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 - 전문가 46인이 뽑은 이 시대의 숨은 명저들 아까운 책 시리즈 1
강수돌.강신익.강신주 등저 / 부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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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글공부를 오래 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글이라는 게 사람의 뜻대로 써지는 게 아니고 진화하는 과정이 인생과 너무나도 흡사해서 웬만한 인내심으로는 견디기 어렵다.-21쪽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분야의 심오한 문학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나로 합성되고 수용되어 인간과 인생을 재해석하고 재인식하는 데 필요한 통섭의 그릇이다. -21쪽

다음 요건은 사유(독서, 사유, 창작 중). 관심 분야를 관찰하고 생각하고 메모하는 과정이다. 소설의 세포가 되고 줄기가 될 재료다. 사유의 깊이가 깊을수록 인생관과 세계관이 뚜렷해지고 문제의식이 심화된다. 남과 다른 개성과 독자성을 확보할 수 있다. -22쪽

창작은 '즐거운 고통'을 수반한다. 쓰고 싶어 안달하고, 쓰는 동안 행복하며, 쓰고 난 후에 다시 쓰고 싶어지는 창작의 용광로! 그것이 가동되어야 앉아 있을 수 있고 써낼 수 있다. 세 요건을 갖추었다고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삶을 대하는 자세다. -22쪽

문학을 산다는 것, 그것은 대단히 근면 성실한 자세를 요구한다. 문학은 오래 가고 멀리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습작 시절의 조바심에 시달리지 말고 소설을 기술(technic)로 배우려 하지 말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을 욕망의 노예로 만들지 말고 근면 성실한 노동의 대가로 얻은 결실을 담는 그릇으로 만들어야 한다.-22쪽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기에 스스로에게 엄격해져야 하는 작가. 그 삶을 살아가려면 시간 관리에 능해야 한다. 생활은 단조로워야 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창작. 그 고독을 즐기는 사람만이 작가가 될 수 있다.-22~23쪽

의미가 모호한 어휘는 무조건 사전을 찾아 정확한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 적확한 어휘, 정확한 문장의 생명은 당연히 객관적 전달성이다. 추상적이고 주관적이고 관념적인 표현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아울러 지나친 미문과 시적 표현을 경계해야 한다. 요컨대 문장은 객관성을 바탕으로 군더더기 없이 압축 절제되어야 한다. 그물에 갓 잡힌 생선처럼 역동적이고 갓 튕긴 공처럼 탄력적이어야 한다.-23쪽

자신이 창작한 소설을 남에게 보여주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자폐적 창작 태도다. -23쪽

진정한 작가가 되려면 문학을 하지 말고 문학을 '살아야' 한다. 진정한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문학을 살되 성실하게 노동하며 살아야 한다. 문학은 그것 자체로 완성된 세계가 아니라 인간과 인생을 개간하는 호미 한 자루에 불과하니 단지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으로 얼마나 성실하게 늘 농사를 짓는가 하는 건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다.-24쪽

삶의 한가운데 있는 것, 결핍과 고통 속에서 피는 것이야말로 진짜 문학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문학을 살기 위해선 삶에 치열해야 한다. 쉽게 만족하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삶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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