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왜 콩고에서 벌어진 분쟁이 우리 휴대폰 가격을 더 싸게 만드는 걸까?
카를-알브레히트 이멜 지음, 클라우스 트렌클레 그래픽, 서정일 옮김 / 현실문화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예전에 읽은 <책탐>이라는 책에서 다뤄졌기 때문에 읽게 되었다. 소개된 책 중, 나중에 꼭 찾아 읽어볼 책을 따로 정리해 놓았는데, 그 중 한권이 바로 이책이었다.

하지만, 책을 사놓고도 바로 읽을수가 없었다. 책 제목처럼 <불편한 진실>을 앞에 놓고 보니 선뜻 책장을 넘기기가 두려워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몇 달 동안 이 책은 그냥 책장에 방치되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따뜻한 날씨를 보여주던 봄날.. 드디어 책을 손에 쥐고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오... 역시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긴 했지만, 눈살이 찌푸려진다. ‘세계화’라는 미명아래, 얼마나 많은 극빈국들이, 개발도상국가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지. 여섯 살 정도의 아이들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숨길수 없는 분노가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있다보면, ‘난 그런 일에 전혀 책임이 없어!’ 하고 외면할 수는 없어진다.

지금 전기를 쓰고 있는 이 순간, 핸드폰으로 친구와 수다를 떠는 이 순간에도 나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의 대부분에 힘들게 사는 그 사람들의 희생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게 세계화였기 때문이다.

 

‘세계화’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비슷하다.

좀 더 가진 사람이 덜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아야 하고, 그렇게 둘 사이를 더 큰 격차로 벌어지게 만들고, 그러면서도 덜 가진 사람의 모든 것을 빼앗아야 끝나는 게임의 연속이다. 덜 가진 사람은 결국 배고파서 죽고, 많이 가진 사람은 결국 배터져서 죽는 멍청한 결과를 초래하는 게임. 하지만 그러한 진실을 솔직히 밝힐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속에 갖은 미사여구로 치장된 거짓이 떠다닌다. 다 너희들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였어.. 와 같은.

이 수많은 보고서는 우리에게 미미하지만 작은 변화를 요구한다. 갖은 미사여구 속의 진실을 찾아내게 만든다. 외면할 수 없는 책임을 느끼고 조금 다르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이 책은 그렇게 우리에게 ‘세계화 시민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작은 변화의 시작은 ‘미미한 날개짓’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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