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다 세트 - 전3권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고정아 옮김 / 효형출판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만약 이 책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나한테 "사람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걷는 존재"라고 대답할 것이다(물론 다리가 불편한 사람은 제외하고). 우리는 매일매일 걷는다. 걷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 그리고 걸음은 한 발자국씩 밟은 흔적을 남기고, 앞으로 갈 길을 스스로에게 제시해 준다. 특히, 걸음은 여행에 주로 사용된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발걸음만큼 좋은 것이 없다. 『나는 걷는다』는 저자가 4년 동안 횡단한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그는 그 동안 11000km를 걸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고, 걷는 것을 즐거워 했다.

 

 여정은 실크로드 횡단이다. 이스탄불에서 시작해서 중국의 시안까지 이어지는, 부와 영광으로의 길인 실크로드를 걸은 것이다. 지금은 비록 과거의 길이 되었지만, 걷는 것을 삶의 행복이자 의무로 생각하는 베르나르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일 수 있다. 『나는 걷는다』의 여정을 잘 따라 가려면, 저자와 함께 걸어가는 것뿐이다. 기자 올리비에가 들려주는 박학한 이야기나,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산책하듯이, 잘 음미하다보면 어느새 그와 함께 4년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나는 걷는다』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걸었던 11000km의 실크로드. 동서양을 이어주는 끈이 된다.

 

 아마 이 시리즈를 보고 나서 많은 사람들이, "나도 실크로드를 걷고 싶다!", 혹은 "나도 걷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받을것이다. 나는 실크로드를 걸을 생각은 없어도, 걸어서 국토 횡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받았다. 그거야 어렵지 않고, 말도 통하고, 편하면서 느낀 점도 많을 것 같으니까. 여행은 좁은 나의 시각을 확장시켜 준다. 그 중에서도 몸으로 직접 느끼는 걷기 여행은 삶이 편안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올리비에는 아마 저 긴 길을 걸으면서 수없이 좌절했으리라. 그리고 기자로서의 편안한 삶이 기다리고 있는 조국 프랑스로 돌아가볼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걷기의 유익함을 떠올리며, 힘을 내어 다시 한 걸음씩 내딛을 것이다. 미지의 삶으로의 발걸음을.

 

 아직 그의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그가 걷고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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