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즐거움>을 리뷰해주세요
노년의 즐거움 - 은퇴 후 30년… 그 가슴 뛰는 삶의 시작!
김열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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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었다. 내 기억으론 그 영화를 봤을 때가 분명 대학 새내기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개봉일을 검색해보니 아무리 계산해도 고2때 쯤 봤다는 결론이 나온다. 휴~;; 옛날 이야기 끄집어 낼때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뭔가 앞뒤가 들어맞질 않으니 아주 그냥 미치겠다. 그래도 일단 10대 후반쯤이라고 말해두고 밀어부쳐 볼란다. 영화에 대해서는 워낙 유명하니까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꺼내려는 이야기는 그날 사람들한테 치여가면서 줄을 서있다가 만난 한 커플에 관한 느낌이다. 

 

남자분은 바바리 코트를 입은 로맨스 그레이였다. 대학 교수님이거나 은퇴한 교장선생님 쯤 되어보이는, 인자함이 넘쳐 보이는 얼굴이었다. 옆에 서 계시던 분은 첫느낌이 '곱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기품이 넘치는 부인이셨다. 그 나이의 어머님들이 즐겨하시는 진주목걸이나 알 굵은 반지 대신 심플해 보이는 가방과 스카프가 멋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주위에 다정함을 과시하는 젊은 커플이 많았음에도 노년의 커플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은 난생 처음으로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나이든다는 것이 너무나 아득하다가도 슬플 것만 같았었는데 말이다. 

 

<노년의 즐거움> 이 책은 "인생은 60부터~" 라는 말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황혼이 황홀한 것 처럼 인생도 노년이 아름다워야 하며, 누구나 그런 노년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노년은 지난 세월 동안의 경험과 지혜가 최고점에 달하는 시기이다. 노숙老熟, 노련老鍊, 노장老壯의 세 가지 빛을 가진 노년, 자신에게 당당하고 사회에서 인정받는 노년이 되어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책은 총 4장으로 되어있는데 첫번째 장에서는 '노년의 얼굴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위대한 인물들의 초상은 젊은 날이 아닌 노년이 것이 많았는데 완숙미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라는 점이 설득력 있다. 나이 40이 넘으면 자신의 외모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보톡스라도 맞아서 주름을 쫙쫙 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오해다. 세상 모든 것을 포용할 것만 같은 인자함 그런 것이 바로 노년의 여유이고 노년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 장에서는 '노년을 위한 5금과 5권'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5금은 잔소리와 군소리를 삼가라, 노하지 마라, 기죽는 소리는 하지 마라, 노탐을 부리지 마라, 어제를 돌아보지 마라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노파심이 커진다고들 한다. 살아온 인생에 대해 이런저런 아쉬움이 생겨서일까 자녀들이나 후배들에게 자꾸만 당부하고픈 맘이 생긴다. 또한 뜻한 바가 맘대로 되지 않으면 노하기도 하고 쉽게 기가 죽기도 하고, 이유없이 욕심을 부리기도 한다. 그래서 노인들을 변덕스럽다고, 아이 같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노년의 5금은 자신과 가족,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잊지 말아야 할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5권으로 꼽은 유유자적, 달관, 소식, 사색, 운동은 노년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위해 꼭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세번째로는 '노년의 즐거움' 이다. 흔히들 노년에 무슨 낙이 있을까 하며 한탄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년이야말로 진정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시기이다. 노익장을 과시한 역사속 문학가, 예술가들 뿐만 아니라 87세의 최고령 마라토너의 열정은 젊은 이들조차 감히 따라할 수 없을 만큼의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가 걷고 있는 노년을 에세이 형식으로 들려준다. 그 자신이 노년 중에서도 중반을 넘어선 위치에 서있으나 그 모습이 어찌나 평화롭고 여유로워 보이는지... 말그대로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노년에 대한 감상적인 접근이라기 보다 학문적 접근이라는 비중이 크다. 노년에 대한 현실(사회적인 문제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때론 문학적인 표현을 인용하기도 한다.)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노년에 대한 현실이 너무나 '리얼'해서 가끔씩은 김이 팍팍 샌다. 다시말해 "노인을 이런식으로 비하해서는 안된다"라고 예를 들고 "바른 표현은 이렇게 쓴다." 라는 설명이 있다고 하면 바른 표현은 덤덤한데 비하하는 표현은 엄청 거슬리면서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이다. --;; 결과적으로 이런 노년을 살아야 겠다는 각오 보다는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황스러웠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고 노인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책이 그랬던 것 처럼 노인 문제에 있어서도 정부만 믿고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30대 직장인으로서 체감하는 것을 말하자면 국민연금 공제액이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데 비해 수령 연령은 높아지고 금액도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재테크 관련 책에서 공통으로 말하는 것도 가계 지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교육비의 경우 '반드시' 상한선을 긋고 노후를 대비하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고향으로 내려가 텃밭 일구는 소박한 삶을 꿈꾸더라도 텃밭 조차 가지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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