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 - 한국 사회의 위선을 향해 씹고, 뱉고, 쏘다!
한홍구.서해성.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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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설하면, 별로였다. (듀엣을 제외하고) 제각기 다른 50명의 사람들과 대담을 나눴는데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오히려 직설 내용보다는 직설을 한 사람이 더욱 기억에 남는다. 안철수, 박원순, 김제동, 조국, 고은, 그리고 리영희 등....... 그리고 한홍구와 서해성의 유쾌한 입담도 그 식상한 패턴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지만, 솔직했다. 이 직설들은 《한겨례》에 1년 동안 연재된 글들을 모아놓은 것인데, 연재 기간 동안 그 독한 언행 때문에 많은 비난과 안티를 낳기도 했다. 문재일 씨와의 공개 직설에서도 '직설'다웠다. 공공의 눈이 보고 있는데, 그것에 서슴치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는 것은, 어찌보면 무례함이나 무모함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이야기'였다. 물론 이들의 대화 내용은 대부분 사회적, 정치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이야기엔 인간적 정이 묻어났다. 이런 기획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서먹서먹했던 이들이 두 세 시간의 솔직한 대담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장면들이 곳곳에 보였다. 이 직설이 기획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일방적인 인터뷰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화'였다는 것만큼은 이 책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싫은 사람, 좋은 사람 다 담겨 있으니까(설마 이 책에 나오는 50명이 넘는 사람들을 모두 다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러한 증오의 분명한 이유는 없으리라. 게다가 청소아줌마들도 있거니와). 만약 나처럼 고은 시인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은 그 부분을 보면 되는 것이고, 싫은 사람 이야기는 안 봐도 된다. 어차피 이 직설은 골라먹을 수 있으니. 나는 아직 충분한 경험을 못했으니 두루두루 맛보았고.  

 잘 모르는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 지루해졌지만 그만큼 대통령 '가카'에 대한 직설은 더욱 거세졌다. 『직설』은 특히 현직 대통령 정권에 대해 직설을 많이 했다. 4대강 이야기, 선거 이야기(정동영), 그리고 촛불 시위....... 가장 최근의 기록이기에, 가장 신선하고 가장 날카롭게 비판하는 책, 직설. 한겨례 출판에서 출판되었는데 서문부터 한겨례에 대해 직설을 하는 대담한 직설꾼, 한홍구, 서해성. 분명히 이 책엔 뭔가 있다. 날카로움 이상의, 그러나 절제가 포함되어 있는 뭔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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