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두 작품처럼 보이지만, 두 소설은 접점이 존재한다. 바로 죽음이다. 일부러 의도해서 접근한 것은 아니지만,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은 죽음 이후에 돌아본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죽음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어떤 사람에 대한 기록이다. 


 첫 번째 책은 '어떤 사람이 가장 인상 깊었는가?'를 따질 수밖에 없는데, 나는 단연 첫 번째 사람을 꼽을 것이다. 모든 인물들이 그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나의 삶 자체가 누군가에게 죽음이 될 수도 있다는 역설, 그와 동시에 누군가의 죽음이 나의 삶이 될 수 있다는 진리가 동시에 접하는 순간이다. 천국에 대한 저자의 관점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삶이 지니고 있는 필연적인 모순을 짚어낸 것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책의 줄거리는 익숙하다.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을 유지해 온 연인 중 한 명이 죽음에 점점 가까워지고,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내용은 여러 작품들에서 제시된 바 있다. 그리고 남겨진 자의 쓸쓸함과 작은 희망은 우리의 마음을 괜시리 아프게 한다. 죽음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언제나 낯선 일이다.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조차 삶의 특권이다. 두 책을 읽은 지 꽤 되었는데 지금에야 말하는 것은 이소라의 'Track 8'을 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죽음을 자주 접하는 것은 분명 유익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삶의 고귀함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남은 자는 여전히 더 나은 삶을 지향할 수밖에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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