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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빠 - 신화와 장벽
로스 D.파크 & 아민 A. 브롯 지음, 박형신.이진희 옮김 / 이학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기러기 아빠'라는 단어가 더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다. 자녀들을 위해 나 하나만 희생하면 된다는 아버지들이겠지만 지인 중에는 마지못해 등떠밀려 기러기가 된 경우도 있다. 말인 즉 방학을 맞아 아내와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냈는데 처음엔 몇달만 하던 것이 반 년이 되고, 그 다음은 1년, 2년... 그렇게 한국에 돌아올 생각을 않더라는 것이다. 자녀들은 한국의 답답한 교육 환경이 싫어 돌아오기 싫다고 하고, 아내는 아이들의 뜻을 존중해서 남편에게 조금만 더 고생해 달라고 한다. 누구라도 그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에게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한다면... 가족이란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나쁜 아빠> 이 책은 제목처럼 나쁜 아빠에 관한 사례들로 넘쳐난다. 가정 파탄자로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아이를 방치하는 아버지, 이혼 후 양육비 지급을 거부하는 아버지등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버지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어쨌거나 정말 악한 감정으로 가족들에게 해를 끼치는 아버지는 극소수라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내용 자체가 외국의 경우라서 이혼율이나 범죄율 등 우리 실정과는 조금 다른 환경을 고려해가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저자는 나쁜 아빠들이 전통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와 실제로는 사회에서 매장될 만큼 나쁘지 않으며, 자녀에 대한 학대 등 어머니들이 악행도 만만치 않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솔직히 앞부분은 좋았는데 어머니를 끌어다 붙힌 것 때문에 조금 반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어쨌거나 점차 고립되어 가는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정도 공감은 갔다. 세상에 어떤 아버지도 자녀들에게 나쁜 아빠가 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잘 하고 싶고, 나름 최선을 다하긴 하는데 아내와 가족들이 그렇게 받아들일지는 몰랐다, 라는 정도의 아버지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나 오늘날이나 아버지란 존재는 참 외롭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 칠순이 넘으신 내 아버지도 평생을 가족들에게 군림하면서 살아오신 분이지만 요즘은 '종이 호랑이'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경제 활동을 책임지는 사람이었고 말그대로 울타리 역할에만 온 힘을 쏟았기 때문에 정작 자녀들과의 소통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셨다. 어릴 때 부터 엄마와 모든 것을 상의했고 아버지가 알아야 하는 부분까지도 엄마를 통해서 전달되었다가 답을 얻곤 했지만 그런 환경이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살아왔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어떻게 해 왔는가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길이다. 자녀 문제에 있어서 부부는 동등한 책임과 의무를 진다는 것, 자녀 양육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방관자로 만들지 말 것, 여기에서 남편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라는 내용이 있는데 어느 가정이나 남편이 큰 아들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소리는 아니다. 결정적으로는 남편이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뒷받침해 주는 것인데 아직은 여성 근로자도 출산휴가, 육아휴직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직장이 많은지라 현실화되고 보편화 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자녀가 태어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분명 어머니가 된다는 기쁨 만큼이나 소중한 것이다. 문제는 전통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아들과 그 아들들에게 어떻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야하는지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은 자신들이 배운대로 하다보니 또 다시 문제가 생기는 것 뿐이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부모교육'이나 '아버지 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이라든지 관련 책도 많아서 원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아버지로서 해야할 것들에대해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나쁜 아빠는 없다, 단지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미숙한 아빠가 있을 뿐... 그렇게 믿고 싶다.

 

 "아내가 신기하게 당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고 가정하지 마라. 그녀가 아이 양육에 대해 알고 잇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녀는 - 다근 것들과 마찬가지로 - 실행함으로써 터득했다. 그리고 당신이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그것들을 실행함으로써 터득하는 것이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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