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패티 레인보우 북클럽 2
진 웹스터 지음, 이선혜 옮김, 한현주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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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진 웹스터라고 하면 <키다리 아저씨>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키다리 아저씨가 나오기 바로 전 해에 쓰여졌다고 한다. 왠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말괄량이 패티>가 좀 더 활달하게, 활기찬 분위기로 다가온다. 아무래도 천방지축 패티가 있기 때문인 듯 하다.

패티는 기숙사 여학교 세인트 우르술라에 다니고 있다. 첫 장면부터 같은 기숙사를 써오던 친구들과 새학기가 되어 헤어지게 되자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꾀를 부려 결국은 다시 뭉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귀여운 장난에서부터 진지한 모습까지 다양한 패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거짓 연애 사건을 해결하고 동네 부부의 결합을 돕고, 도둑을 이웃의 정원사로 취직까지 시켜준다. 패티와 친구들을 이해해주는 어른, 교장 선생님, 샐리 선생님, 로드 선생님이 계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제발 그만 좀 울어! 너희 아빠가 싫어하시는 건 바로 이런 모습이야. 이 세상에 그 어떤 남자도 누군가 자기 품에 안겨서 날마다 눈물을 줄줄 흘리는 건 참지 못해. ” (p136)

친구인 해리엇에게 따끔한 충고를 서슴치 않는 패티. 그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때문에라도 패티의 이런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해리엇이 점점 좋아지기 때문에 이런 말도 할 수 있는거라고, 자신과 친구들은 서로의 잘잘못을 사실 그대로 말해주기 때문에 잘못을 고칠 수 있고,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말해준다.

이런 패티를 과연 누가 미워할 수 있을까? 10대 소녀이지만, 세상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패티의 이야기가 참으로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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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도쿄 - 21세기 마초들을 위한 도쿄 秘書
이준형 지음 / 삼성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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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통 여자들이 도쿄를 찾을 때는 ‘쇼핑’을 목적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왜냐하면 도쿄란 곳에는 쇼핑 말고도 즐길만한 것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보통의 가이드북은 대부분 쇼핑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많다. 확실히 쇼핑(화장품이나 옷을 구입하기 위한)을 위해 도쿄를 찾는 여자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남자 도쿄>는 그런 가이드북들과는 생각이 다른 가이드북이다. ‘남자를 위한 내용만’ 담았다고 하니까. 의외로 내 취향과 맞는 듯하여 잠시 나의 성 정체성을 의심해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나는 ‘보통’의 여자가 아닌가보다. ^^ 취향이 맞다는 생각이 드니 구미가 당겨 한숨에 읽어냈다. 재밌다. 그리고 독특하다. 쇼핑 위주의 가이드북보다 훨씬 읽을거리도 많고 새로운 내용이 가득이다. 의외로 내가 갔던 곳, 가고 싶은 곳도 많이 담겨 있어 정말로 내가 남자 취향인걸까, 깊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남자의 눈으로 골라낸 도쿄의 스팟은 어디일까? 책에서는 아홉가지로 나눴다.

1. 도쿄의 뒷골목에서 목을 축이자

2. 도쿄 남자들의 스태미나식 정복

3. 남자의 고독이 몸부림칠때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

4. 남자들의 특별한 취미 생활 숨은 장난감 찾기

5. 남자의 도쿄 시크릿 페이지 에로틱 도쿄 나이트

6. 러블리 도쿄, 피크닉 출발!

7. 도쿄 트랜드세터 기죽이기 도쿄 남자 스타일링법

8. 도쿄 남자들의 잠자리 


9. 남자들의 비밀 병기 감춰 둔 럭셔리 작업 장소를 펼쳐라

이렇게 아홉으로 나눠서 각 제목에 맞는 술집, 밥집, 가볼만한 곳, 공원, 특이한 카페, 레지던스 등을 소개해 준다. 물론 7번에 있는 것처럼 남자들이 쇼핑할만한 장소의 추천도 분명 있다. <남자 도쿄>를 읽고 있으면 이상하게 지금까지 본 책이며 영화며 여러 가지들이 굉장히 많이 떠오른다. <빌리지 뱅가드>를 볼때는 <도쿄펄프픽션>이라는 책이 떠올랐고, 스트립 쇼를 하는 가게를 보니 왠지 <심야식당>이 떠올랐다. 신주쿠의 야릇한 가게들을 보면서는 드라마에서 본 캬바쿠라, 소프 등의 풍속 업소들이 떠오른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본 다른 일본 서적, 드라마, 영화 등 여러 가지가 마구 떠오른다. 또 여행을 가서 우연히 헤매게 된 신주쿠의 호스트 거리도, 시부야의 러브 호텔 거리도 떠올랐다. 가고 싶어 간 것이 아니라 정말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 헤매던 거였는데, 책을 통해 그 거리의 모습을 다시 만나니 괜히 반갑기까지 하다. 헤매던 당시에는 힘들기만 했는데, 왠지 좋은 추억거리가 생긴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한 도쿄의 모습을 담고 있으니 여행할 때 꼭 가져가야 하는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남자 도쿄>라 제목이 붙어 있지만, 여자가 읽어도 좋을, 찾아가도 좋을 장소가 가득이니, 성별에 가리지 말고 취향에 따라 선택하자! 였다.

다시금 느끼지만, 정말 도쿄에는 여행을 떠나게 만드는 ‘꺼리’ 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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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루주의 개선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3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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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필히 같이 읽어야 한다.

처음엔 좀 아쉬웠다. 따로 읽으니 <나이팅게일의 침묵>편에 엑기스가 다 몰려 있고, 이건 좀 싱거운 느낌이었다. 같이 읽었기에 망정이지, <제너럴 루주의 침묵>만 펼쳐들었다면 갸우뚱, 의아해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러면서.. 만약에 하나의 책으로 나왔었다면 도대체 몇가지 사건이 일어나는 거였나.. 싶고 굉장히 복잡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궤도에 오르면 그 마음이 사라진다. 에식스 커미티와  리스크 매니지먼트 위원회에서 자신의 할말을 다해내는 하야미 부장의 카리스마에 나역시 ‘역시 장군이라 불릴만하군!’ 하면서 동감하고 있었다.

“ 환자에게는 늘 최선을 다해. 상태가 안 좋은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리려 노력하지. 심장이 멈추면 되돌려놔. 되돌아오지 않으면 사인을 규명하지. 만약 의사가 죽어가는 환자를 눈앞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스님과 무슨 차이가 있겠나? “ (p149)

“ 나라면 에식스의 본가, 미국을 지배하는 대통령으로 하여금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감동하게 만들겠어. 그거야말로 윤리가 추구하는 세계 평화 달성을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지.” (p292)  

 

<나이팅게일의 침묵>이 소아과와 관련된 이야기라면 이 책은 ‘제너럴 루주’란 애칭으로 통하는 구명 구급 센터의 하야미 부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느날 다구치 선생이 일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위원회 앞으로 한 장의 투서가 날아든다. 병원의 내부자가 보낸 고발로 하야미 선생과 하나부사 간호부장이 작당하여 리베이트를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다구치가와 후지와라 간호사가 나선다.

이 소설의 백미는 뒷부분의 에식스 커미티에 속해 있는 위원들과 다구치-하야미-시미즈 등이 벌이는 설전이다. 서로의 이득을 위해 마구 덤벼드는 양쪽의 설전은 긴장감을 주기 충분했다고 본다. 이론과 실전사이, 현장의 실무를 모르는 사람들의 답답한 의견을 보며 참, 이나라나 그나라나 답답한 사회구나 싶기도 했다.

책과는 관련없는 의문하나...

왜 우리나라에는 의사가 이런 소설 쓰는 사람이 없을까? 변호사 출신이 장르 소설을 쓴다는 얘기도 못들어본 것 같고... 나만 모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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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의 침묵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2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토리구치’ 커플이 다시 만났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에서 환상의 팀워크(?)를 보인 두 사람이 만나 또 하나의 사건을 해결한다. 두툼한 책 두께에 놀랐는데, 원래는 <제너럴 루주의 개선>와 한 책이었다는 소리에 더 놀라게 된다. 두 권을 함께 놓으면 우와... 벽돌 두개를 쌓아놓은 것 같은 기분인데 말이다. 놀랄일은 또 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는 소아과와 관련이 있다. 오렌지 병동이라 불리는 소아과에 입원한 미즈토와 극락 병동에 갑자기 입원하게 된 가릉빈가 - 미즈오치 사에코,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모여 하나의 사건을 완성한다. 내용을 요약하고 싶진 않고, 일본의 의료현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픈 의사와 간호사들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단 생각이다. 물론 가끔 그게 도를 지나쳐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 난 말이야, 지면 안된다는 게 아니야. 져도 돼. 사람이란 언젠가는 지게 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상처 입지 않고 지는 방법을 익혀야지. ” (p 167)

“ 바보구나. 눈은 창문에 불과해. 한번 통과하면 그 다음에는 닫아도 마찬가지야. 절대 내 모습이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을거야.” (p443)

어른들보다도 더 어른스런 아이들 유키와 미즈토.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좀 더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어른인 것이 창피하지 않도록 말이다.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다. 가이도 다케루의 소설은 읽는 순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 나이팅게일의 침묵 -> 제너럴 루주의 개선 -> 나전미궁의 순이다.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원래 한권이었는데, 출판사에서 두께 때문에 난처해하자 작가는 다음에 두 권으로 나눠진 원고를 가져왔다고 한다. 두 권은 그래서 같이 읽어야 하는 책이 되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쓸 수 있는 능력도 놀랍고, 한권이었던 책을 스스럼없이 두권으로 만든 작가의 능력도 놀라와 마냥 부러운 맘이다.

마지막에 큰 반전 하나가 터져줄거라 예상했지만, 없어서 조금 서운한 기분이다. 그래도, <신의 카르테>나 이 책이나 어두운 현실에 ‘의사’라는 직업이 등불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음이 따스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묵묵히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른인 것이다.

어째 결론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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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카르테 1 신의 카르테 1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작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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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좋아하는 일본 그룹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가 영화화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 왠지 너무 수수하고 약간은 바보같은 의사옷을 입은 사진을 보면서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관심이 있는 상태에서 읽으니 책장이 슉슉 넘어갔다. 재미도 있고,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고, 썰렁한 농담에 서늘했다가, 감동적이어서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참 좋은 소설이었다. 이런 멋진 주인공을 사쿠라이 쇼군이 제대로 연기해줘야할텐데,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옥좌에 앉아 있는 근엄한 왕이 ‘과인은-’하고 말하는 듯한 말투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다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풀베개>를 애독한 나머지 그의 영향으로 익숙해져버린 말투라고 했다. 지역 거점 병원인 혼조 병원에서 일하는 이치토 선생은 그런 말투를 사용하여 환자나 간호사들로부터 좀 이상한 의사라는 평가를 받는 의사이다. 원래는 내과지만, 밤에는 응급의사로 변신하여 내과, 외과, 피부과... 가리지 않는 진료를 펼친다. 그래서 항상 바쁘고, 항상 피곤한 사람이다. 언제나 너무 ‘과’하게 일을 하는 상태인 것이다.

“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불평하든 우리는 한 가지 확실한 걸 알고 있어. ”

“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열심히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는 거야. 물론 우리도 포함해서 말이야.” (p120)

“ 하나一에 멈추다止를 써서 바르다正라는 의미라니, 이 나이 먹도록 몰랐습니다. 하지만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앞으로 가는 데만 급급해서 점점 소중한 것을 버리고 가는 법이지요. 진짜 바르다는 것은 맨 처음 장소에 있는지도 몰라요. ” (p210)

이야기는 ‘더 나은 의사’ 가 되려고 하는 이치토(一止)의 ‘성장기’ 같다.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환자를 진료하고 싶지만, 주변에서 그것을 가만두지 않으려 하는데, 그들과 또는 세상과 부딪히며 ‘진짜 의사’가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가 ‘진짜 의사’ 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환자들과 간호사,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었다. 어쩜 이렇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어쩜 그렇게 장난스럽게 썼는지. 이것도 작가의 방식이라면, 뭐라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말이다. 오히려 그래서 더욱 감동이 끓어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으며, 이렇게 자신의 일에 열정과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싶었다. 다른 사람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인간다운 정을 나누며 살아갈수만 있다면, 분명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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