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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의 침묵 ㅣ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2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토리구치’ 커플이 다시 만났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에서 환상의 팀워크(?)를 보인 두 사람이 만나 또 하나의 사건을 해결한다. 두툼한 책 두께에 놀랐는데, 원래는 <제너럴 루주의 개선>와 한 책이었다는 소리에 더 놀라게 된다. 두 권을 함께 놓으면 우와... 벽돌 두개를 쌓아놓은 것 같은 기분인데 말이다. 놀랄일은 또 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는 소아과와 관련이 있다. 오렌지 병동이라 불리는 소아과에 입원한 미즈토와 극락 병동에 갑자기 입원하게 된 가릉빈가 - 미즈오치 사에코,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모여 하나의 사건을 완성한다. 내용을 요약하고 싶진 않고, 일본의 의료현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픈 의사와 간호사들의 마음이 잘 그려져 있단 생각이다. 물론 가끔 그게 도를 지나쳐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지만.
“ 난 말이야, 지면 안된다는 게 아니야. 져도 돼. 사람이란 언젠가는 지게 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상처 입지 않고 지는 방법을 익혀야지. ” (p 167)
“ 바보구나. 눈은 창문에 불과해. 한번 통과하면 그 다음에는 닫아도 마찬가지야. 절대 내 모습이 사라지거나 하지는 않을거야.” (p443)
어른들보다도 더 어른스런 아이들 유키와 미즈토.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좀 더 제대로 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어른인 것이 창피하지 않도록 말이다.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가 끝났다. 가이도 다케루의 소설은 읽는 순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 나이팅게일의 침묵 -> 제너럴 루주의 개선 -> 나전미궁의 순이다. <나이팅게일의 침묵>과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원래 한권이었는데, 출판사에서 두께 때문에 난처해하자 작가는 다음에 두 권으로 나눠진 원고를 가져왔다고 한다. 두 권은 그래서 같이 읽어야 하는 책이 되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쓸 수 있는 능력도 놀랍고, 한권이었던 책을 스스럼없이 두권으로 만든 작가의 능력도 놀라와 마냥 부러운 맘이다.
마지막에 큰 반전 하나가 터져줄거라 예상했지만, 없어서 조금 서운한 기분이다. 그래도, <신의 카르테>나 이 책이나 어두운 현실에 ‘의사’라는 직업이 등불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음이 따스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묵묵히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른인 것이다.
어째 결론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