해야겠지요. 올해에도 세트가 출간되면서 똑같은 일(불만이 쏟아지는)이 반복되는 것 같고요.

 

  이해는 합니다. 출판사 입장에서야 전집 시리즈가 전부 출간된 후에는 책에 대한 수요가 줄기 때문에(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집을 가장 기다리는 독자는 출간될 때마다 구매하므로), 새로운 수요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혜택(예컨대 특별 적립금이나 박스세트 등)이 필요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집을 기다리는 독자들을 조금만 더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에 담긴 내용이라지만, 내용만 중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전집을 한 번에 세트로 구매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기만 한 것은 아니죠. 약간의 단점이 있지요. 한 번에 (대체로)열 권 이상을 구매를 하므로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면 한 번, 저처럼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의 세트를 기다리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 재미삼아 살짝 계산해볼까요?(정신 나갔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시길

  번역되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지만, 우선 일본어판을 기준으로 페이지 수를 비교해 보면 이렇습니다.

 

 명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행인> 우미인초> 피안을 지날 때까지> 그 후> 산시로> 마음> 한눈팔기> > 갱부> 태풍> 풀베개> 도련님

 

  명암이 가장 페이지 수가 많고, 이어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행인, 우미인초』…… 순입니다. 이어서 페이지 수로 가격까지 예상해볼까요? 


1.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15,000

2.  도련님                      - 12,000

3.  풀베개                      - 12,000

4.  태풍                         - 12,000

5.  우미인초                   - 15,000

6.  갱부                         - 13,000

7.  산시로                      - 13,000

8.  그 후                        - 13,000

9.                              - 13,000(예상) --------------13,000원(2015.08.28.)

10. 피안을 지날 때까지      - 14,000~15,000(예상) -----14,000원(2015.08.28.)

11. 행인                         - 15,000(예상) --------------15,000원(2015.08.28.)

12. 마음                         - 13,000(예상) --------------13,000원(2016.06.25.)

13. 한눈팔기                   - 13,000(예상) --------------13,000원(2016.06.25.)

14. 명암                         - 15,000~16,000(예상) -----17,000원(2016.06.25.)

 

세트(합계)                         - 188,000~190,000(예상) --190,000원(2016.06.25.)

(온라인 서점 10% 할인 후 169,200~171,000)              --171,000원

 

  음. 이렇게 계산하고 보니 조금이나마 마음의 준비가 되네요. 알고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나오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책의 값이나 계산하고 있는 게 얼마나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이는지. 게다가 내용이나 디자인도 아니고 가격(?!)을 계산하다니, 이런 속물을 봤나. 게다가 출판사에서 세트로 출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려고……. 쯧쯧.

 

  그저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사고 싶은 마음을 참는 것도, 이걸 앞으로 2년 가까이 참아야 한다는 것도 힘들어서 이런 글을 써봅니다(어디서는 2015년 완간이라 하고, 또 어디서는 2016년 완간이라 하더군요). 그리고 다음에는 행인이 포함될 것을 생각하면 3차분은 어떻게 참나 싶습니다. 만약에 마음까지 3차분에 출간된다면 아마 더는 참지 못할 수도…….

  요즘에는 좋은 반응으로 완간되길 바라는 마음에 종종 온라인 서점의 판매지수도 확인합니다(우미인초는 1,280 갱부는 1,180 이런 식으로). 판매량을 알 수는 없으니까요. , 정말 정신 나간  것 같죠. 흐흐흐.

 

  아무튼,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하며 오늘도 사고 싶은 마음을정말 잘 참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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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나쓰메 소세키
    from 만듀우님의 서재 2015-09-02 10:11 
    모처럼 서평을 작성하려 마음을 먹었다가, 문자 하나에 마음을 바꿉니다.‘[알라딘 신간알리미] 문 (나쓰메 소세키)’ 며칠 전에 ‘나쓰메 소세키 전집 3차분’ 관련 소식을 출판사 블로그에서 봤던 터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살펴보니, 지난 페이퍼에서 예상했던 대로 『문(門)』, 『춘분 지나고까지(彼岸過迄)』, 『행인(行人)』. 이렇게 세 권이 출간되었고, 가격도 예상대로네요. 이제 남은 작품은 『마음』, 『한눈팔기』, 『명암』. 처음 계획보다 조금 늦어지
  2.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완간
    from 만듀우님의 서재 2016-07-23 08:35 
    * 지난달 말 『마음』, 『한눈팔기』, 『명암』을 끝으로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이 완간됐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린 전집이기에 세트가 출시되면 '페이퍼' 좀 작성해볼까 했죠. 2014년에 '2차분'이 나왔을 때 사고는 싶지만, 나중에 세트로 구매하기 위해서 참는다고 했었죠. 그런데 온라인 서점 등에서 진행하는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관련 이벤트나 현암사 블로그를 보면 세트로는 출간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예전 페이퍼에도 썼듯이 전집을 몇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