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디자인 산책>을 리뷰해주세요.
핀란드 디자인 산책 디자인 산책 시리즈 1
안애경 지음 / 나무수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소개된 나라에 너무나도 가고 싶고, 떠나지 못하는 내 처지가 안타까워 마음이 복잡해 지곤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고 싶은 곳을 곳을 적으라고하면 나라 이름과 도시를 줄줄 읊을 수도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여행이라면 몰라도 외국에서 자리잡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드물다. 누가 뭐라해도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가족과 친지들이 있는 곳이 맘 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굳이 여행이 아닌 머물고 싶은 외국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미국도 프랑스도 아닌 북유럽의 도시들을 꼽고 싶다. 
 

 우선은 최근들어 북유럽의 신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리스, 로마의 영향권 아래 있었던 나라들과는 색다른 매력이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세계적으로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를 꼽을 때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 단연 돋보이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모두 제치고라도 잘 보존된 호수와 곧게 자란 자작나무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야말로 가장 끌리는 부분이다. 

 

 "핀란드 사람들이 대부분이 그렇듯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 특히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남다르다. 디자인이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힘은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의 세밀한 관찰력과 예술적 감각이 디자인으로 전해지는 데서 온다. (p.56)"

 

 <핀란드 디자인 산책> 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사실 디자인하면 이탈리아나 프랑스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왜 하필 핀란드일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다. 핀란드는 북유럽의 국가들 중에서 '살기 좋을 것 같은 나라' 중 한 곳으로 미수다에 출연했던 소주를 좋아하는 아가씨, 한국인 보다 더 한국적인 따루의 나라이기도 하고 노키아, 자일리톨 껌 등으로 유명한 나라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핀란드의 디자인'에 관한 책이기도 했지만 '디자인을 통해 바라본 핀란드'라는 설명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이 가진 자연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매장된 석유처럼 거저 얻어진 것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목공을 가르침으로써 나무를 친근하게 느끼고 나아가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른으로 자라게 되는데, 생활속에서 습관처럼 지켜지는 자연보호가 인상깊었다. 책 읽는 내내 핀란드인들이 얼마나 철저하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사람들인지 그러면서도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의 방식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무엇보다 자연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디자인에 담아내는 방식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한국은 한국만이 가진 문화와 전통 그리고 사회환경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디자인은 결코 근거 없이 만들어지거나 다른 데서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 한국 사람만이 가진 뿌리 깊은 전통과 그 빛나는 가치를 현대 생활 속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진실한 생각이 먼저 필요하다가는 생각을 한다. (p.325)"

 

 오래된 도시를 손보더라도 돌 하나 함부로 옮기지 않는다는 핀란드인의 생각과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저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했다. 비단 디자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문화산업 전반에 걸쳐 해당되는 것이기도 한데, 무조건적으로 새것을 추구하거나 뉴욕, 파리의 것을 모방하려 애쓰기 보다 '우리 것'을 보존하고 승화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핀란드의 디자인의 통해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는 에코 디자인과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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