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기주의자
웨인 W. 다이어 지음, 오현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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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이란 책을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아 <행복한 이기주의자>란 책을 읽는다.

왠지 두가지의 책이 통하는 느낌이다.

왜냐하면 두 책 모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라는 주장 위주로 책이 쓰여졌기 때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홀가분>이란 책에서는 그 주장을 2011년에 했다면 <행복한 이기주의자> 2006년에 했다는 것 뿐.

 

한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어떤 순간이 그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는 그 순간을 살 수 없다는 것! (p34. 지금 이순간을 잡아라)

슬픔의 가장 좋은 처방은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다. 결코 어긋날 일이 없는 것이 오로지 배움뿐이다.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배워라. 오로지 배움만이 정신력을 지치지 않게 하고 소외시키거나 괴롭히지 않으며 두렵게 하거나 불신하거나 꿈에서도 후회하지 않게 한다. 배움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 마법사 멀린 p115)

일생을 통해 하등 도움이 안되는 감정이 두 가지가 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자책감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섣부른 걱정이 바로 그것이다. (p119)

분명 적극적이고 열심인 사람이 되기보다 걱정을 하면서 퍼질러 앉아 있는 편이 얻는 건 별로 없어도 훨씬 맘 편하다. (p144)

내가 그 일을 걱정한다 한들 상황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가?” 라고 몇 번이고 자문해보라. (p144. 걱정을 없애기 위한 전략)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왠지 나만이 유일하며 나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과 같이 자신감이 넘쳐흐르게 된다. , 이래도 될는지.

 

원하는 것은 무엇이건 할 수 있다. 이유는 오직 하나, 내가 원하기 때문이다. (p153)

 

이런 자신만만한 내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눈치 볼 것도 없이 나의 마음, 스스로를 다스릴줄 알아야 한다.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기 위한 11가지 방법은 먼저 자신을 사랑한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자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를 뗀다, 자책도 걱정도 없다, 미지의 세계를 즐긴다, 의무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정의의 덫을 피한다, 결코 뒤로 미루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화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것이다.

책을 읽은 후의 실천의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만은 즐거웠다.

그동안 네가 제일 소중해’ ‘ 네 마음대로 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지 못해서였을까?

책을 읽고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은 앞서 적어두었던 슬픔의 가장 좋은 처방이라는 배움이라는 것이었다. 저 문장을 앞에 두고 고개를 얼마나 끄덕였던지. 묘하게 공감되고, 만약 다시 슬픔이나 기분이 안좋게 된다면 실천해야겠다고 마음에 새겨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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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 마음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
정혜신.이명수 지음, 전용성 그림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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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의 빛나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현재의 나를 살갑게 보듬고 다독일줄 아는 자기 긍정성입니다. 그러면 모든 정서적 질곡의 시간들은 벼락처럼 끝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p61)

(대다수의 국민들이 해방의 낌새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처럼 대개 느닷없이 끝이 납니다.)

 

누군가 어떤 결정을 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까닭에 제가 심리적 영역에서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말은 임신부 식성론입니다. 임신 후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음식은 현재 내 몸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걸 먹으면 됩니다. (p101)

 

한 심리학자는 인간의 모든 심리적 문제는 사람이 숨을 참고 있을 때 생겨나는 것이라고 탁월하게 정의했습니다. 자기 주변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안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자기 안쪽에 있는 것을 밖으로 내보내지 못할 때 고통을 겪는다는 거지요. (p71)

 

마음이 비어갈 때가 있다. 혹은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순간도 있고, 그냥 아무 이유없이 내 편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 마음이 텅 비거나, 구멍나거나, 상처 입었을 때 마음을 위한 처방약 같은 책이 있다. <홀가분>이란 책 제목을 따라 발음하다보면 마음에 있던 찌든 생각들이 정말로 내뱉는 숨과 함께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예전에는 양보하고 배려하고 내가 좀 참고,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많이 소개했다면, 지금은 이렇게 내가 제일 소중하고, 내가 제일이라 생각하여 나를 위하라는 방식의 마음 다스리는 법이 많이 이야기된다. 나를 먼저 생각해야 그 다음에 남도 있다, 뭐 이런 식 말이다.

그런데 그 방법은 맞는 이야기같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나니까. 잔잔한 호수에 퍼지는 파문처럼, 그 파문의 중심은 나이고 나 때문에 주변의 일렁임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될 것이다. 일렁임이 일지 않으려면 내가 잔잔하고 아무일 없으면 되는 것이다.

 

마음 주치의 정혜신의 나를 응원하는 심리 처방전이라는 문구 때문에 이 책이 마치 만병통치약쯤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예방약으로, 혹은 미미한 증상에 도움이 될만한 그런 처방전이 아닐까 싶다. 가볍게 읽기 좋다. 나 역시 읽기 시작해서 한시간 정도에 다 읽었으니 말이다. 읽고 나서 마음에 들었던 문구를 다시금 읽어보며 마음을 위로해주고 힘을 복돋으면 알맞을 책이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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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스토리
황경신 지음 / 북하우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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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왜 그런거 있잖은가..

끄적끄적거린 글 같은거 말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글처럼 사람의 마음을 헤집었다가 흔들었다가 하는 글들. 책 제목을 보면서 딱 그런 책일거라 상상했다.

그런데 조금 다르다. 뭐랄까다듬어지지 않은 습작같다. 단편 소설과도 같은 글 모임이었다. 처음에는 에이, 이게 뭐야. 하고 조금 실망했지만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이런 상상어쩌면 괜찮을지도

어른들을 위한 우화 같은 책이라고 했지만, 글쎄우화라기엔 짧은 글이 주는 교훈 같은 것을 잘 파악하기 힘들다. 판타지 동화처럼 그냥 한번쯤 읽어볼만한 글이라는 생각만 든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는 법칙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에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은 언제나 자신을 드러낼 가장 좋은 시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 시기는 평생에 한번 반드시 오는 법이다. (p182-183)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처음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막막함이 있었다. 글을 쓰고 싶다와 글을 쓴다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엄청난 시간과 엄청난 머뭇거림도 있다.

하지만 <초콜릿 우체국>처럼 시작해 봐도 될 듯 하다. 누군가의 넋두리같이도 느껴지고, 누군가 들려주는 재밌는 이야기같이도 느껴지는 편안한 글로 말이다. 작가의 상상은 다양하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말하는 동물 사이에 만날 수도 있다. 슬픔과 이별, 사랑, 망설임, 설레임과 같은 감정을 만날 수 있고, 예전에 내가 해봤을지도 모를 상상을 다시금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갈릴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또한 책이 주는 화두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도 영향을 미칠 듯 싶다. 나의 경우는 흥미로움을 느끼며 잔잔하게 재밌게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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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레시피 - 한여름의 프로방스, 사랑이 있어도 나는 늘 외로운 여행자였다
김순애 지음, 강미경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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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서우리만큼 침착한 어투에 지레 겁을 먹고 책을 덮어버렸다.

밑바닥까지 훑어 버릴 것만 같은 진중함, 우울에 가까운 차가움책은 그렇게 다가왔다.

이봐, 지금은 내가 너에게 읽히고 싶지 않아, 저리 가라구!

왠지 책이 나를 밀어내는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갔다. 가끔 책장에 꽂힌 책에 눈길을 보냈지만, 여전히 새초롬한 모습에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다.

책이 다가온 것은 그로부터 또 며칠이 지나서였다.

이젠 나를 읽어도 돼.

허락을 받고 나서였을까? 무섭도록 빨리 책이 읽힌다. 책이 가진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레시피라는 단어 때문에 요리와 여행에 관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맛있는 요리를 떠올리면 우선 기분이 좋아진다. 요리가 가진 힘이 아닐까 싶은데, 요리법, 그 요리가 있는 도시 이야기를 들으며 마냥 행복해질 것 같다. 내가 지금 그 요리를 먹고 있는 것처럼, 깊은 포만감을 느끼고, 따스한 프로방스가 주는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헤어나오면 되겠지 싶기도 했다.

… <서른 살의 레시피>는 그냥 단순한 여행서, 혹은 요리책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김순애라는 이름을 가진,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이 아닌, 그래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끊임없이 질문해야했던, 버려지기 싫지만 그렇다고 너무 깊이 들어와 자신을 흔들어 놓는 것이 싫어 독립적인 여성이 되고팠던 한 사람의 일생이 담긴 소설 같은 책이다.

이 책의 장르를 도대체 뭐라고 정의해야할까고민이 된다.

현실의 실명 이름이 그대로 사용되어 소설이라 하긴 뭐하지만,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소설처럼 읽어나가도 상관이 없겠다 싶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게 과연 어떻게 해야 좋은 건지 고민하게 만들 때가 있다. 그녀는 올리비에를 사랑하지만 그의 완벽한 속박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다. 그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은 유뷰남일 경우, 이혼을 약속하고 다가오지만, 결코 이혼하지 못하고, 결국은 그녀를 떠난다. 발과 사랑에 빠졌지만, 발에게는 기아나의 정글이 있다.

 

힘들지만 난 미래를 보면 살고 싶어요. 과거가 아니라. 그게 내가 바라는 전부예요. “ (p481)

 

 남녀 관계에서 타이밍은 가장 소중한 것이고 상황이 달랐다면 아마도 우리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p529)

 

그나마 마음을 달래주는 것은 각각의 상황에 어울리는 추억이 담긴 요리 레시피들이 아닐까 싶다.

할아버지만의 특별한 레시피, 그녀를 힘나게 했던 요리의 레시피, 따스한 프로방스의 향이 날 것만 같은 레시피레시피들.

푹 빠져들어 읽긴 했지만 혼란스러운 그녀의 마음만은 받아들이기 거절하고 싶었던 책 <서른 살의 레시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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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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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이란 말을 들으면 먼저 유명한 주제곡부터 머릿속에서 쿵쾅대기 시작한다. 웅장하면서도 강렬한 악기 사이에 어우러진 남녀 주인공의 애절한 화음.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음악과 그 장면 때문에라도 아름다운, 그러나 슬픈 결말의 사랑 이야기라고만 생각해왔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만 생각해왔기에 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좀 낯설다. 그런데 이게 왠일!

소설 <오페라의 유령>의 원작자가 바로 가스통 르루라고 한다! 가스통 르루는 추리 소설 <노란 방의 비밀>의 작가이며, 탐정 룰루타비유를 만들어낸 사람이 아니던가! 그 책을 정말 재밌게 읽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같은 작가라고 해서 많이 놀랐다.

 

<오페라의 유령> <노란 방의 비밀>과 같은 추리소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어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한다. 책이 출간될 당시에는 공포 추리 소설장르였다고 하는데, 지금 읽기에는 그다지 공포스럽지 않다. 다만, 오페라의 유령이라 자신을 지칭하면서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신출귀몰하는 그의 모습은 놀랍다.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스쳐 지나가듯 볼 수 있거나 아니면 그의 목소리만을 들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극장에서는 사람이 죽거나 상들리에가 갑자기 떨어지는 등의 그의 비위를 거스르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채기도 전에 이미 사고를 당하게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 그런 그가 단 하나,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가게 되는데

 

소설을 읽고 나니 이 복잡하고 얽혀 있는 이야기와 오페라 극장의 모습을 도대체 어떻게 무대 위에 표현했을지 궁금해진다. 마침 집에 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있으니 얼른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선택한 삶이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불행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 몰랐던 불쌍한 오페라의 유령을 위로해 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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