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어느 비내리는 아침 100퍼센트의 남자를 만나는것에 대하여.

상체와 하체의 비율 3:7 
롱다리 황금비율,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깔끔하고 헤어스타일부터 신발까지 내 취향이다.
최소한 운명 같은 100퍼센트의 여자를 마주친다해도섣불리 작업을 걸지 
않을 인내심까지도 느껴지는
중후함의 아우라도 장착되어 있다.
아, 맑은 날씨였다면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 라고
물어 봤을 텐데.…
비 내리는 날에는 
아무리 100 퍼센트의 남자를 운명처럼 마주친다해도 하루만 느슨하게 방심하면 뱃살이 눈에 띄게 나오는 처지에 놓여 있는 나이에는 참아야 한다.
비가 그쳤다.
맑은 날이다.
뱃살이 밉다.


인생이란 건 그런 거다. 식물의 씨앗이 변덕스러운 바람에 날려 운반되듯이, 우리도 역시 우연이라는대지를 목표도 없이 방황한다. - P56

그녀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팬이라면서 나에게 사강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는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를 마음에 들어 했다. 나도 사강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모두가 말하듯 지루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P106

도서관은 아주 조용했다. 
책이 소리를 전부 흡수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책에 흡수된 소리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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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STE 🆚️ COVID-19

[한 도시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사랑하고 또 어떻게 죽는가를 아는 것이야말로 그곳을 아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

1941년 알제리 해변가에 있는 프랑스의 도청 소재지 오랑에서 소설을 쓸 준비를 하고 1946년에 탈고된 《페스트》는 1947년 세상에 나왔다.

베르나르 리외가 들려주는 194×년 4월16일 아침 부터 다음해 2월 어느 아침까지의 페스트 간균杆菌 연대기

[페스트 간균은 결코 죽거나 사라지지 않고 수십 년간 가구나 옷 속에서 잠들어 있을 수 있어서 방, 지하실, 짐가방, 손수건, 폐지 속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가 사람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쥐들을 깨워 그것들을 어느 행복한 도시에서 죽으라고 보낼 날이 분명 오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페스트 간균은 70 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고 잠복했다가 사람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주기 위해 박쥐들을 깨워 최신 버젼version으로 업그레이드upgrade하여 2019년 12월 중국中国 우한武汉에서 마침내 정체를 드러내고 COVID-19란 명찰을 달았다.
2020년 4월14일 전세계 215개국에서
1,947,851명의 감염자와 121,791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앞으로 또 얼마나 더 지구 구석구석을 훑고서야 사라질지 모르겠다.
지금은 virus와 전쟁중, 아직도 우리의 유일한 방어무기는 마스크 하나 뿐 일방적으로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있다.
Covid-19에게 속수무책 lockdown 묶일 수 없지 않는가
치료 백신을 하루 속히 개발해야 한다.

2020년 올해는 카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전세계에서 요란하게 부활한 페스트,
마치 오늘을 살아본 듯 COVID-19 Pandemic을 일기로 기록해 놓은 듯 상황묘사가 일치한다.

[ 모든 형식은 간소화되었고 전체적으로 장례식은 폐지되었다 ... 저녁에 죽은 자는 완전히 혼자 밤을 보냈고 낮에 죽은 자는 곧바로 매장되었다 ...모든 일이 이처럼 정말 최대한의 신속함과 최소한의 위험성 속에서 진행되었다...
요컨대 효율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켰던 것이다...
먹기 위해 줄을 서야 하고 수속을 밟아야 하고 서류를 갖추느라 여념이 없었던 사람들은 그들 주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 가고 있는지 또 언젠가 자기들이 어떻게 죽어 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공동묘지 맨 끝... 남자용 구덩이와 여자용 구덩이... 행정 당국이 예의는 지키고 있었으며 불가항력에 의해 이런 마지막... 주검들 위에 다른 주검들을 여자들과 남자들을 한데 섞어 매장한 것은 훨씬 뒤의 일일 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백 명, 수천 명씩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어 시신을 안치할 관이 부족해 관 없이 매장하거나 공동매장을 하고 미국 뉴욕시가 코로나19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을 대서양의 하트섬에 집단 매장하고 있다고 한다.
오랑의 재현에 소름이 돋는다.

[다만 이 병이 올 때와 같은 식으로 떠나는 것 같다...
페스트의 시대는 만료되었다고 해도 그들은 계속 이 페스트를 기준으로 삼아 살고 있었던 것이다]

전세계를 감염 시키고 있는 covid-19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사회적 거리두기와 Untact비대면의 생활방식을 계속 유지해야한다면 지금까지 누린 자유, 자유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생존하려면 바꿔야 한다.

며칠전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 인도의 한 해변에서 바다거북 80만마리가 목격되었다는 보도를 봤다.
어디 바다거북뿐이겠는가 수십 년 동안 히말라야를 가리고 있던 오염된 공기가 걷혀 더 없이 깨끗한 히말라야를 보게 되었다고도 하더라.
우리 인간들은 자연에게 페스트와 같은 공존하고 싶지 않은 악성 바이러스 아닌가 ...

신문기자 레몽 랑베르는 별로라고 했지만 난 꽤나 이 노래<Saint James in Firmary>가 마음에 들어 턴테이블에 올려 놓고 열 번이라도 돌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

돌고 돌아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게 페스트의 속성이라고 ]하니 생활방역은 21세기 생활방식으로 접수하고 오직 음악은 처음부터 다시.
<Saint James in Fir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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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MATATA 2023-03-29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년전 COVID-19가 세계를 흔들고 있었을 때의 기록을 소환.
마스크 두 개 구하려 줄서든 화요일.
1000 여일이 지나고 다시 공생의 시대로 전환,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데 오히려 마스크착용이 편한 역설...전반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HAKUNAMATATA 2023-03-29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int James in Firmary를 들으며 그때의 기막혔음에도 이제는 미소지을 수 있다니.....
이 또한 다 지나간다!!!
카뮈를 추억하며
 

위화의 촌철살인

P67
[미모란 여자의 통행증과 같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

P217
˝중국에서는 딱 두 군데 음식만 안전해˝
˝어디인데?˝
˝여기가 한 곳이고.˝ (죽은 자들의 땅)
˝다른 한 곳은?˝
다른 한 곳은 저쪽의 중난하이(베이징시내에 있는 호수 그 주변에 중국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 및 고위 관리의 집단 거주지가 있음)˝
˝말 잘 했네˝

이 또한 명백한 사실!!!

P224
˝눈썹이 왜 눈 위에 나는지 압니까?˝
˝왜요?˝
˝땀을 막느라고요.˝

하하 진리군!!!


제7일 심플한 그러나 심오한 그 7일

"저들이 하는 말은 문장부호조차도 
믿지 않아요." - P39

아버지가 스물한 살 때 갑자기 아버지 삶으로 뛰어든 나는 아버지의 삶을 송두리째 장악해버렸다. 그래서 아버지가 마땅히 누려야 했던 행복은 아버지 삶에 비집고 들어올 수가 없었다. 온갖 고생을 참고 견디며 나를 길러낸 그 아버지를 나는 나도 모르게 플랫폼에 내버린 것이다. - P123

내 기억 속 그녀의 얼굴이 낯섦에서 익숙함으로 옮겨갔다. 나는 열심히 되짚어봤지만 기억은 등산을 하는 것처럼 갈수록 힘들어졌다. - P156

저기 나뭇잎이 너한테 손을 흔들고 바위가 미소 짓고 강물이 안부를 묻잖아. 
저곳에는 가난도 없고 부유함도 없어 슬픔도 없고 고통도 없고, 원수도 없고 원망도 없어・・・・・・ 저기 사람들은 전부 죽었고 평등해.
"저곳은 어떤 곳인가요?"
그가 물었다.
"죽었지만 매장되지 못한 자들의 땅."
내가 대답했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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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제목에 낚여 선택후 후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제목 때문에 놓칠뻔한 책이다

아무리 훌륭한 멘토를 만나도
어리버리한 멘티에게는
그 영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장미경은 훌륭한 멘토
고미경은 똑똑한 멘티

책을 읽고 덮으면서 뒷표지까지 사랑스러운,
이 책이 갖고있는 매력은 .....^^

제목에서 성공하는 내일을 준비하는
여자 20대의 선택-난 50대인데.....,
작가에 대한 기대도.....,
한 번 읽고 되팔려고 줄을 긋는 행위도 절제, 그러나 써먹고 싶어 밑줄 안긋고는 못견디게 감칠맛 나는 표현들
책장을 넘길수록 제목이 잘 못 붙었다는 확신.....,
내게 보배로 남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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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용쓰지 않아도 생각을 품고
있으면 스스로 찾아와준다

[지긋지긋한 직감~
여자들은 누구나 진실을 알고 있다
다만 진실을 모른 척할 뿐이라고 나는
대체 어떤 진실을 무시하고 있으며 또 어떤 위험한 진실을 믿으며 살고 있는 걸까 ]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거기 별거 없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 사람들 말은 사실일 수도 사실이 아닐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아주 작은 차이가 무언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게 우리 삶이고 여행이에요]

이 책은 20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여행가이드북도 아니다
이 책은 당면한 문제의 단서를 찾고 문을 열 수 있는 Key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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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是谁。。。
我不知道该怎么说, 我没有自己的名字。


한 치 틈새도 없는 창문을 뚫고 들어온 햇살이 의자에 아무렇게나 걸쳐둔 바짓가랑이를 비추고 있었다. 나는 웃통을 벗은 채 침대에 누워 오른손으로 오른쪽 눈언저리의 눈곱을 떼어냈다. 잠잘 때나도 모르게 생겨난 눈곱을 아직까지 거기에 달아놓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납게 대할 필요는 없었다.
우아하게, 아주 우아하게 눈곱을 떼어냈다. 왼쪽 눈은 한가로이 쉬고 있었다. 왼쪽 눈을 던져 바지를 바라보았다. 엊저녁 잠잘 때 벗어둔 것이다. 낭패한 몰골로 축 처져 있는 바지를 보노라니 지난밤옷을 벗자마자 아무렇게나 의자에 내팽개친 내 행동이 후회스러웠다. 윗도리도 같은 모양새로 나뒹굴고 있었다. 그렇게 왼쪽 눈길로 옷가지들을 일별하다가 마침내 엊저녁 잠에 빠져 있는 동안 내가 뱀처럼 허물을 벗은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벗어놓은 바지와 윗도리가 꼭 그 꼴이었다. 한 줄기 햇살이 바짓가랑이에 떨어졌다. 반짝이는 햇살 한 점이 꼭 황금색 벼룩 같았다. - P162

현재와 미래는 과거가 농락하는 술책에 불과한 것이라네." - P202

하지만 우연은 위대한 거라네. 
어느 때 어느 곳에 던져도, 거기에서 참신한 역사가 만들어지지."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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