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를 금하노라>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등어를 금하노라 - 자유로운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외치다
임혜지 지음 / 푸른숲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씨가 추워져서 옷장 정리를 하다 보니 작년에 입었던 아이의 내복이 죄다 작아져서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봄에 구입했던 옷들이 가을에 꽉 끼일 정도로 쑥쑥 자라는 아이인데 옷 장만하는 것도 장난이 아니다 싶기도 했고, 어짜피 내의로 입는 것이니 올 겨울은 지내보자 싶어 그냥 입혀 보냈다. 그랬더니 저녁에 아이가 하는 말이 발목이 시리더란다. ^^;; 옆에서 모자의 대화를 듣던 남편이 누웠다가 벌떡 나서는 궁상 좀 그만 떨라고 버럭 거린다. 둘이서 맞벌이 해가며 돈을 버는데 아들내미 내복값까지 아껴서 뭐하냐고 말이다. 그날 저녁 당장 마트가서 내복 사입혀 재우고 아이 옆에 누우니 한 순간에 엄청 나쁜 엄마되고 이게 뭔가 하면서 가슴을 치면서 후회했다. ㅠ.ㅜ 

 

 절약과 궁상...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차원을 의미하는 단어일수도 있지만 때론 한 끗 차이일 때도 있다. 바람이 차가운 날 버스로 몇 코스나 되는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날도 추운데 왜 걸어가느냐는 주위의 질문에 차비가 없어서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을 들으면 정말 궁상맞고 처량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해서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기로 스스로와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위해 그런 것이라는 대답을 듣는다면 약간은 다른 의미로 와닿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내가 아무리 소신때문이라고 말을 해도 상대가 "그래도 궁상이면서..." 라고 해버리면 이것은 소신인가 궁상인가? ^^;

 

  <고등어를 금하노라> 이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소신있게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알게된 것 같다. 책의 저자는 고등학교 때 가족이 독일로 이주한 후로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결혼을 하여 두 자녀를 둔 아줌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줄일 수 없다는 철칙을 고수하기위해 높은 학력에 비해 적은 월급을 기꺼이 감수하고, 환경을 위해 차를 포기하고 자전거를 타며, 취침때는 난방을 돌리기 보다 따뜻한 물주머니를 안고 잔다.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운송되어 온 물품이나 먹거리를 거부하며 대형 마트가 있음에도 동네 유기농 슈퍼를 이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에세이의 특성상 개인적인 일상사까지 언급되어있어서 수다를 떠는 것처럼 편하게 듣다가도 정치, 사회,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조목조목 짚어줄때는 역시나 똑소리 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독일이 지난 날의 잘못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사죄하고 배상하였고 국제사회도 그 부분은 인정하였다. 하지만 독일 사회의 일부분에서는 여전히 나치의 잔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짐작은 했으면서도 섬뜩했다. 그리고 독일처럼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이미지를 가진 나라에서 조차 돈으로 자신을 과시하고,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엄마들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볼때 어느 나라든지 정도의 차이일뿐 사회적인 현상은 비슷하구나 싶다.

 

 도덕과 윤리 개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자유란 무조건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 다는 것을 함께 배우고 자란다. 하지만 '자유'라는 말의 어감은 세트로 따라다니는 책임을 떼버릴 자유까지 포함하고 있는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때문에 누구나 원하는 것만 모두 가지고 하나 라도 포기하거나 잃는 것은 싫어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포기'란 생각해서는 안될 단어이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위해, 선택의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Winner 라는 사실일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