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희망이다>를 리뷰해주세요
거꾸로, 희망이다 -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다
김수행 외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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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경제 회생에 대한 절박함을 기반으로 세워졌다. "일단 경제만 살려다오~ " 당시 많은 국민들은 두 손을 꼭 쥐고 눈을 질끈 감았었는데 우선은 먹고 살만해야 도덕도 따진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또한 노 전 정권에서 국민을 위해 뭔가 정책을 펼치려 해도 힘을 실어주는 이가 없다며 고민하던 것을 보아온 터에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부정부패 척결하고, 확실하게 경제를 살려줄거라고만 믿었다. 그땐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 불도저가 국민을 향해 달려들거라고는 말이다. --;;

 
 정부가 들어서고 얼마되지 않아 한미 FTA와 관련하여 촛불에 불을 당기게 만들더니 개발지역의 서민들을 사지로 내몰고, 급기야 전직 대통령 투신이라는 엄청난 결과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 문제는 어떤 결정을 하고 추진하든지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고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있다. 국민들이 슬퍼할 때 함께 슬퍼하고, 아파할 때 보듬어 주지는 못할망정 오뎅 몇 개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다니... 휴~ ;; 쏟아내고 싶은 말은 많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해야겠다. 다치기 싫으니까.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라며 소주잔 들이키는 이들에게 말한다. '거꾸로, 희망이다' 라고... 글쎄다. 이미 술 기운이 오른 사람에게는 자칫 시비로 이어질 말인지 모르겠으나, 대한민국의 지성 12인이 입을 모아 주장한 말이니 터무니 없는 말은 아닐 것이다. 예로부터 지식인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민중의 앞에 서서 길을 인도하면서 이끌어 왔었다. 오늘날 처럼 고학력을 자랑하는 시대라 해도 마찬가지다. 너나없이 '답이 없다.'며 한탄하는 이들에게 현실을 바로 보도록 도와주고 나아갈 길을 고민하게 만든다.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막연하게 알고 있던 '미국발 경제위기'에 대해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두려움은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현 정권을 비난하고 투기하는 사람을 비난하면서도 당장 내 문제로 이어지면 한 몫 잡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는 지적에 괜시리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 지기도 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 단체에 너무 무관심했다는 반성을 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지금 겪고 있는 위기는 나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는 것에서 내면의 치유가 시작되며, '경제 회복 보다 자기 회복' 이라는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현재를 '혼돈의 시대'라 규정한 무거운 주제에 비해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되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2인씩 조를 이루어 강연했던 것을 바탕으로 씌여지다보니 인터뷰 형식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강연장의 분위기까지 옮기려했던 노력이 엿보여서 좋았다. 강연도 마찬가지고 책도 마찬가지다. 돌아서서 당장 저녁 반찬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내일이면 없던 직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미래를 위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끝.

 
(여기서부터는 사족입니다. 책 읽으면서 겨우 마음을 다잡았더니... 요즘 속 뒤집는 소식이 있지요.)

 
며칠 전부터 인사 청문회 소식을 접해보니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울렁증이 도지는 것만 같다. 이건 인사 청문회인지 비리 청문회 인지. 우리 나라에 이렇게도 인재가 없나 싶어 마음이 답답하다. 그때는 모두가 그런 불법을 저질렀기 때문에 라는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기 전에 스스로 깨끗하지 못하다면 아예 청문회장에 나오질 말았어야 했다. 지명하는 사람이나, 좋다고 욕먹어 가면서도 나오는 사람이나... ㅠ.ㅜ;; 사실상 인사에 관해서는 이번 정부만 그런 것도 아니고,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국회의원들 조차 뽑아만 놓으면 다들 똑같아 지니 마음이 답답하다. 

 
서민의 마음은 도대체 누가 알아주나? 그래도 희망인 것이 맞나?
'거꾸로, 희망이다'를 외쳐주신 이분들을 국회로 보내면 세상이 바뀌려나? 허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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