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목숨 걸고 편식하다 - MBC 스페셜
황성수. 정성후. 김은희 지음 / 쿠폰북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2010년의 어느날, MBC가 파업을 시작할 즈음이었을 것이다.

프로그램 대부분이 제대로 방송되지 않았고, 그대신 그동안 방송되었던 프로그램들이 ‘스페셜’ 형태로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실 MBC가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볼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파업’ 덕분에 나는 보석과도 같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바로 <고혈압, 목숨걸고 편식하다>였다. 제목만 보면 어떻게 병이 있는데 ‘편식’이란 것을 할 수 있는지, 병을 고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방송을 보다보면, 그리고 황성수 박사가 제안하는 ‘현미채식 밥상’을 통해 효과를 톡톡히 본 사람들과 만나다보면 그 의문이 싹 사라지고 만다. 병을 고치기 위해 ‘편식’이란 방법을 선택한 것이니까.

같은 제목의 책 <고혈압, 목숨걸고 편식하다>는 그 방송의 내용을 담았다. 방송을 통해 한번 보았지만, 제대로 적어두지 않으면 실천하기가 좀 버거운데, 이 책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 아니라 곁에 두고 두고 보면서 따라할 수 있도록, 음식만드는 법, 피해야할 음식 등이 담겨 있어서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사실 나의 부모님께서 고혈압 약을 꼬박꼬박 드시고 있다. 의사가 처방한대로, 말 잘듣는 학생처럼 거역하지 않고 꼬박꼬박. 거기에 어머니의 경우 당뇨까지 있으셔서 책에 나온 사람들처럼 하루에 드시는 약이 예전엔 10알 이상 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약을 드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언제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건강한 사람도 그렇게 약을 드시다간 오히려 더 병이 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텔레비전에서 우리나라 병의원들의 처방약남용에 대한 내용도 수시로 봐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 중요한 것은 고혈압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원인이 아닌 증세에 대해서만 치료하는 단순한 대증요법을 위해 약을 평생 복용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보다는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하겠지요. 그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고기, 생선, 계란, 우유 등의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 (p74)

 

우리가 5대 영양소니 뭐니 하며 건강을 지킨다고 칼로리 계산을 하면서 먹었던 음식들이 사실은 너무 많이 과한 것이었다는 부분을 보면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우리의 병은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었던 것이다.

책의 맨 뒤에 나오는 다양한 채식 조리 방법을 보면 우와 하고 놀랄지도 모르겠다. ‘채식’ 식단이라 말을 들으면 무엇을, 어떻게 해먹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고, 다양한 음식이 없어 정말 ‘편식’ 후 후유증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던 마음에 해답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다양한’ 요리법이 소개되어 있다. 이렇게 잘 먹고도 살이 빠지고 건강해 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현미로 지은 밥에 신선한 채소와 신선한 과일로 이루어진 밥상을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고, 평생 먹어야 하는 줄 알았던 약과도 이별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래서 이 책은 나보다는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통주 수첩 - 우리의 맛을 즐기는 72가지 전통주 구르메 수첩 4
류인수 지음 / 우듬지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요즘 ‘신데렐라 언니’ 라는 드라마가 인기여서 나도 보고 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대성 참도가’에서 만든 막걸리를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 <전통주 수첩> 표지에서 그 술을 발견해버렸다!

얼른 책장을 넘겨 막걸리에 대한 설명을 보니 ‘ 100% 유기농 쌀을 사용했고, 맛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어떠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차게 해서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라고 되어 있었다. 드라마 소품이라고만 생각했던 술이었는데, 실제로 있는 술이라니...

그렇게 생각하니 더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처럼 우리나라 전통주에 대해 궁금함이 생길 때 펼쳐 볼만한 책이 바로 < 전통주 수첩>이 아닐까 한다.

그동안 ‘와인’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 있고, 그만큼 와인에 대한 인기도 많아서 뭔가 부럽기도 한 마음이 있었는데, ‘막걸리 열풍’을 타고 이렇게 버젓이 우리 술에 대한 책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막걸리를 찾기도 하여 인기가 높아지니 왠지 더 뿌듯하게 느껴진다.

이강주, 인삼주, 송로주 등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우리술에서부터 송화 백일주, 두충주, 들국화주, 하향주, 고소리 술 등 처음 들어본 술까지, 우리술은 이렇게나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왠지 책을 보다보니 술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생긴다. 비도 이렇게 추적추적 내리고 있으니, 막걸리에 전 한접시!

요즘은 마트나 백화점에서도 우리 술을 판매하고 있으니 퇴근길에 한병 사들고 들어가야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르투갈 내게로 오다
김희은 지음 / 즐거운상상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저자처럼 나 역시 책 속에서 포르투갈을, 리스본을 발견하고 그 곳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가다가 실제로 포르투갈에 여행을 다녀왔다. 떠나기 전, 유럽이라는 곳에 처음 가보는 것이라 기대에 부풀어 설레이는 마음만큼, 낯선 도시에 대한, 말이 통하지 않아 겪을지 모를 일에 대한 두려움 또한 컸다. 하지만 자정이 가까운 시간 도착하게된 리스본 공항에서 호텔까지 이동하는 동안 만났던 친절한 리스본 사람들의 모습에 나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어리버리 물정 모르는 동양인 아가씨를 위해 그들이 보여준 따뜻한 성의는 리스본에 머무르는 내내 계속되었고, 그 덕분에 나는 첫 장기 유럽 여행(? 포르투갈 4일, 스페인 9일정도) 의 기억은 장밋빛으로 물들 수 있었다. 또 그 때 마음껏 포르투갈을 보고오지 못했다는 아쉬움으로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또다시 포르투갈에 가게 된다면, 포르투갈에만! 있다 오고 싶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그랬지만, 다녀오고 나서도 포르투갈을 다룬 여행책은 드물었다. 다른 나라와 엮어서 거쳐가는 나라 중 하나로 적어놓은 책을 보기도 했지만, 언제나 부족함을 느꼈다. 포르투갈만큼 포근하고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 나라도 드물텐데...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다가 보게된 < 포르투갈 내게로 오다>는 그래서 더 반갑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보통 여행 에세이를 보면 감상이나 생각이 많은데, 이 책에는 그런 내용뿐 아니라 포르투갈의 역사나 문화, 포르투갈인이 좋아하는 것 등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질수도 있는 내용까지 함께 담겨 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저자의 포르투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본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나라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다면, 그 나라의 ‘모든 것’을 담고 싶어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 책이 나왔더라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즐기고. 겪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어찌나 아쉽던지...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엔 까미노 - 산티아고로 가는 아홉 갈래 길
장 이브 그레그와르 지음, 이재형 옮김 / 소동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책이다.

나는 왠만하면 순례길에 관한책, 일본에 관한 책,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꼭꼭 찾아 읽어보려고 노력하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한 책은 요즘, 끊이지 않고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어느 책에선가 순례길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 중 ‘독일인’과 ‘한국인’이 대다수라고 한 걸 읽었는데, 그 인기를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이 책 <부엔 까미노>가 다른 순례길에 관한 책들과 다른 점은 지금까지 한 개의 길만 있다고 생각했던 순례길이 아홉 개의 다양한 경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 순례길의 역사적인, 혹은 종교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 다양한 순례길의 풍경을 사진으로 전해준다는 점이겠다.

 

1. 순례길 중의 순례길, 르퓌길

2. 가장 사랑받는 카미노의 왕도, 프랑스길

3. 가장 아름다운 성당들을 만나려면, 파리와 투르길

4. 얼마나 감동적인 길인가, 브르타뉴 순례길

5. 때묻지 않은 처녀의 길, 북쪽 해안길

6. “내가 정말 순례길에 와있구나”, 베즐레 순례길

7. 고흐의 숨결을 느끼며 걷다, 아를 순례길

8. 이 길이 에스파냐다, 은의 길

9. 세상의 끝에 이르다, 피니스테레 곶 순례길

 

보통 우리가 접하는 순례길에 관한 책은 이 아홉 개의 길 중 ‘프랑스길’이라고 하는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내륙으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는 길을 걷고 그 감상이나 길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인기있는 프랑스길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길에 대한 책도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고흐의 숨결이 남아 있다는 아를 순례길, 바닷가와 접해 있다는 북쪽 해안길, 포르투갈을 지나 스페인으로 지나가는 순례길...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이 길에 대한 흥미가 부쩍 생겨버렸다. 다양한 순례길의 풍경을 담은 사진은 보고만 있어도 그 길 위에 서 있고 싶다는 갈망을 몽글 몽글 피어오르게 만들만큼 아름답고 신비롭게 다가온다.

그 다양함이 즐기는 것이 너무 좋았던 책, <부엔 까미노>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예전에 읽은 <책탐>이라는 책에서 다뤄졌기 때문에 읽게 되었다. 소개된 책 중, 나중에 꼭 찾아 읽어볼 책을 따로 정리해 놓았는데, 그 중 한권이 바로 이책이었다.

하지만, 책을 사놓고도 바로 읽을수가 없었다. 책 제목처럼 <불편한 진실>을 앞에 놓고 보니 선뜻 책장을 넘기기가 두려워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몇 달 동안 이 책은 그냥 책장에 방치되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따뜻한 날씨를 보여주던 봄날.. 드디어 책을 손에 쥐고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오... 역시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긴 했지만, 눈살이 찌푸려진다. ‘세계화’라는 미명아래, 얼마나 많은 극빈국들이, 개발도상국가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지. 여섯 살 정도의 아이들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숨길수 없는 분노가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있다보면, ‘난 그런 일에 전혀 책임이 없어!’ 하고 외면할 수는 없어진다.

지금 전기를 쓰고 있는 이 순간, 핸드폰으로 친구와 수다를 떠는 이 순간에도 나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의 대부분에 힘들게 사는 그 사람들의 희생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게 세계화였기 때문이다.

 

‘세계화’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비슷하다.

좀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아야 하고, 그렇게 둘 사이를 더 큰 격차로 벌어지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덜 가진 사람의 모든 것을 빼앗아야 끝나는 게임의 연속이다. 덜 가진 사람은 결국 배고파서 죽고, 많이 가진 사람은 결국 배터져서 죽는 멍청한 결과를 초래하는 게임. 하지만 그러한 진실을 솔직히 밝힐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속에 갖은 미사여구로 치장된 거짓이 떠다닌다. 다 너희들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였어.. 와 같은.

이 수많은 보고서는 우리에게 미미하지만 작은 변화를 요구한다. 갖은 미사여구 속의 진실을 찾아내게 만든다. 외면할 수 없는 책임을 느끼고 조금 다르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에게 ‘세계화 시민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작은 변화의 시작은 ‘미미한 날개짓’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길 바래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