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콤한 상자/작은 집이 좋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의 달콤한 상자 - 앤틱 샵에서 찾아낸 달콤한 베이킹 레시피
정재은 지음 / 소풍 / 2010년 11월
절판


책 이야기를 하면서 먼저 ‘돈’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 요즘 책 값, 솔직히 많이 올랐다. 어느 것 가격이 안올랐겠냐만은, 이 책만해도 16,800원. 좀 있다 20,000원을 넘는 책들이 수두룩해질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렇지만 말이다, 책 값이 그렇게 올라도 책 속에 담긴 내용만 충실하다면, 그러니까 ‘책 값을 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면야 솔직히 하나도 아깝지 않다. 그런 책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일 것이다.

<나의 달콤한 상자>는 베이킹에 관한 책이다. 요즘 베이킹, 전자렌지로도 하고 밥솥으로도 할 수 있게 다양한 방식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 책은 ‘정통’에 가깝다.
오리지널... 이라고 말해야 할까?
미쿡에서 사는 ‘정재은’이라는 사람이 찾아낸 ‘오리지널, 정통 방식의’ 오븐에 굽는 베이킹 방식이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자꾸 ‘타샤 튜더’ 할머니를 떠올렸다. 오븐에 구운, 자신만의 독특한 음식을 나눠 먹는 걸 좋아하셨는데... 하면서 말이다.
어째 미쿡이라는 나라의 공기가 그런 것일까? 아님 그 곳의 원래 방식이 그런 것일까?
이 책은 미국의 일반 가정에서 즐기는 간식, 베이킹 요리들이 ‘제대로’ 소개되어 있었다.

베이킹에만 소질이 있는 줄 알았는데, 저자는 직접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다방면의 능력자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헌책방, 엔틱샵을 뒤져 누군가의 ‘비법 레시피’를 발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수받거나 한 보물같은 레시피를 이 책을 통해 공개하였다. 달콤한 케이크나 쿠키 등을 만들며 하나하나 소중히 사진을 찍어 책에 담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저자의 즐거움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지는 기분이다. 사진도, 스윗츠들도, 글도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겠구나... <나의 달콤한 상자>라는 제목이 왜 붙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책을 보기 전에 미리 배를 두둑하니 채워두는게 좋을 듯 하다. 달콤한 유혹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강도를 더해간다. 시중의 P나 T제과점에서는 만날 볼 수 없는 케이크, 쿠키, 파이 등이었기 때문에 더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원래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는 그렇게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베이킹 레시피들이 가득하다. 이 정도면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의 보물을 숨김없이 내보여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 오래도록 전해지는 진짜 보물이 되어줄 소중한 정보이다.
그나저나 오븐이 없는 나는 이런 맛있는 달콤한 것들을 어디서 맛볼 수 있을까?
조만간 오븐이 있는 친구 집에 가서 오랜만에 수다도 떨며 소소한 행복을 맛볼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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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도 올레길이 있다 - 국내 최초 로드플래너가 추천하는 도심 속 걷기여행52
손성일 외 지음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품절


서울에 살고 있다면, 이 책 정말 유용할 듯 싶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으니까. 서울에 이렇게 많은 ‘길’ 이 존재했던가?
제주 올레길만 생각하고 있던 내게 이 책은 ‘근처’의 다양한 걷기에 적합한 길을 소개해 주고 있다. 걷는데 3-4시간 정도 걸리고, 주변에 숲이 있고, 다양한 볼거리를 숨겨 놓고 있기도 하고, 예전의 향수를 떠올리게 마을을 지나는 길을 소개한다. ‘서울’이라는 무채색 도시 안에 이런 ‘초록색’ 길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안을 얻는 기분이다.

서울 주변의 걷기에 좋은 길을 우선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계절별로 크게 나누었다.
서울 시내 뿐 아니라 외곽에 있는 길까지 인터넷 카페 회원과 저자들이 엄선한 52군데의 걷기에 좋은 길이다. 강동그린웨이, 아차산길, 초안산 둘레길, 이성산성길, 삼청공원-길상사길, 김포 철책선길, 서울 성곽길, 우면산길, 서울대공원 삼림욕장 등등에 마지막에는 가볍게 걸을만한 산책길까지 다양한 길을 구비(?)해 놓았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아이스크림 가게 보다도 21가지나 더 많은 길이다.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길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서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길이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과 연결이 되어 있고, 자가용과 같은 편한 수단으로 찾아가는 길을 표기해주기보다 이렇게 좀 더 대중적인 방법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는 점도 참 마음에 든다. 솔직히 여행 서적을 보면서 자가용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자세히’ ' 더 많이‘ 나와 있고, 대중 교통편을 이용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없거나 자세하지 않아 많이 서운해 하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와있는 이 다양한 걷기위한 길로 위로가 된다.

서울의 다양한 길 뿐 아니라 숨겨져 있는 역사, 새롭게 알게 되는 명소, 미처 몰랐던 서울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숙소도 찾아보느라 시간을 보낼 일 없이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서 산책하듯 길을 걷는다. 새삼스레 숲의 아름다움을, 자연이 주는 갖은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니 얼른 길을 나서고 싶어진다. 얼마나 마음에 위안을 얻게 될까, 얼마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고 올까 괜시리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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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가와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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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의 경주에 비견되는 도시, 일본의 교토에는 양대 산맥이라 일컬어지는 작가 두 명이 있다. 바로 모리미 도미히코와 마키메 마나부가 그들이다. 일본의 정신이라 불리는 교토이니만큼 신비롭고 오래된 독특한 문화가 많은데 그러한 교토의 특징을 잘 표현해낸 작가들이 아닐까 싶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은 최근에야 읽어보았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와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를 읽었는데, 근엄한 척 허세가 가득한 즐거운 이야기가 참 인상깊었다.

하지만 나의 경우 마키메 마나부의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라는 작품이 ‘교토에 관한 첫 소설’이었기 때문인지, 이 작가가 조금 더 애정이 간다.  단편 단편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를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 감탄을 했는데, ‘호루모’라는 요괴들과 함께 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속에서 알콩달콩 피어나는 청춘의 연애담이 귀엽기 때문이기도 했다.

좀 더 본격적으로 호루모와 청춘 이야기를 길--게 펼치는 소설이 나왔으니 바로 지금부터 이야기할 <가모가와 호루모>이다.

우선 책을 보면서 만화같은 표지에 한번 웃게 되고, 한 장 한 장 넘겨 나오는 적나라한 표정에 또 한번 웃음 짓는다. 기대가 점점 커지고, 유쾌하게 즐겨볼 준비를 끝냈다.

이제 막 교토대에 입학한 새내기 아베군이 우리의 어리버리한 주인공이다.

아베는 교토 3대 마쓰리(축제)의 하나인 아오이 마쓰리에서 엑스트라 일을 하면서 다카무라란 친구도 얻었다.  축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두사람은 신입생 환영회에 초청을 받게 된다. 이름도 이상하고 두사람을 초청하던 남녀도 좋지않은 인상을 풍기던 “ 교토대 청룡회” 로 부터였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일까? 그리고 어떻게 두 사람이 교토대에 다닌다는 걸 알게 되었을까?

궁금증 투성이, 그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아베는 다카무라와 함께 신입생 환영회에 참여하게 되고 완벽한 모양새를 지닌 콧날의 소유자 사와라 쿄코에게 한 눈에 반하게 된다. 

쿄코를 한번 더 보겠다는 욕심으로 동호회 활동을 계속하는 아베. 그곳에는 잘해주기만 할 뿐 뭔가를 감추고 있는 선배들과 호루모 경기를 통해 전면 앞에 나서는 아시야, 본짱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외모를 가진, 아베에게만 쌀쌀맞은 후미와 함께 청룡회 활동 속으로 점점 깊이 빠져든다.

2년의 시간이 지난 후, 한층 성장한 아베와 친구들이 있었고, 역시나 뭔가 부족한, 어설픈 신입생 모집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다. 호루모 경기는 이렇게 전승되어 계속 이어져 나갈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뿌듯하게 미소짓게 된다. 두뇌게임을 능가하는 호루모 경기의 진지함도 좋고, 유쾌한 그들의 활약도 멋있다. 알면서도 모든 걸 말해줄 수 없었던 선배들의 마음도 이해되고, 깔봤다가 호루모 경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도 모두 재밌다.

아웅... 역시나 최고다!

교토는... 자신의 매력을 이렇게 끊임없이 글로 표현해 줄 수 있는 작가를 두명이나 갖고 있다니.. 참 좋겠다고 뜬금없는 생각을 해본다. 흥미진진한 호루모 이야기가 계속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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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줄리아 스튜어트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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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영국스럽다.

내가 ‘영국’이라는 나라를 생각할 때 함께 떠오르는 느낌들이 이 소설 안에 다 있었다.

폭풍의 언덕과 같은 황량하고 쓸쓸함, 미스터 빈의 유머, 영국 왕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독특하면서도 기품있는 문화......

소재뿐 아니라 내용도 참 재밌고 독특한 소설이었다.

유령이 출몰하고 죽은 사람이 그렇게 많다던 그 런던탑이 과연 어떤 곳이길래, 이런 독특한 소설이 나올 수 있었을까,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런던탑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음식을 배달시켜 먹으려 해도 그쪽에서 믿지 않고 배달해주지 않아 피자를 시킬 수 없는 근위병 발사자르, 그의 아내 헤베, 그리고 런던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대체 뭐 이런 이야기들이 다 있어! 싶을만큼 유쾌하고 감동적인 소재가 모두 모였다.

아들 마일로를 잃은 슬픔에 서서히 멀어져 가던 부부 헤베와 발사자르. 서로를 사랑하지만 이 위기 앞에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왕실에서부터 명령이 하달된다.

런던탑에 다른 나라 국가 원수들이 선물한 동물들로 동물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자신이 동물을 사랑하는지 어쩌는지도 모르지만 그 일을 맡게 되는 발사자르. 동물들이 잘 못 배달되고, 우리를 탈출하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사망하기도 하는등 한바탕 소동을 겪게 된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 헤어나지 못하던 헤베는 결국 남편을 떠나게 되고, 자신의 일- 지하철 유실물을 주인에게 찾아주는 일-을 하다가 결국 남편과 화해를 하게될 용기를 주는 결정적인 한마디를 듣는다.

헤베와 함께 유실물 센터에서 일하는 발레리, 그녀에게 마음이 있는 아서, 필명으로 에로소설을 쓰는 목사 셉티머스 드류 목사 등 재밌는 등장인물들이 많다.

그들의 얘기 하나 하나만 모아도 영화 한편이 나올듯..

왠지... 그 영화 광고였던... 한사람이 한번만 웃겨도 그게 어디야... 했던 그 말이 떠오른다.

그들의 한바탕 소동이 끝나고, 결국 화해로 마무리되는 이야기에 웃음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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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 대하여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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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유미코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한동안 꿈 속을 헤매는 것과 같이 살고 있었다. 사촌인 쇼이치가 그녀를 찾기 전까지 말이다. 자신이 정신병원에 있었는지, 친구의 농장에서 지냈는지, 무엇이 맞는 것인지 모르게 기억이 어긋나 있었다. 그녀의 이모인, 쇼이치의 어머니의 유언이 아니었다면 쇼이치도 그녀를 찾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언제나 유미코의 걱정을 해주셨던 이모가 돌아가시고, 쇼이치 역시 그녀와 동행하여 예전의 기억을 나누면서 슬픔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쇼이치의 집, 클리닉(정신병원), 그녀가 예전에 살았던 정원이 있는 집, 사건의 피해자인 구마 씨를 만나는 여정동안 유미코는 잊었던 기억을 찾아간다. 마지막 식스센스의 반전처럼 기다리고 있던 결말은 행복한 것이었다.

‘나 여기 있어요’

어린 아이들은 부모에게, 조금 더 자라서는 친구들에게, 더 커서는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이렇게 알리고 싶을지 모르겠다. 혼자가 되고 싶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어쩌면 정말로 혼자가 되고 싶은게 아니라 사실은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모든 순간, 항시 원하고 또 원하는 일.

내가 여기 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나도 그렇다. 내가 여기 있음을 누군가 알아주고, 챙겨줬으면 좋겠고, 끊임없이 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 잊혀져서 아무도 찾지 않는다면 외로움이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도 싫다.

역시 기억되고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라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사랑받는다는 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일이 아닐까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행복해지려면 사랑을 해야겠다. 사랑을 하면 행복해지는 거니까.

인생은 항상 가장 단순하고 누구나 알고 있던 것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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