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인 아버지가 내 생일날 쓰러졌다. 피를 토했다. 이틀 뒤 세상을 떠났다. 한 달 뒤엔 언니마저 자살했다. 혼자 남은 여자는 고통과 괴로움을 견뎌내야 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위로해 준 것은 바로 글쓰기, 곧 이야기였다. 

 위 이야기는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를 다니고 있는 남현정 씨의 이야기이다. 12년 전에 아버지와 언니가 돌아간 이후, 그녀는 끊임없이 상처를 입었다. 처음에 그녀는 음악을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몇년간 고시원을 전전했다. 밴드 생활을 하며 하루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금은 영어 라디오 방송국에서 음향 엔지니어로 일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그녀의 글의 결실이 바로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등이 주최한 제 32회 근로자문화예술대상에서 문학 분야 대통령상을 받은 희곡 '그럼에도'다. 

 '그럼에도'라는 이름의 이 희곡은 저자인 그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희곡엔 힘겨운 삶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20대, 30대 남녀 5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정규직으로 자동차 회사에 다니다가 해고되어 한강 다리 위에서 차 수리를 하며 살아가는 남자,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못생긴 외모 때문에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는 여자, 등록금을 벌기 위해 뻥튀기 장사를 하는 대학생 등 우리 시대의 아픔을 짊어지고 사는 이들이 '그럼에도'의 주인공이다. 한강 다리 위에서 만나 자살하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살고자 했던 이들의 이야기, 빨리 책으로 만나보고 싶다. 

 (인터넷에 기사가 많으니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싶은 분은 참고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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