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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ㅣ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작가에 대한 명성을 능히 들어왔었기 때문에 책을 읽을 때에도 기대감을 갖고, 늦은 밤이 아닌 아침부터 읽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밤에 읽기 시작하면, 더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까 싶어서였다. 그렇게 하루를 <법의관>과 함께 지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아, 정말 보람찬 하루였구나, 뿌듯해졌다.
그만큼 책은 완성도가 높았고, 읽는 재미를 주었던 것이다.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 첫 번째이다. 두권짜리로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다시 합본되어 나왔다. 한숨에 쭉 읽으니 참 좋다. 그리고 첫 번째를 이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1990년 첫 출간되었다는데, 2011년 읽어도 전혀 오래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물론, 컴퓨터나 아직 IBM이 어쩌고, 디스켓이 어쩌고 할때는 아, 예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사건을 수사하는 방식이나 사건 자체, 등장인물들은 전혀 구식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미드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를 떠올리게 된다. 법의학자가 등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프로 파일러도 등장하는 등 등장인물의 직업 때문이었다.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케이 스카페타는 레이몬드 시의 법의국장이다. 남자들이 우글우글대는 곳에서 편견에 맞서 국장까지 오른 여장부이다. 그녀가 있는 레이몬드 시에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벌써 세명의 여성이 죽음을 당하고 소설이 시작될 때 네 번째 희생자가 나온다. 그리고 연이은 다섯 번째 살인이 있다. 여자들을 잔인하게 강간하고 살인했으며, 끈으로 교묘하게 희생자들을 묶고 있었다. 희생자 사이의 공통점은 전혀 없었다. 직업도, 사는 곳도, 인종도... 어느 하나 일치하는게 없었다. 거기에 법의국 내부 컴퓨터를 해킹한 일이 벌어진다. 사면초가에 빠지 케이 스카페타. 하지만 수사관들이 늘 그렇듯이 사건을 다시금 하나하나 재조사하고, 끈기를 가지고 증거를 수집해나가며 사건을 해결한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범죄소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여자 주인공, 특히 그녀가 수사관이라면, 또 작가가 여자라면 적어도 묘사 쪽에서는 안심이 된다. 피와 뼈와 살이 마구 난자당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잔인한 장면의 묘사가 아무래도 적기 때문이다. 수사에서도 폭력이 난무하지도 않고. 그래서 읽기에 좀 편하게 느껴진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나가는 듯한 수사 방식도 좋다. 기승전결에 기반하여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되어 나가다가 어느 순간 정점에 이르고 결말에 이르는 것도 좋다. 이렇게 결말에 이르면 나중에 범인이 그동안 전혀, 단 한번도 거론된 적이 없는 인물일지라도 왠지 납득하게 된다. 그래, 그럴수 있겠구나! 하고.
400페이지가 넘는 <법의관>은 그렇게 나를 하루종일 붙잡았다. 그리고 사건이 해결된 후 다음을 찾게 만들었다. 사건이 끝나는게 아쉽고, 등장인물과의 헤어짐이 아쉬운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시리즈 중 한권이다.^^ 책과 함께 딸려온 A4 용지 설명에 따르면 타 시리즈는 지금까지 15권까지 발간이 되었다고 한다. 세월에 따라 등장인물도 나이를 먹어, <법의관>에서 신경질적인 조카였던 루시가 성장하여 12권 데드맨 플라이에서는 천재 미녀 사립탐정이 되어 있다고 하니, 어찌 기대가 되지 않겠는가.
케이 스카페타의 이야기, 계속 찾아볼 용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