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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혁명 - 세상을 바꾸는 21세기 생존 프로젝트
강양구.강이현 지음 / 살림터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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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린대로 거둔다" 라는 말처럼 예로부터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정직한 행위로 손꼽혔습니다. 가을에 풍성한 농작물을 거두어 들이기 위해서는 봄이면 씨를 뿌리고 여름이면 김을 매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탓에 농사를 짓는 다는 것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어릴 때 텃밭을 일구는 할머니를 보면서 밭을 갈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는 등 농사일이 얼마나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지 정도는 안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산업화, 공업화 되면서 농사 짓는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많은 인력이 도시로 몰리게 되었지요. 때문에 농사를 짓는 것은 구시대의 것이고 상업화, 도시화가 곧 문명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게 된 것 같습니다. 더구나 국가간의 '자유무역'이 세계 경제의 나아갈 길인 것처럼 비춰지면서 국내의 농축산물 시장이 위협받게 된 것입니다. '어짜피 국민들이 외면하려는 농사인데 그냥 포기해 버리고 농업생산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한다. 대신 우리는 전자제품을 수출한다. ' 말이야 그럴듯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실제로 수년전 세계적으로 곡물파동이 일어났을 때 기아에 고통받았던 나라들은 농업생산국이었습니다. 자국에서 재배한 농작물을 자국민이 먹지 못하고 몽땅 수출해 버린 결과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의 농민들이 커피 재배를 하지 않고 농작물을 심는다면 그 나라 국민들이 그토록 굶주리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지구상의 한쪽 편에는 노예처럼 혹사당하면서도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반대편에서는 음식물이 남아돌거나 곡물의 많은 부분을 가축의 먹이로 소비하는 불평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밥상혁명>은 바로 이러한 부조리와 불평등을 깨뜨리기위한 취지로 출간된 책입니다. 대륙을 횡단해서 건너 온 이국의 과일류 등 먹을거리는 농약 성분이나 합성보존료, 광우병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뿐 아니라 운송비로 인해 농민들의 몫을 줄어들게 하고 운송과정에서 자원 낭비 및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 됩니다. 또한 다국적 기업의 유전자 조작(GM) 식품에 대해서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 요소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러울 때, 빵이나 과자의 원료로 쓰일 GM 옥수수가 대량으로 수입되었다고 하니 어쩜 GM 식품 관련 업자들이야말로 촛불집회의 최대 수혜자일지도 모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 

 

 책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지역민이 소비하는 '로컬푸드' 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신토불이' 만이 해결책이라는 것이지요. 90년대에 '우루과이 라운드'와 관련해서 한차례 신토불이 열풍이 불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로서는 우리 농민, 우리 경제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농축산물을 소비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각 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인들의 먹을거리와 지구를 살리기위해서라도 '로컬푸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며칠 전, 사무실에서 인사이동이 있어 팀회식을 한 적이 있어요. 뷔페에서 람부탄 이라는 성게처럼 생긴 열대과일을 처음 보았답니다. 그전 같으면 아무생각없이 먹었겠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어요. 이 과일이 이곳에 놓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초저임금 노동자들의 눈물이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경제적 비용이 들었으며 탄소 배출은 또 어떤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증스럽게도 저는 그 과일의 맛을 보고야 말았습니다만 '로컬푸드'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기업화, 대량화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화된 농사꾼 보다는 소농을 살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도시인들의 텃밭을 장려한다든지 세계적으로도 공정무역이 정착되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농촌을 살리기 위해 배정된 예산, 유가지원이나 추곡수매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었는데 정책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직거래나 농민장터, 유기농 농산물 구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어요. 실천은 결심에서 비롯되고 결심은 인식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지난 세기 우리는 시장에서 단돈 100원이라도 깎는 주부를 보면서 '알뜰 주부'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이번 세기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남녀를 막론하고) 좋은 먹으거리를 제값에 사는 이들이야말로,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사회, 더 나아가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칭송을 받으리라.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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