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교양강의>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손자병법 교양강의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2
마쥔 지음, 임홍빈 옮김 / 돌베개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흔히들 대문 밖으로만 나가면 '전쟁통' 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직장인들의 불안한 고용관계에 대해서도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것인가를 주제로 한 처세술이 넘쳐나고 말이다. 한편에서는 인생은 아름답다 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나 살기 힘든 것이 인생사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다른 사람을 따라다니기에 급급하기 보다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소신, 중심을 잡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손자병법 교양강의> 이 책은 그 유명한 손무의 '손자병법'을 마치 강의하는 것 처럼 정리한 것이다. 지난번에 같은 출판사의 <사기 교양강의>를 읽고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던터라 이번에도 은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21세기에 캐캐묵은 병법서라니 오늘날의 전쟁은 과거와는 너무나 달라서 첩보전, 기술전 이라고들 한다. 진법을 펼칠 결흘도 없이 첨단 무기로 판가름 날 뿐 아니라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인간에게 치명적이다. 저자의 말처럼 '손자병법'을 오늘날의 전쟁에 이용하려 했다가는 아마도 처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전쟁의 주체가 인간이라면 그 원초적인 욕망과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 전쟁의 승패와 향방을 가늠한다고 보아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손무는 전쟁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지혜를 제시해줍니다. (p.31) "
 
 어떤 전쟁이든 승자와 패자가 나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양쪽 모두가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고통 다시말해 가족을 잃어야 하는 슬픔,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전쟁 후의 상실감 등은 결코 패전국만의 것이 아니다. '손자병법'의 기본적인 가르침 또한 전쟁이란 무조건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그래도 어쩔 수 없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기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지휘관 이상의 직위를 가진 사람이 알아두어야 할 자세 위주로 되어있고, 후반부는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손자병법'의 가르침(전략, 전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스위스에 대한 설명이다. 스위스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전쟁을 피해갈 만큼 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 나라처럼 전쟁이 잦았던 나라는 국방력이 약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학문을 논하는 것만 중하다 여기고 다른 분야를 배척하였을 뿐 아니라 배운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사리사욕을 채우기에만 급급했으니 그 댓가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치러야 했던 것이다.
 
 또 한가지는 120여년간 유지되어 온 코카콜라 제조 비법에 관한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철저하고도 치밀하게 비밀을 유지해 왔는지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 오랜 세월동안 가능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대전은 기술의 전쟁이다. 정보와 기술이 곧 국력인 것이다. 우리의 핵심 기술을 국외로 빼돌린 산업스파이에 대한 기사가 가끔씩 보도되곤 하는데 절대로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술을 보호해 주고 범법자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왜 '난세를 이기는 지혜와 통찰을 최고의 병법서에서 배운다' 라는 멘트를 달고 나온 것인지. 비록 먹고 살기 힘든 때라고는 하지만 병법서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문구는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분명한 사실이라도 혼자서 푸념처럼 늘어놓을지언정 다른 사람을 통해 확인받고 싶지는 않은 심리인가 보다. 독자층을 보다 넓게 확보하려는 의도였다면 손자병법을 있는 그대로 강의해주고 그 시대에 그런 전술이 먹힐 수 밖에 없었던 사회적 분위기 라든지 사람들의 보편적인 사고에 대해 덧붙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이란 국민들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고 삶을 통째로 뒤흔드는 것임으로 부디 정치를 하는 이들은 역사를 거울삼아 잘못을 되풀이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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