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릴때는 모른다
하지만 늘 달리기만 할 수는 없다
멈추고 싶을 때도 있고
멈추어야만 할 때도 있다
그때 비로소
내가 어느만큼 와 있나 돌아보고
앞으로 또 어떻게 갈 길을 갈 것인가
내다보게 되는 거다
나이가 나에게 느닷없이 말을 걸어 왔다
이젠 그냥 주어지는 대로 나이를 먹지
말고 어떻게 나이를 먹을지 좀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니냐 나를 부추겼다
10년 뒤 나는...
몸이 자꾸 말을 하고 싶어했다
마음은 나이 먹는 것을 잊었을지 몰라도 몸은 쉬지 않고 나이를 먹어 갔는데
왜 그걸 모른 체하느냐고 경고를 보냈다
여행가서 콘도에 들 때마다 난 반성한다
언감생심 일체의 소유에서 자유로운
법정스님까지 닮을 순 없겠지만
부엌살림 만큼은 콘도 수준으로 하자고
그 이상의 도구들은 다 쓰레기일 뿐이라고 그런데 공짜에는 왜 그렇게 약한지
참치 통조림 네 통 사면 껴 주는 물통...언젠가는 요긴하게 쓸지 모른다는
미련때문에 한쪽에 쌓아놓은
각종의 플라스틱 용기들...
버리기가 사들이기보다 백 배는 더
어렵다
부디 가볍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