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 수수께끼와 역설의 유쾌한 철학퍼즐 사계절 1318 교양문고 14
피터 케이브 지음, 남경태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로봇이 인간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어린아이 스럽다고 해야할지 혹은 너무나 철학적인 질문이라고 해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일단은 이 책이 철학에 관한 책인 만큼 철학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어야 했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사람을 먹으면 왜 안 되는가?> 라는 책을 쓴 피터 케이브 라는 저자의 책이다. 결국 두 권의 책은 내용면에서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우선 제목에서 연상되는 것은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했던 <바이센테니얼 맨> 이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미래 세계, 가사 도우미용 로봇으로 만들어진 앤드류 라는 로봇은 마틴 가족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앤드류는 제조상의 사소한 실수로 인간과 같은 감성을 가지게 되면서 가족들과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는데, 세월이 흘러 마틴가의 후손과 사랑에 빠지면서 인간이 되고자 갈망한다. 그는 위원회가 거부하는 조항들을 한 가지씩 수정해 가면서 인간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마침내 영원한 삶까지도 포기한다.

 

 요즘 울 아들이 푹 빠져있는 '디지몬' 이라는 만화를 보면 인간과 디지몬들이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위해 싸우는 주인공들의 활약이 주를 이룬다. 또한 '액스맨' 이라는 영화에서도 돌연변이들에게 인간과 똑같이 되라고 요구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계를 인정해 줄것을, 그들이 인간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들을 철학적으로 해석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정말 로봇은 인간이 될 수 없는 것일까?

 

 앞서 읽었던 <사람을 먹으면 왜...> 에서와 마찬가지도 이 책에서도 황당 질문과 궤변도 눈에 띈다. 말도 많고 주장도 다른 "어디부터 사람인가?" 하는 질문에서는 인간을 죽이는 행위가 잘못이라면 인간을 낳지 않는 것도 잘못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슬람과 서양의 도덕관이 다른 것은 지극히 상대적인 것이라는 내용과 도덕도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이라는 주장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사람은 왜 '허구'인 것을 알면서도 감정을 변화를 느끼는 것인지, 모작임이 밝혀지는 순간 왜 예술적 가치가 떨어지는가 하는 질문 등은 분명 반박할 내용이 있다고 생각되는데도 불구하고 순간 작가의 의도에 말려드는 느낌이 들어 약이 오르기도 했다. ^^;;   

   

 중요한 것은 인류의 역사를 뒤돌아 볼 때, 특정 현상이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리고 그 부분에 대한 이설이 없어지면 더이상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에 대해 질문하는 것을 보라. 하늘의 별은 왜 반짝이며, 자신은 어디서 태어났으며, 비는 왜 내리는지, 계절은 왜 바뀌는지,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 의 할머니까지 올라가면 누가 있는지 등 어른들에겐 질문 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들이 그들에겐 엄청난 사실이 될 수도 있다. 당연한 현상에 질문을 던지고, 기존의 명제를 뒤집는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도전하는 것이야 말로 사고의 폭을 넓히고 사상을 발전시킨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다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 으로 돌아가 보자. 인간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다는 것과 '인간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포인트는 바로 그 점이 아닐까? 영화를 보는 순간에는 인간보다 더 따뜻한 앤드류의 마음과 지고지순한 사랑에 그가 인간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면서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물을 떨구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과연 그는 로봇인가 아니면 인간인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진정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 철학은 정말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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