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사교육>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굿바이 사교육 - 내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학부모를 위한 교육 필독서
이범 외 지음 / 시사IN북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굿바이 사교육~ 이라는 제목만 봐도 일단은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엄마들의 필독서라고 하니 완전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한 것이 말이다. 하지만 책장을 펼치면서 들떴던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하자 사교육에 대한 다른 책들처럼 '무조건' 보내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는 식으로 혹은 사교육 시장과의 전쟁을 선포하려는 책이면 어쩌나 괜시리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솔직히 우리 나라의 사교육 시장은 고삐 풀린 망아지나 마찬가지다. 자유 시장 경제에서 내 돈 들여 교육시키겠다는데 무슨 소리냐고 말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사교육비가 가계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함으로써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예로부터 자녀에 대한 교육이야말로 가장 가치있는 투자라고 여겼던 사고 방식 때문인지 개인의 여가를 위해 혹은 노후를 위한 저축보다도 우선해서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이 가정의 현실인 것이다. 

 

 언젠가 기사를 보니 우리나라 사교육비가 가계지출의 10%를 넘어섰다고 하던데 이는 유럽이나 선진국의 3~9배에 해당되는 수치라고 한다. 우리 집만 해도 통계 수치와 비슷한 수준인데 지출 내역에 있어서 주택구입 비용 다음으로 큰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는 통계일 뿐인지 주위에는 아낌없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도 정말 많다. 뒤처지는 것이 두려워서 혹은 부모로서 해줄 것은 해줘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조기 유학 보내는 비용과 비교했을 때 보다는 저렴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더 많이 지출하는 사람들을 손꼽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부모가 팍팍 밀어주니 걱정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을까? 이미 답을 알고 있듯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또 다른 문제다. 생각해보면 사교육비 만큼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지출이 있을까 싶다. 돈을 들여 물건을 샀으면 좋다, 나쁘다 결론이 나야 하는데 사교육비는 한 순간 효과를 보는 것 같다가도 한계가 온다고들 한다. 공부란 결국은 스스로가 해야 하는 것인데 우리 학원 문화는 '떠먹이는 교육' 이라는 것이다. 묻지마 사교육, 대한민국 학원 시장이야 말로 세계 최강이다. ㅠ.ㅠ

  

 학부모가 되어 보니 그렇더라. 개인적으로 사교육 문제만 나오면 열성적인 엄마들 탓하는 시선이 싫다. 나 자신이 그런 엄마들 축에 속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해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가 지금의 부를 누리는 것은 전후에 허리띠를 졸라가며 자식들 뒷바라지했던 우리의 어머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다만 조율이 필요한 시점을 놓치고 브레이크 없이 달려온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엄청난 금액을 사교육비에 쏟아 부어 고졸자의 80% 이상이 대학을 가지만 결국은 88만원 세대가 되고 마는 현실을 과연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것일까! 

 

 교육 정책은 100년을 내다보고 수립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제발 확고하여 흔들리지 않은,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어도 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교육정책이 세워지기를 바란다. 학교마다 대학 진학율을 높이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반드시 필요한 사람만 대학에 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대학등록금 때문에 말들이 많더라만은 예전에는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해도 충분하던 공무원이나 금융 서비스 관련 일들을 요즘은 학사, 석사까지 받은 사람들이 피터지게 경쟁해서 들어간다. 이거 완전 사회적인 낭비 아닌가! 구직자란에 나이, 학력 제한 없에고 기능직으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면 너무 과한 욕심일까? ^^;; 

 

 <굿바이 사교육> 이 책은 우리 교육을 걱정하고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소신과 의지에 의해 출간된 책이다. 각 쳅터는 1교시에서 7교시 까지의 특강으로 진행되며 각 수업마다 강연자가 다르다. 이들 중에는 교육 평론가, 교수 등 전문가도 있고 사교육없이 성공적으로 영어 교육을 시킨 어머니와 학원 관계자의 강연도 있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바라보지만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 본다는 것, 그래서 더욱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교육문제는 가정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면에 영향을 받고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다만 자녀를 양육하는 1차적인 책임과 의무가 부모에게 있는 만큼 부모의 선택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사교육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무기 감축 협상' 만큼이나 어렵다는... ㅠ.ㅜ 부담을 느끼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굳게 마음 먹는 것이 너무 힘들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교육에 대한 소신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 또한 강연자들과 같은 마음이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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