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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에너지전쟁 - 대니얼 예긴

 

 이 책 <2030 에너지전쟁>은 1992년에 출간된 <황금의 샘>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대니얼 예긴의 신작입니다. <황금의 샘>은 당시 석유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변화와 흐름을 설명한 책이었습니다(우리나라에도 총 3권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석유를 둘러싼 각국들의 경쟁과 대립,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하여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셰일가스까지 에너지와 관련하여 자세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9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에너지의 과거사에서부터 현재 에너지시장의 흐름까지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니 무척 기대됩니다.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인 에너지문제, 이 책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었으면 합니다.

 

 

세계는 평평하다 - 토머스 프리드먼

 

 2000년에 출간된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는 당시 세계화의 흐름을 명확하게 설명한 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어 출간된 <세계는 평평하다>는 토머스 프리드먼의 생각을 가장 명료하게 담은 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이 이번에 증보판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세계화와 그 불만>,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등의 저서를 통해서 세계화의 어두운 면을 집어냈고, 데이비드 스믹은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라는 책을 통해 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경제위기 이후로 세계화에 관한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요. 이 같은 반대되는 의견들에 대해서 토머스 프리드먼의 생각은 어떤지 이번의 ‘증보판’에 담겨 있길 바랍니다.

 

 

브랜드 론칭 불변의 법칙 - 알 리스, 로라 리스

 

 알 리스 회장의 마케팅 관련 도서들은 대체로 재미있습니다. <포지셔닝>이 그랬고, <마케팅 전쟁>과 <마케팅 불변의 법칙>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경영자 VS 마케터>도 그랬고요. 저에게 마케팅과 관련해서 가장 좋은 책을 꼽으라면 아마도 알 리스 회장의 책들은 아닙니다. 데이비드 아커 교수나 필립 코틀러 교수의 책들이겠지요. 하지만 가장 재미있고 즐겁게 읽었던 책을 꼽으라면 알 리스 회장의 책들을 꼽겠습니다. 이 책 <브랜드 론칭 불변의 법칙>은 새롭게 출간된 알 리스 회장의 저서입니다. 아마도 <브랜딩 불변의 법칙>에 이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리고 재미있겠지요.

 

 

 

당신은 전략가 입니까 - 신시아 A. 몽고메리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솔직히 이런 문구나 추천사 등은 크게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가 솔깃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와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질의응답을 통해서 전략을 배우고, 결국 지적 사고의 전환을 경험하게 한다.’는 책의 소개 역시 흥미롭네요. 저도 이 책 <당신은 전략가 입니까>를 통해서 비즈니스 전략을 배우고, 새로운 지적 사고의 전환을 경험하고 싶네요.

 

 

 

 

그들도 모르는 그들의 생각을 읽어라 - 로저 둘리

 

 어쩌다 보니 이번에도 마케팅과 관련된 책을 골랐네요. 이 책 <그들도 모르는 그들의 생각을 읽어라>는 뉴로마케팅에 관련된 책입니다. 뉴로마케팅(Neuro Marketing)은 ‘소비자의 무의식에서 나오는 감정ㆍ구매행위를 뇌과학을 통해 분석해 기업마케팅에 적용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즉 간단히 말해서 뇌과학을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것이죠. 좋게 표현하자면 뇌과학을 통해서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소비자의 무의식에 ‘손’을 대겠다는 것이죠. 이런 뉴로마케팅에 대해서 저는 다소 우려스럽고 불편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무시할 수도, 모른 척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니 읽어볼 수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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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6 13: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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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하버드 마지막 강의, 마지막 질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이호욱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무척 간단합니다. 딱 두 가지 이유 때문이죠. 하나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잘 알려진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책이기 때문이고, 다른 또 하나는 경영학 이론을 바탕으로 쓴 자기계발서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견뎌낸 ‘좋은’ 이론은 인과관계를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우리의 선택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좋은 이론은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예외의 경우란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해주는 보편적인 진술이 바로 좋은 이론이다. (p.28)

 

 경험과 정보가 좋은 선생 노릇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인생에선 어떤 일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없을 때가 더 많다. 어느 누구도 좋은 배우자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여러 번 결혼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혹은 막내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해서 부모 역할을 완벽히 수행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이론이 그토록 중요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론은 우리가 경험하기 전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설명한다. (p.31)

 

 이 책을 읽은 소감을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상당히 신선하고 꽤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조언은 사실 다른 자기계발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질적인 부를 따라가지 말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거나, 사회적인 성공이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가 오히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를 ‘경영학 이론’ 으로 설명해 나가는 방식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곳곳의 현실적인 조언은 무척 공감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생활 속에서의 행복을 이야기하는 1부의 내용을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아라. 아직 찾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경험하면서 그 일을 찾아라.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인 부에서 오지 않는다.’ 이는 자기계발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이를 크리스텐슨 교수는 동기이론(motivation theory), 의도적 전략(deliberate strategy)과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 등으로 설명해 나갑니다.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고요. 먼저, 동기이론을 통해서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동기이론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요인은 크게 위생 요인(hygiene factor)와 동기부여 요인(motivation factor)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상과 지위, 고용 안정성, 그리고 직무 조건과 같은 요인은 위생 요인(hygiene factor)입니다. 그리고 도전적인 일, 인정, 책임, 성취감, 개인 성장의 기회 등은 동기부여 요인(motivation factor)이고요. 이 두 가지 요인 중에서 우리에게 자발적인 동기를 끌어내고, 진정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은 동기부여 요인이라고 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적으로 도전, 인정, 개인 성장의 기회 같은 동기부여 요인을 쫓으라는 것은 아닙니다. 지위와 보상 같은 위생 요인이 무조건적으로 우리에게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나, 위생 요인이 충족되지 못하면 불행을 가져온다는 것이죠. 따라서 위생 요인 역시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만 어느 정도 충족된 후에는 동기부여 요인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보라는 것입니다.

 

 위의 내용은 의도적인 계획과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집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상황의 위생 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에 모두 만족한다면 의도적인 계획을 따라가고, 어느 하나라도 불만족스럽다면 우연히 찾아오는 기회를 통해 변화를 모색하라는 것이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살아가길 원합니다. 바라는 대학에 들어가고 오랫동안 원하던 일을 꿈꿉니다. 그리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하죠. 그러나 결코 인생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볼 것을 이야기합니다. ‘우연’을 통해서 말이죠.

 

 집중적인 계획 수립은 사실상 특정한 환경에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우리 인생과 사회생활은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의도적 전략과 갑자기 생기는 예상하지 못한 대체 전략들 사이에서 결정과 포기를 반복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각 전략들은 우리의 실제 전략이 되려고 각기 최고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우리 마음과 생각을 얻으려고 경쟁한다. 본래 두 전략 중 어느 하나가 나머지 하나보다 더 낫거나 나쁘지 않다. 전략 선택은 여행 중에 있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p.73)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고 원하는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나갈 때 가장 행복하고 가장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단 하나의 계단이라도 올라서지 못하면 불행하거나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죠. 하지만 크리스텐슨 교수는 ‘원하는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지 못해도 목표를 달성하거나 행복해질 수 있으며, 자신이 생각하던 것들이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 때문에 ‘우연’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라는 것이죠. 저 역시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변화를 가져오거나 어떤 계기가 되는 것은 ‘우연’일 때가 많습니다. 밀란 쿤데라 역시 자신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죠.

 

 사람이 무엇을 원해야 하는가를 안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우리는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인생을 산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p.17)

 

 물리 실험 시간에 중학생은 과학적 과정의 정확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오직 한 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에 따라 가정을 확인해 볼 길이 없고, 따라서 그의 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p.56)

 

 그렇다면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을 때 혹은 눈앞에 수많은 선택이 놓여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리고 찾아온 그 ‘우연’이 기회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먼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위생 요인과 동기부여 요인이 모두 만족스러운 상황이라면 굳이 우연을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우연에 기대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이때 스스로 물어볼 것을 권합니다. ‘어떤 전제(가정)가 사실로 판명되어야 하는가?’라고 말이에요. 즉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때, 그 선택들에 따르는 어떤(?) 결과를 기대합니다. 이때 자신이 원하거나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전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는 것이죠. 수많은 전제조건을 ‘가장 중요하지만 불확실한 것’에서부터 ‘가장 사소하지만 가장 확실한 것’까지 나열하고, 이를 하나하나 해결 또는 입증하다 보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어떠한 선택을 하기 전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가정들이 사실로 증명되어야 하는가?’라고 물어볼 것을 조언합니다.>

 

 이 외에도 크리스텐슨 교수는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좋은 돈·나쁜 돈 이론, 해야 할 일(job to be done) 이론, 능력(capabilities)이론 등을 적용해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올 곳에 대한 유혹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소홀하기 쉬운데, 이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거나 나를 행복하게 해줄 사람을 찾지 말고, 내가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을 찾을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배우자든, 친구든, 기업이든 말이죠.

 

 제가 다소 1부의 ‘사회생활에서의 행복과 성공’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이 책 전체가 사회적 성공과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장하는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하며, 사회생활은 우리가 맺는 수많은 관계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 인생의 이런 영역에 자원을 투자함으로써 받을 장기적 보상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일은 당신에게 성취감을 안겨줄 수 있지만,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키우는 친밀한 관계 속에서 얻는 지속적인 행복감에 비할 수는 없다. (p.114)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할까 합니다. 바로 ‘우선순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3장이 우선순위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는 합니다만, 사실 이 책 전체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앞에 보이는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는 것이죠. 단기적인 성과에 눈이 멀어 장기적인 성공을 놓치는 많은 기업들처럼 말이에요. 따라서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자신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지, 자신이 가장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하는 핵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라고 짓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즉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제목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의미가 되겠지요. 진부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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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1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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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작년 말에 치러진 대선에서의 화두는 단연 ‘경제민주화’였습니다. 두 정당 모두 경제민주화를 외쳤죠. 그리고 어제(2월 21일) 발표된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서도 중소기업을 창조경제의 주역으로 키우고, 원칙에 따라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즉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 시켜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죠. 또 대한상공회의소는 2015년까지 중견기업을 2배(약 3,0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다소 회의적입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를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위와 같은 목표들이 쉽게, 그리고 단기간 내에 실현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죠.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정부가 새로운 정책 등을 통해서 창업과 중소기업에게 ‘좋은’ 환경을 마련해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창업이나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을 따라 쉽게 변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한 경제연구원과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20~30대 700명에게 ‘가장 선호하는 직업’을 조사한 결과, 1위로 공무원(27.9%)이 꼽혔습니다. 공무원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공무원을 택한 이유가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냐는 것이죠. 제 눈에는 사회가 불안정하고 노후에 대한 걱정 등을 이유로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고슴도치가 궁지에 몰리면 살기 위해 몸을 움츠리고 가시를 세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현상과 분위기는 금세 바뀌기 어렵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최근 이스라엘에 관련된 도서들이 심심찮게 출간되는 듯싶습니다. 양극화 문제와 고용문제 등이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혁신과 창의성이 화두가 되면서 ‘벤처왕국’이라는 이스라엘에도 관심이 높아진 듯 보입니다.

 

 <경제기적의 비밀>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벤처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문화, 사회,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설명을 저 나름대로 요약하자면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사회·문화적인 요인입니다. 그리고 이는 역사적인 요인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역사적인 이유로 오랫동안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그 후 1948년에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건국되면서 세계 각지에 후손들이 모여들게 되었습니다. 이때 세계 곳곳에서 쌓인 경험과 ‘다양한’ 지식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타의에 의해 전 세계에 흩어져 살게 되었지만 유대교라는 민족 통합의 종교적 사상 아래에서 현지에 동화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그들이 다양성을 갖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전 세계 어느 곳에 가더라도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가는 곳마다 핍박을 받았다. 핍박은 그들이 어려운 외부 환경에도 버틸 수 있는 내성을 길러줬다. 그들은 살기 위해 그들만의 국경 없는 유대인 네트워크가 필요했다. -중략- 그리고 국가라는 보호막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의 역량만으로 살아가야 했기 때문에 일찍이 교육에 눈을 떴다. (p.92)

 

 간단히 말씀드리면 세계 곳곳에서 쌓인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유대교라는 ‘하나의’ 종교적 사상 아래 모여 경제발전을 이루어 냈다는 것이죠. 물론 교육적인 측면의 요인도 있고요.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유대인에 대해서는 꽤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탈무드>부터 시작해서 유대인의 교육과 관련된 책만 해도 상당하죠. 그리고 이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교육적인 면에서는 우리나라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IQ(intelligence quotient: 지능지수)로 보나, 각종 경시대회나 성취도 평가를 보더라도 그렇다는 것이죠. 이 책의 저자 역시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로 노벨상의 22%를 받았습니다. 사진은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알버트 아인슈타인(좌)과 197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우)>

 

 학업 성취도에서도 한국이 낫다. OECD는 2000년부터 3년마다 회원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학생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보고서를 발표하는데 조사 대상은 만 15세 학생이며 읽기, 수학, 과학 등 세 분야에 대해 평가한다. 2009년에는 총 65개국의 약 47만 명을 대상으로 평가가 실시되었다. 조사 결과, 한국은 읽기 2위, 수학 4위, 과학은 6위를 기록하면서 최상위의 수준을 보였다. 반면 이스라엘은 읽기 37위, 수학 42위, 과학 42위를 기록하는 등 세 영역 모두 OECD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p.37)

 

 이외에도 지난 2012년 고교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는 각종 경시대회에서 최상위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학생’에 한해서입니다. 대학생 혹은 성인이 된 후에는 모르는 것이죠. 실제로 올 초에 중국의 상하이 교통대학이 발표한 ‘2013년 세계대학 랭킹’ 수학 부문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200개 대학 중 서울대학만이 151~200위권에 올랐을 뿐 다른 대학들은 아예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고등학생일 때에는 1·2위의 최상위권이었던 것이 고작 몇 년 만에 하위권으로 바뀐다는 것이죠. 각종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자랑스러워만 하지 말고, 왜 그 좋은 성적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지 묻는 자세가 더욱 필요할 듯싶습니다. 이런 문제만 잘 해결해도 유대인의 교육을 부러워할 일도 줄어들 것이며, (우리가 그토록 부러워하는)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담이 다소 길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벤처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두 번째 요인은 정치·경제적 요인입니다. 주변국과의 끊임없는 마찰은 방산산업과 같은 특정 산업이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부족한 자원은 일찍이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나 수출산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미국과의 관계도 큰 몫을 했고요.

 

 방산은 원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시작했으나 이제는 훌륭한 수출산업이 되었다. -중략- 그러나 가장 큰 수입원은 GDP의 6%를 벌어들이는 기술 수출 및 기술기업의 국외 매각이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서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둘째, 이스라엘은 석유가 나지 않아서 산유국인 중동국가와 경제구조가 다르다. 이스라엘은 건국 때부터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여 탈석유 시대를 준비해왔다. 이스라엘에서는 태양열 발전과 에너지 절약 산업이 자생적으로 발전했다. 물이 부족해서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기술도 발달했다. (p.206)

 

<주변국과의 마찰은 방산산업의 발전하는 계기가, 부족한 자원은 일찍이 태양열 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수입원은 기술 수출 및 기술기업의 국외 매각입니다. >

 

 이를 종합해보면 결국 이스라엘은 역사적 아픔이나 자원부족과 같은 약점(?)이 지식과 경험의 다양성 및 특정 산업의 발달이라는 이스라엘의 강점으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자원이 부족하고,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정면교사로 삼고, 버려야 할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取捨選擇(취사선택)’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네요. 예를 들어, 이스라엘은 (내수시장이 작고, 상용화 경험이 없어)벤처기업을 꾸준히 키워서 대기업으로 육성시키기보다는 기술개발이 어느 단계에 이르면 다국적기업에 매각(선공한 벤처기업의 80%)한다고 하는데(p.214), 이는 한 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요. 그리고 유대인들이 과거에 홀로코스트라는 아픈 역사가 있으면서도, 이제는 반대로 그들이 종교와 인종을 이유로 차별하는 윤리적인 태도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이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에 와서 차별적인 대접을 많이 받았다. -중략- 학교에서 차별받던 한 어린이가 흰 피부를 만들기 위해 욕조에서 표백제로 목욕하는 것을 엄마가 발견하고는 아이를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일화도 있다. 1996년에는 이스라엘 혈액은행이 에이즈 우려 때문에 에티오피아 유대인에게 받은 혈액을 몰래 폐기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엄청난 반발을 샀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를 하고서야 겨우 진화가 되었다. - 중략- 유럽과 중동에서 핍박받았던 유대인들이 늦게 온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을 차별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p.56)

 

 이 책은 비교적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저자가 KOTRA에서 근무 중인 우리나라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도움이 되고요. 다만, <경제기적의 비밀>이라는 이 책의 제목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 네 개의 장에서 경제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장은 4장뿐이니까요. 아마도 역사, 문화, 정치, 경제적 특성들이 모두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그 때문에 이를 모두 이야기하려다 보니 다소 깊이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제기적을 알고자 하는 분들은 조금 실망하실 수 있으나,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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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 - 요르겐 랜더스

 

 연초이다 보니 역시 경제전망 관련 도서들이 줄줄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이어 한 번 더 골라봤습니다. 40년 전 ‘인류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 보고서를 바탕으로 엮은 책 <성장의 한계>의 공동 저자였던 요르겐 랜더스가 새롭게 내놓은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입니다. 40년 만에 새로운 책으로 40년 후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정치·경제·사회·환경 전문가 41명의 다차원적 연구와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도출한 삶의 미래!’라는 책의 소개가 눈에 띄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이 책이 ‘저성장’을 전제로 미래를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책들이 지금의 경제상황을 불황 내지 침체로 바라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더 나은 미래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전체적인 경제 흐름이 저성장을 바탕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와 함께 미래에 다가올 수많은 어려움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고요.

 

 

갈등의 전략 - 토머스 셸링

 

 갈등은 한자로 칡:갈(葛)에 등나무:등(藤)자를 써 칡과 등나무처럼 서로 얽혀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갈등은 사람과 사람, 그리고 기업과 기업 간에 반드시 발생하는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의 어려움을 경제학을 기초로 풀어낸 것이 ‘게임이론’입니다. 애덤 스미스의 주장처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이기심에 기초하여 행동할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뜨린 이론이죠. 200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이자 게임이론의 대가인 ‘토머스 셸링’이 게임이론으로 갈등의 해결 전략을 제시한 책이 <갈등의 전략>입니다. 갈등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기대됩니다. 게임이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덤이고요. 경제학이나 게임이론에 평소에 관심을 두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반가워할 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 - 필립 코틀러, 낸시 R. 리, 데이비드 헤스키엘

 

 마케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중 한 명인 필립 코틀러 교수의 새로운 책입니다. <필립 코틀러의 굿워크 전략>에서 필립 코틀러 교수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업적 이익과 공익 사이에서 기업이 균형을 이루며 성장해 나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에도 힘쓰는 ‘착한 기업’이 앞으로 기업이 추구해야 할 핵심 전략이라는 것이죠. 사실 이는 이미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기업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함께 이루는 것이 말이에요. 그래서 한쪽에서는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치켜세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악덕기업으로 손가락질합니다. 이에 대해 필립 코틀러 교수는 P&G, AT&T, 존슨앤드존슨, IBM, 스타벅스 등의 많은 기업들이 이를 성공적으로 실행한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며 발전할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어모털리티 - 캐서린 메이어

 

 먼저 ‘어모털리티(amortality)’라는 말이 무척 생소합니다. 이는 이 책의 저자이자 타임지의 유럽 총괄 편집장인 캐서린 메이어가 만든 용어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10대 후반부터 죽을 때까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이 소비하는’ 사람들을 어모털족으로 칭하고, 이러한 어모털족이 늘어나는 현상을 어모털리티라고 합니다(‘영원히 살 수 없는’이라는 뜻의 ‘mortal’에 부정을 의미하는 ‘a’를 붙여 ‘영원히 늙지 않는’이라는 의미로 만든 조어의 명사형). 즉 죽을 때까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고요. 게다가 중국마저도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은퇴시기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지고, 나이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요. 이 책 <어모털리티>에서 저자는 가족, 사랑, 종교, 문화, 일, 소비, 과학 등을 중심으로 앞서 설명한 ‘어모털족’의 삶과 우리의 미래를 말합니다. 어쩌다 보니 또 미래예측 도서를 골랐네요.

 

 

엔드 말라리아 - 톰 피터스, 세스 고딘, 마이클 번게이 스테이너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세스 고딘은 2010년 ‘더 이상 전통적 출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일종의 대안출판으로 도미노 프로젝트(도미노처럼 하나의 좋은 콘텐츠가 또 다른 좋은 콘텐츠로 이끌어내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번에 <엔드 말라리아>가 출간되었습니다. <엔드 말라리아(End Malaria)>라는 제목이 조금 엉뚱해 보입니다. 이는 판매되는 책 한 권당 20달러가 ‘말라리아 노 모어(Malaria No More)’ 재단에 기부되어 아프리카 가정에 모기장이 보내지기 때문이라고 하는 군요. 그래서 책의 부제가 ‘생명을 구하는 착한 자기계발서’인가 봅니다. 책의 내용은 세스 고딘을 비롯해 ‘최고의 경영 구루’라 평가받는 톰 피터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니콜라스 카 등 60여 명의 유명 작가와 경영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합니다. 집중, 용기, 회복력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 안에서 수많은 유명인사들의 좋은 강연을 듣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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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6 1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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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낯선 사람 효과. 솔직히 제목만 봐도 내용이 짐작이 가는 책입니다. 아마도 이제는 조금 널리 알려진 효과(?)이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적어도 한두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우연히 만난 지인에게서 생각지 못한 정보나 아이디어를 듣거나, 도움을 받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매일 같이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닌 한두 달에 한 번, 혹은 일 년에 한두 번쯤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갖는 가치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책 이야기에 앞서 간략하게 이에 대한 개념부터 정리를 해보면, 먼저 강한 연결(strong link)이 있습니다. 이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거의 매일 만나는 직장 동료 등 각별한 사람들과 맺는 친밀한 관계의 끈을 의미(p.33)합니다. 다음으로 약한 연결(weak link)은 아주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서로 얼굴 정도 알고 지내는 관계를 의미(p.33)합니다. 그리고 개인이 속한 조직이나 단체와 같은 그룹을 허브라 하고요. 마지막으로 개인과 개인, 혹은 허브와 허브 등의 무수히 많은 ‘약한’ 연결 속에서 중심이 되는 슈퍼커넥터가 있습니다. 즉, 슈퍼커넥터는 누구라도 쉽게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엄청나게 넓은 인맥과 정보로 사람과 사람을, 그리고 허브와 허브를 잇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아웃라이어>의 저자로 잘 알려진 말콤 글래드웰이 제시한 ‘커넥터’라는 개념과 매우 유사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 <티핑포인트>에서 유행과 같은 어떠한 사회적 ‘전염’이 발생하게 되는 요인 중 하나로 ‘커넥터’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이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이 몇 단계를 거쳐 그 밖의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 ‘특별한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티핑포인트> p.51)

 

<말콤 글래드웰은 『티핑포인트』에서 제시한 ‘커넥터’라는 개념은 이 책의 ‘슈퍼커넥터’와 같습니다.>

 

 어쨌든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약한 연결을 통해서 개인은 더욱 성장할 기회를 찾을 수 있으며,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가난을 구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그리고 이러한 네트워크의 중심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과 기업들을 연결해주는 사람이 슈퍼커넥터이고요. 여기서 특별히 약한 연결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강한’ 연결로 구성된 허브(개인이 속한 그룹)에서는 서로 비슷한 생각과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나 아이디어를 접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약한’ 연결로 구성된 허브 내에서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거나,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접할 기회가 많다는 것이죠.

 

 친한 사람들은 우리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주로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회적 영역에서 움직인다. 그리고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는 ‘밀집된 덩어리와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속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그 네트워크에 포함된 구성원들은 모두 그다지 친하지 않은 많은 지인들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지인들은 다시 친밀함과 정보를 공유하는 저마다의 밀집된 덩어리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여러분을 지인들과 이어주는 약한 연결은 “단지 피상적인 관계가 아니라, 각각의 밀집된 덩어리들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다리로서 기능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약한 관계가 부족한 사람들은 자신과 멀리 떨어져 있는 그룹에서 정보를 거의 얻지 못하고, 오직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얻는 지엽적이고 개인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한 그룹에서 사회적·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다른 그룹으로 정보가 이동하려면 두 그룹을 잇는 다리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그 다리는 강한 연결이 아닌 약한 연결이 맡고 있다. (p.64)

 

 예를 들어, 과거 유럽에서 메디치가문은 화가와 조각가, 그리고 건축가 등 수많은 작가를 피렌체로 모으고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수많은 문화적 교류가 일면서 르네상스로 이어졌죠. 이후에 프랑스의 파리가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것 역시 비슷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고요. 실리콘밸리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IT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례가 있지만, 한 가지만 더 들어보겠습니다. 저자는 약한 연결이 인류역사에 끼친 가장 큰 영향 중 하나로 ‘도시’를 꼽습니다.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배경을 갖은 사람들이 도시에 모이면서 인류문명의 발전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것이죠. 하버드 대학 경제학과의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 역시 <도시의 승리>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인적자원’이 도시가 끊임없이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정보와 아이디어의 공유, 그리고 소통에는 약한 연결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고요.

 

 그러면 21세기에 가장 폭넓고 다양한 방식으로 약한 연결을 가능케 하는 인터넷에 대해서 저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인터넷은 다른 도시나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그리고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도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코트 회장 역시 인터넷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무엇이든 자유롭게 만들어내고 다양한 주체 간의 협업이 일상생활의 운영방식이 되는 세계, 협업과 참여를 특징으로 하는 협업 지성(집단지성, 대중의 지혜)의 시대, 이를 ‘위키노믹스’라 했지요.

 

<『위키노믹스』의 저자 돈 탭스코트 회장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한 반면, 이 책의 저자 리처드 코치는 인터넷의 영향력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책 <낯선 사람 효과>의 저자 리처드 코치는 조금 다른 주장을 펼칩니다. 인터넷의 영향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인터넷의 영향력이 조금 과장됐다는 것입니다. 언어나 인쇄술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며, 수많은 것들이 창조되는 데 일조했으나, 인터넷은 기존의 것들을 속도와 범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 데 그쳤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인터넷은 의사소통 방식, 업무 시스템, 정보를 얻고 가공하는 방식, 기존의 다른 매체들을 활용하는 방식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변화는 탭스코트가 지적한 것처럼 교육, 정부,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언어와 인쇄기술의 등장이 인류의 생각과 태도에 미친 정도와 견주어 본다면, 인터넷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p.168)

 

 그러한 변화도 결국 친구나 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하고, 업무나 여가활동을 위해 협력하는 것과 같이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조금 더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만들어준 것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온라인 기술이 등장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옛날에 하지 않은 것, 또는 원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더 쉽고, 빠르고, 즐겁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았을 뿐이다. (p.170)

 

 위와 같은 두 주장 가운데 무엇이 더 설득력 있는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이 세상은 바꾼 것에는 동의합니다만, 인터넷이 인류의 역사에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라는 식의 주장은 조금 과장됐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쨌든 서로의 주장(돈 스탭코트 회장과 이 책의 저자 리처드 코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같은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결국, 우리 사회는 수직적 구조에서 네트워크 구조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개인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폭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협업이 가능해질 것이란 주장입니다.

 

 우리 사회는 수직구조에서 네트워크 구조로 이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최소한의 수직적·형식적 조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약한 연결이 집중되는 다분히 개인적인 형태의 네트워크로 나아가고 있다. 다양하고 폭넓은 약한 연결의 네트워크를 갖춘 사람들이 사회적·개인적·협력적 차원에서 개인의 정보와 아이디어를 새로운 가치로 탈바꿈하는 것처럼, 폭넓은 지성을 기반으로 완전하고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할 것이다. (p.403)

 

 그리고 이러한 사회에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약한 연결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요. 다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약한 연결’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에 방점을 두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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