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로버트 스윈델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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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빨강머리 앤>의 또다른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표지 그림의 여자 아이도 빨강머리를 가졌고..

내심 흥분되기도 했다.. 나는 빨강머리 앤이 너무 좋으니까..

그런데 아니었다.

누더기 앤<Raggedy Ann>은 주인공 마사를 반 아이들이 놀릴 때 사용하는 말이었다. 마사는 나이키 운동화에 트레이닝 복을 입고 다니는 보통 아이들과 다르게 집에서 만든 옷을 입고 학교에 다닌다. 그녀의 집에는 컴퓨터나 TV도 없다. 컴퓨터가 없으니 인터넷도 할 수 없으며 유일하게 있는 것은 라디오.. 하지만 그것도 부모님이 항상 들으시는 채널만 들어야 한다. 그런 다름을 용납하지 않고 놀리는 반 아이들.. " 누더기 앤을 쫓아라, 누더기 앤을 쫓아라 " 이렇게 아이들은 마사를 쫓아다니며 괴롭힌다.

그리고 마사에게는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는 비밀이 한가지 있다. 그녀의 부모님은 지하실에 “ 혐오” 를 숨기고 계셨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집에 친구를 데리고 올 수도 없다. (아~~ 대체 혐오란 무엇이더란 말이냐~~)

  그런 그녀에게 새로 전학온 스콧이라는 친구가 나타난다.

소설은 마사의 이야기와 스콧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면서 전개된다. 그래서 두 아이의 마음을 모두 알 수 있다. 스콧은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마사를 보호해주며 마음을 열게 하고, 그리고 달라진 마음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14살의 마사의 이야기는 또래의 아이들이 보아도 흥미롭고 재밌겠지만, 어른인 내가 봐도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 못 참을 만큼의 것이었다. 특히 마지막의 마사와 스콧, 혐오를 둘러싼 이야기에서는... 내 눈이 내 마음을 쫓아가지 못해 안달일 정도로 결과가 궁금해지고, 급해져버렸다. 도대체 뭐가 아이들 이야기라는거야!

  종교적인 신념을 가지고 아이에게 엄격한 규율을 내세우는 마사의 부모님... 도와주고 싶지만 그래도 그들의 삶의 방식이니 뭐라 할 수 없으며 법에 저촉되지 않는 행동이라던 스콧의 부모님... 부모님의 그늘에선 벗어났지만 여전히 가난의 그늘에서는 벗어날 수 없었던 메리(마사의 언니).. 하나하나 살아 있는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이야기는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들이다. 그리고 영국만의 이야기도 아니었다.

  내가 14살이었을 때... 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마사처럼 특별한(?)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고, 보통의 부모님에, 친구들에.. 항상 즐겁게 보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지낼 수 있었던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마사 이야기를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마사의 앞에도 이제 행복해지는 것만이 남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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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은 유리구슬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람과책) 4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박정임 옮김 / 사람과책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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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건 무슨 이야기일까?

제목과 동떨어진 듯한 버스 그림이 그려진 책을 이리 저리 둘러보며 내용을 추측해 보지만 어떤 이야기일지 감이 오질 않는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그 남자도, 바다색을 띤 유리구슬도 궁금증을 유발하는데 한 몫을 한다.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벌어지고, 9회말 원아웃에, 주자는 2,3루라는 조금은 조마조마한 상황.. 대타로 타석에 등장하는 기요시.

그리고 시점이 바뀌며 “나” 가 등장한다.

“ 아주 오래된 것이나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것에는 ‘혼’이 머무르게 된단다. 그래서 너도 그렇게 ‘살아’있는 거란다. ” (p21)

녹나무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이 말은 이야기의 두 중심(뼈대) 중 하나가 된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나’라는 존재는 바로 ‘세상 어느 버스보다도 행복한’,‘혼’이 담겨 있는 버스 BX341이라고 소개한다.

다시 시점은 야구 경기를 망치게 되버린 기요시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기요시의 아빠, 요이치는 그 버스의 운전사이다.



책을 읽어 나갈수록 내용이 파악되어가면서, 참 행복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버스’가 중심이 되어, 버스를 타게 되거나 버스를 운전하는 등 버스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너무 낡아 기요시와 요이치씨와 헤어지게 되는 버스... 인수해 가서 고철을 담아 놓는 폐차로 만들어 버리는 낯선 남자...

그러나 그 버스의 혼을 다시 살려내는 에노키씨, 노소 관장님, 버스를 다시 인수해 행복을 나눠주는 다카이 전무와 다카하시씨.. 그들의 노력으로 다시 행복을 찾는 분짱과 탓짱의 가족들.. 한 대의 버스로 인해 만나게 되고 행복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마침내 알게 되는 마법의 말 “ 생각한다, 말한다, 이루어진다...... ”는 두 번째 중심이 되는 말이다.

 

따뜻한 이야기를 끝마치며 마지막 장을 넘기다가 지은이의 글과 사진을 발견했다. 이럴수가! 그저 만들어진 이야기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수리되고 있는 버스와 ‘행사 현수막’을 걸고 달리는 버스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진짜였어!!!

진짜로 세상에 애정을 쏟는 물건엔 혼이 생긴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게 해서 다시 움직이게된 버스가 진짜로 있었다니!!!

왠지 가슴이 더욱 뭉클해지면서 주변의 공기가 더욱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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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가 온다 - 세계의 지도를 바꾸는
박영숙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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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당신의 성공을 위한 미래뉴스>를 너무 숨가쁘게, 깨우쳐가며 읽었다.

그 때 받았던 충격.. 깨달음..

누군가를 비난하고, 질투하고 그럴 시간에 나부터 바꿔야겠다. 저자가 메신저로, 세컨드 라이프 토론장에서 날마다 전문가들과 만나 정보를 주고받고, 토론을 해 얻어낸 답을 이렇게 미래 뉴스를 통해 알려주고 있으니 그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똑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모습이 분명 서로 다를 것이라는 걸 알기에... 그리고 저자가 알려주는 미래의 모습은 암울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희망적이라고 나는 느꼈다. 그걸 믿고 오늘 하루하루를 노력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 이런 다짐..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그런 것이 서서히 시간이 가며 잊혀져 갔다. 그래서 더욱 새로운 책 < 새로운 미래가 온다>가 읽고 싶었다. 다시 되새김질하는 기분으로.. 내용을 다시 곱씹어 보고 싶었고, 또 새로운 힘도 받고 싶었다.

책의 내용도 < 미래 뉴스>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반복되는 것이 없잖아 있지만, 나의 경우는 그것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좋다는 생각이다.

이전 책에서 주로 충격을 많이 받았다면,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오히려 차분해졌다. 그리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선진국들이 준비하고 있는 이 모든 노력을 우리나라는 시작이나 했을지 걱정도 되고, 시작하고 있다면 과연 어떤 이들에 의해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가 되어 가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미래에는 내가 어른이 되어 살아갈 시대인지라 어떤 방식으로 바뀔지도 궁금해서기도 하지만, 또한 나의 다음 세대가 살아갈 시대라 그들이 어떻게 대처할지 조언을 해줄 수도 있을거란 생각에 더 꼼꼼히 읽게 된다.

“ 지금처럼 미국만 따르다가는 망하기 쉽다” “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안하면 망한다 ” “ 기업이 사회에 공헌하지 않으면 망한다 ” “ 모든 경제 시스템이 투명하지 않으면 망한다 ”“ 개인을 설득하지 못하면 국정 운영이 불가능해진다 ” “ 세계는 중동으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선언한다 ” 등 각각의 주장을 읽어가다보면 우리나라의 대기업, 정부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들의 것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유비무환이라고 미리 대비하면 우환이 없다는 말도 생각난다. 너무 먼 미래까지는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 더 풍요롭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지금 더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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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이야기 - IQ 76, 인생의 진정한 로또를 찾아낸 행운아
퍼트리샤 우드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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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Q 76인 페리는 본인이 주장하는대로 정신 지체자가 아니다. 그저 남보다 느릴 뿐이다. 진정한 행복이 뭔지 안다. 평생 아이처럼 A-Z까지 단어를 외우며 살지만 그가 모르는 것은 없다.

  그런 그가 120만 달러의 복권에 당첨이 된다. 복권이 당첨되면 으레 그렇듯 날파리 같은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페리가 아닌 ‘돈’을 보고 그 옆에 있고 싶어한다. 그건 모르는 사람뿐만 아니라 페리와 피를 나눈 형제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더 심하면 심했지.. 페리를 위한 건 없었다.

 어찌보면 단순할 수도 있는 스토리다. 그 단순함을 무너뜨리는 건 페리다. 페리는 남보다 느릴뿐, 멍청하지도 바보같지도 않다. 모르는게 없어 자신이 무얼 해야할지 ,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더 나은 것인지 안다. 그리고 그걸 몸소 보여준다. 그 선택은 나라도 하지 못할... “최고로 멋진”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페리 주위에는 페리를 아끼고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베트남 전쟁으로 마음의 상처가 있는 키스, 폭력적인 아빠를 둔 체리, 페리에게 일자리를 준 게리, 그리고 페리의 할머니...

페리의 할머니는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멋진 캐릭터가 아닐까 싶은데, 그 할머니는 페리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인생을 앞서간 선구자이면서 세상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유머로 알려주는 존재였다. 

  그들 사이에 있었기에, 그리고 중요한 할머니의 말씀이 있었기에 페리는 그를 괴롭히는 형제들에게서도 상처받지 않고 홀로 당당히 우뚝 설 수 있었다.

  페리가 일반인보다도 더 낫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페리보다 많이 가졌으면서도 행복해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느니 하는 빛좋은 개살구같은 번지르르한 말도 하기 싫다.  ‘비교’ 자체를 거부하고 싶어진다. 도대체 우리는 무엇 때문에 페리보다 더 낫다고, 더 잘났다고, 더 많이 가졌다고, 더 똑똑한 선택을 한다고 자신있게 우길 수 있는 것일까? 책을 덮으면서 나는 ‘페리’에게만 집중하여 그의 행복을 같이 누릴 수 있어 한없이 기뻤다.




P.S.  할머니가 그러셨다.

  “ 한우물만 파. 계속 하나만 하는거야. 바꿔봐야 아무 소용없어. 우리는 로또면 돼.”

~~ 우리는 처음부터 쭉 로또만 샀다. 맨처음부터.  (책의 P 27)

이 부분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최고의 문장이다. 왜냐면...

나도 한우물만 파고 있으니까..  맨처음부터...    쭉...    나도 로또면 돼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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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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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에 요상한 그림과 함께

“ 시대의 폐색감을 날려버릴 4인조 갱스터의 좌충우돌 어드벤쳐”  (근데 폐색감이 뭐지?)

“ 이 시대 최강의 천재 갱단, 그들이 돌아왔다 ”

“ 명랑한 은행강도 4인방의 인질 구출 대작전 ”

이란 글귀들이 나를 유혹한다.

읽어봐... 읽어봐... 재밌어...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책을 집어 들고야 말았다.

  그런데...

나루세와 오쿠보의 이야기가 나온다. 짧다. 응? 단편이야?

고노와 후지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응? 은행은 언제 터는거지?

유키코와 아유코, 구온과 와다쿠라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은행을 털 계획이 없는 건가? 아님 속은거야? 각각의 등장인물과 얽힌 사건들은 재미있긴 하지만... 그래도.. 은행을 털어야 하는데..

아쉬워 할 때쯤 은행을 털어준다. 위의 네 명(나루세, 고노, 유키코, 구온)이 모두 모여..

그리고 덤으로 납치 사건에도 사알짝 발을 담가주기도 하고..

 이야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서로서로 연결 되어 있는 것이 딱 우리나라 드라마 인물관계도와 비슷하다. 세상에 딱 그들밖에 없는 듯한, 단순함이 돋보이는.. ㅎㅎ

하지만 다시보면 딱 그들 외에 누가 더 필요한지 모르겠다. 오히려 그렇게 서로 연결이 되는 그 것이 절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 모르는 그것은 이야기의 흐름을 쫓다보면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 된다는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상당히 평면적이다. 산봉우리를 이뤄 감정을 정점까지 치닫게 하다가 스르르 내려오며 마무리가 되는 소설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밤중에 행진을 봤을 때처럼 카타르시스가 느껴지진 않는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더 좀비스의 활약을 보며 느꼈던 두근두근함도 없다. 그래도 이 책이 재밌게 느껴지는 건 허술한 듯 보이지만 치밀한 구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호기심을 갖게 하는 생생한 등장인물들도.

 이제 이 책의 전작이라는 <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를 읽어봐야겠다. 하릴없이 더운 여름날... 좀 단순하고 재밌는 책을 찾는다면 딱 적격일 듯한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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