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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아틀라스 ㅣ 시원의 책 1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예전에 '판타지', 하면 『나니아 연대기』와 『반지의 제왕』을 떠올렸다. 내가 읽었던 판타지가 그것뿐이었고, 또 명작이라고 일컬어지고 있으니까. 그런데 여기에 한 책을 더 추가하겠다. 바로 『에메랄드 아틀라스』다. 내가 이 소설을 구매한지 약 3개월된다. 그리고 산 이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쭉 읽어나가, 오늘 다 읽게 되었다. 영어원서와 함께 읽다 보니 오래 걸렸다. 하지만 소설의 흐름은 끊기지 않았고, 여전히 모든 내용들이 다 기억난다. 또, 한 번도 지루한 적이 없었다. 600쪽이 넘었지만 마지막 장에 가까워질수록 끝나는 것이 아쉬워졌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영어 원서 때문이었다. 한글판을 사면 원서도 더 준다는 말에 혹해서 샀다. 그런데 이 책은 내 생각 이상이었다. 내용은 풍성했고, 단순했다. 무엇보다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다. 존 스티븐스 특유의 묘사는 아직도 많은 장면을 기억나게 했다.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세 남매인 케이트, 마이클, 그리고 엠마의 부모님이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아이들을 고아원으로 데려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날 밤, 케이트는 엄마에게 동생들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하고, 로켓 목걸이를 준다. 그리고 그렇게 세 아이들은 'P'라는 성을 가지고 고아원을 떠돌아다닌다. 10년 동안 아이들은 여기저기 고아원을 돌아다니다가 크럼리 원장이 운영하는 고아원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크럼리 원장은 빨리 그들을 다른 고아원으로 보내려고 한다. 그렇지만 누구도 그들을 받아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케임브리지 폴스라는 마을의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맡아주겠다는 전화가 온다. 케이트, 마이클, 엠마는 핌 박사가 운영하는(그러나 정작 그는 보이지 않는다) 으스스한 마을 케임브리지 폴스에 정착하게 되고, 어느 날 그들은 이 고아원을 탐험하다가 지하 서재에서 에메랄드빛 책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거기에 사진을 끼워넣는 순간, 놀라운 과거로의 모험이 시작된다.
에메랄드 아틀라스는 총 삼부작이라고 한다. 내가 읽은 이『에메랄드 아틀라스』 는 제 1편이며, 이 책은 '시간의 아틀라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래서 시간 여행을 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이 삼남매의 모험뿐만이 아니라, 드워프족이나 거인 가브리엘, 그리고 악역 백작 부인과 케임브리지 폴스의 아이들이 등장하여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 준다. 이들은 각자만의 특유한 성격이 있다. 그렇지만 어딘가 미숙하여 가끔 유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가족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아니, '동료'에 대한 사랑도 추가해야겠다. 케이트는 동생을 지켜달라는 엄마의 부탁으로 그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동생들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한 결정도 하게 된다. 동생들이 위험해진다는 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둘째 마이클과 막내 엠마는 서로 성격이 정반대라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서로 자주 싸우지만, 싸움 뒤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것만 같았던 가브리엘은 엠마에게 "넌 내가 딸로 삼고 싶었던 유일한 아이였어(감동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케임브리지 폴스 아이들 중 하나인 스티븐 맥클러터리는 배신한 마이클을 목 매달려고 했지만 나중에는 위기를 통해 서로 단결하고 화해하게 된다. 특히, 모두가 모여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장면은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많다. 백작부인은 완전히 죽은 게 아니며, 다이어 매그너스 역시 그 힘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아직 마이클과 엠마의 이야기가 남아 있고, 다른 인물들의 활약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부모님을 되찾는 일과 아틀라스의 처리가 남아 있다. 아직 못한 이야기가 너무나 많기에 이 책은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또, 남은 두 이야기가 너무나 기대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도 <반지의 제왕> 같은 명작처럼 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영화 <에메랄드 아틀라스> 캐스팅을 하자면, <반지의 제왕>에 나왔던 인물들을 좀 사용했으면 좋겠다. 드워프에는 드워프가 걸맞겠지? 가브리엘은 아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