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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도 - 그림으로 읽는 『구운몽』 키워드 한국문화 3
정병설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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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키워드 한국문화' 시리즈다. 하얀 바탕에 화려한 띠를 두른 듯 깔끔한 표지가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도 보조를 맞추었나 보다. 김만중의 <구운몽>은 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필수로 읽어야 할 만큼 유명한 고전으로 성진과 팔선녀를 통해 낭만적인 사랑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인생의 덧없음과 불교적인 색채로 마무리되고 있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구운몽>은 그렇다.

 

 하지만 저자는 작품의 가치가 이미 알려진 사실 그 이상이라고 전한다. 김만중이 유배지에서 노모를 위해 썼다고 알려진 <구운몽>은 요즘으로 말하자면 환상문학이자 판타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김만중이 처한 상황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작가가 어떻게 성진이라는 주인공을 창조해 내고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었는지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어쩜 같은 이유로 성진에게 더욱 빠져들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상상력은 모든 것이 성진의 꿈이라는 기본 구도때문에 더욱 자유로울 수 있었다. 특히 꿈 속에서 장수가 된 성진이 육관대사와 머물었던 곳을 찾아가는 장면은 현실에서 꿈으로 꿈에서 꿈(현실)으로, 꿈과 현실이 뒤섞인 호접지몽을 연상케하는 기발함의 절정이라고 하겠다. 고전이다보니 간혹 현대인들의 관념과 맞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그런 면 보다는 인간사에서 누릴 수 있는 온갖 호사스러움과 로맨틱함을 들여다 보면서 결코 속박될 수 없는 한 인간의 열정과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구운몽도>는 저자가 연구한 30여점의 그림을 통해 소설 <구운몽>이 고전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비롯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역사적, 문학적인 가치에 대해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소설을 통해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 소설을 감상한다는 의도로 좋았고, 소설이 현실에 얽매이지 않았듯이 그림 또한 소설의 스토리에 연연하지 않고 새롭게 재구성 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그림' 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가지고 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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