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깊이‘

‘문학의 건망증‘ 참 위로가 되네!!

<너는 네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당신 작품은 재능이 있고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아직 깊이가 부족합니다]

<그 젊은 화가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그녀의 작품들은 첫눈에 많은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그것들은 애석하게도 깊이가 없다> - P9

「그녀에게는 깊이가 없어요. 사실이에요. 나쁘지는 않은데, 애석하게 깊이가 없어요.」

< 왜 나는 깊이가 없을까?>

- P10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젊은 사람이 상황을 이겨 낼 힘을 기르지 못한 것을 다 같이 지켜보아야 하다니, 이것은 남아 있는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충격적인 사건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적 관심과 예술 분야에서의 사려 깊은 동반이 문제되는경우에는 국가 차원의 장려와 개인의 의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결국 비극적 종말의 씨앗은 개인적인 것에 있었던 듯하다. 소박하게 보이는 그녀의 초기 작품들에서 이미 충격적 분열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사명감을 위해 고집스럽게 조합하는 기교에서, 이리저리 비틀고 집요하게 파고듦과 동시에 지극히 감정적이고 분명 헛될 수밖에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한 피조물의 반항을 읽을 수 있지 않은가? 숙명적인, 아니 무자비하다고 말하고 싶은 그 깊이에의 강요를?> - P14

<아주 훌륭하다!>라고 긁적거리기 위해 연필을 들이대자, 내가 쓰려는 말이 이미 거기에 적혀 있다. 그리고 기록해 두려고 생각한 요점 역시 앞서 글을 읽은 사람이 벌써 써놓았다. 그것은 내게 아주 친숙한 필체, 바로 내자신의 필체였다. 앞서 책을 읽은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나자신이었다. 내가 오래전에 그 책을 읽었던 것이다.

그 순간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비탄이 나를 사로잡는다. 문학의 건망증, 문학적으로 기억력이 완전히 감퇴하는 고질병이 다시 도진 것이다. - P71

내가 기억하고 있는 책이 이 세상에는 한 권도 없단 말인가? - P73

나는 책상 앞 의자에 주저앉는다. 수치스러운 일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30년 전 나는 글 읽는 것을 배웠고, 그리 많지는 않지만 웬만큼은 읽었다. 그런데 고작 남아 있는것이라고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소설의 제2권에서 누군가가 권총으로 자살한다는 희미한 기억이다. 30년동안 읽은 것이 다 헛일이라니!  유아기, 청년기, 장년기의 수천 시간을 책을 읽으면서 보냈는데도, 망각 이외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다니.  - P74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해 이렇게 생각해본다 (인생에서처럼) 책을 읽을 때에도 인생 항로의 변경이나 돌연한 변화가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 독서는 서서히 스며드는 활동일 수도 있다. 의식 깊이 빨려 들긴 하지만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용해되기 때문에 과정을 몸으로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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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확실한 건 인문학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붕괴는 눈치채기 어렵다. - P145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무의미한 삶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내가 남긴 모든 것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그건 죽음보다 무서운 일이 아닐까.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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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의지를 만들고 의지는 지혜를 만든다. - P36

인간의 욕망이란 이처럼 가련하고 어리석다. 비싼 돈을 내고 온 휴양지에서 외로움을 느끼다니 이보다 부끄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하나의 욕망이 충족되면 권태를 느낀다. 권태는 또 다른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 P42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 P65

"무사 태평해 보이는 이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 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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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은 오지 않을 수도 있어
˝안녕˝ ˝ 잘자˝ 혼자 인사말을 한다.
2020. 11.29.


2026.06.15.
˝안녕˝ 오늘 아침이 밝았다
내가 나에게 인사말을 했다.


[2021.3.19.
하나님 제가 죽음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까닭은 저에게는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옛날 읽은 책이라고 해도 꼭 한번 다시 읽어야 할 책들이 날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이 가물거리는데도 신간 서적 서평이나 광고를 보면 책 주문을 합니다.]
거장의 연명을 구하는 기도가 필부의 그것과 다르지 않아 많이 울었다.
7년전 서울에서도 제일이라는 심장내과에서 학계에 보고 된 바 없는 심장질환으로 죽음의 문턱에 몇 번을 가봤다
‘내일 아침을 다시 맞을 수 없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고 내가 올린 기도가 ˝다음주에 읽으려고 책장에 거꾸로 꽂아 놓고 아직 못 읽은 책들.....저 것들만 읽을 수 있다면....˝ 아직도 다 읽지 못했고 지금도 서평과 광고를 보고 책을 주문하고 도서관에서 대여하여 난 책을 읽고 있다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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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다는 무위無爲다. 슴슴하다는 무미無味다. - P14

아무도 하지 못한 평등을 유일하게 성공시킨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외로움이었다.
누구나 외롭다. 혼자다. 천만 명 몇억의 사람이 모여도
고독 앞에서는 다 같이 평등하다. - P82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
미치게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
사랑이 내 마음속에서
소멸했다는 말이다. - P92

어렸을 때부터 참새들과 함께 지냈는데 막상 그려보니 닮지도 않았다. 80년 동안 봤어도 그 모습을 그리지 못하는 것은 80년 동안 참새를 보지 않았다. 얘기다. 이런 부정확한 감각을 가지고 그것을 믿고 살아온 것이다. - P107

나를 위해 쓰는 돈이 아깝지 않듯이 너를 위해서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면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이다 - P113

낙서의 장소로 가장 이상적인 곳이 뒷간이다. 아무도 탐내지 않는 공간, 그래서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 무소유의 공간 그래서 변소 벽에는 항상 낙서가 무성하다. - P162

죽음의 문법

죽음 앞에 서면
어떤 동사도 움직일 수 없다.
어떤 명사도 제자리를 지킬 수 없다.
형용사와 부사는 갈 곳을 몰라 방황한다.



2021. 5. 스승의 날에

아무도 내 아픔을 모른다. 혼자 아프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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