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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이 나온 지 꽤 지났습니다. 이제는 알라딘 홈페이지의 구성도 북플을 활용한 구성으로 바뀌었죠. 저는 북플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전부터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뭐 조금씩 알아서 바뀌겠지’ 하는 생각과 ‘나만 그런가’ 싶은 마음에 그냥 사용했는데, 이제야 살짝 알라딘에 건의(?)·문의(?)합니다.
#1
책을 고를 때 별점보다는 특정 알라디너의 평을 더욱 믿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독자가 이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럴 경우 북플은 무척 불편합니다. 이건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게 쉬울 것 같네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궁금하다고 하겠습니다(정말 많은 독자가 읽고 평한 도서가 설명하기 쉬워, 『상실의 시대』를 골랐습니다). ‘북플’에서 『상실의 시대』를 찾아보니 별이 네 개입니다. 별점보다는 특정 알라디너의 평을 훨씬 믿는다고 했으니, 알라디너의 평을 찾습니다.
‘읽었어요’의 숫자가 현재 2,189명입니다. 알라디너 A님과 B님의 평만 궁금할 때 어떻게 찾을까요?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계속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면서 찾는 수밖에. 무려 2,189명을. 친구로 등록하면 따로 볼 수 있지만, 친구로 등록하지 않았거나 등록했다 하더라도 친구 수가 수십 명, 수백 명이면 이것도 소용이 없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알라디너 A님과 B님의 프로필(?)로 가서 읽은 책 목록에서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읽은 책이 수백 권, 아니 천권 단위로 넘어간다면? 역시 방법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그냥 찾는 수밖에.
이럴 경우 독자들의 평과 별점 등이 데이터 수집 이상의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알라딘 홈페이지에서도 ‘100자평’이든 ‘마이리뷰’든 여러 방법으로 정렬할 수 있는데, 북플에서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니요. 그저 평가한 순서대로 나열하기만 한다면 그게 과연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입니다.
#2
다른 하나는 별점 관련입니다. 북플을 보면 ‘별점’과 ‘100자평’에 딱 맞춰진 구성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영화든 책이든 100자평 같은 가벼운 리뷰의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0자평과 별점의 경우 ‘질’보단 ‘양’이 중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 알라딘의 회원과 비회원 모두 북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대로 별점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대개 신간 도서, 특히 신간 베스트셀러의 경우 별점이 무척 높습니다. 그러다가 조금씩 어느 정도로 내려가는 경우가 보통이죠. 예컨대 현재 『마션』의 경우 별 넷 반(★★★★☆)에 9.4점, 김훈 작가의 『라면을 끓이며』는 별 다섯(★★★★★)에 9.5점입니다. 아직 출간되지도 않은 김영하 작가의 『읽다』는 별 다섯(★★★★★)에 10점입니다. 간혹 신간의 별점이 무척 낮은 경우가 있는데, 번역의 문제이거나, 논란이 될 내용을 담고 있거나, 또는 가격, 이벤트 같은 문제들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니까 별점은 못 믿겠다’ 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고를 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별점을 없앨 수는 없으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합니다. 예컨대 별점의 구성을 보여주는 방식이죠. 이미 하는 온라인 서점도 있고요. 아래는 ‘왓챠’에서 영화 <마션>의 별점과 ‘아마존’에서 원작 『마션』의 별점입니다(왓챠, 아마존, 알라딘 등에서 비교하기 쉽도록 『마션』을 골랐습니다).
‘왓챠’에서 영화 <마션>의 별점과 ‘아마존’에서 원작 『마션』의 별점
이렇게 바꾼다고 해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적어도 현재 알라딘의 방식보다는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별점이 눈에 띄는 북플에서는.
실제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예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출간되었을 때, 일본 독자들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일본 아마존에 접속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군요. 그때 우연히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별점을 보고, 바로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독자들의 평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죠. 아래 그림은 현재 일본 아마존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별점입니다. 제가 찾아보았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본 아마존’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별점
이럴 경우 독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 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경우 독자의 평이 크게 갈리고,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개 좋은 평을 받는다는 것이죠. 게다가 별 하나는커녕, 별 둘도 없습니다. 이러면 자연스레 궁금해지고 읽고 싶어집니다.
그러니 북플도 단순하게 별점을 보여주는 방식은 조금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아래는 제가 예를 들기 위해 현재 북플의 모습을 살짝 바꿔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