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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우체국 - 황경신의 한뼘스토리
황경신 지음 / 북하우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그냥.. 왜 그런거 있잖은가..
끄적끄적거린 글 같은거 말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글처럼 사람의 마음을 헤집었다가 흔들었다가 하는 글들. 책 제목을 보면서 딱 그런 책일거라 상상했다.
그런데 조금 다르다. 뭐랄까… 다듬어지지 않은 습작같다. 단편 소설과도 같은 글 모임이었다. 처음에는 에이, 이게 뭐야. 하고 조금 실망했지만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이런 상상… 어쩌면 괜찮을지도…
어른들을 위한 우화 같은 책이라고 했지만, 글쎄… 우화라기엔 짧은 글이 주는 교훈 같은 것을 잘 파악하기 힘들다. 판타지 동화처럼 그냥 한번쯤 읽어볼만한 글이라는 생각만 든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는 법칙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세상에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은 언제나 자신을 드러낼 가장 좋은 시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 시기는 평생에 한번 반드시 오는 법이다. (p182-183)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처음 컴퓨터 앞에 앉았을 때, 느껴지는 막막함이 있었다. 글을 쓰고 싶다와 글을 쓴다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엄청난 시간과 엄청난 머뭇거림도 있다.
하지만 <초콜릿 우체국>처럼 시작해 봐도 될 듯 하다. 누군가의 넋두리같이도 느껴지고, 누군가 들려주는 재밌는 이야기같이도 느껴지는 편안한 글로 말이다. 작가의 상상은 다양하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말하는 동물 사이에 만날 수도 있다. 슬픔과 이별, 사랑, 망설임, 설레임과 같은 감정을 만날 수 있고, 예전에 내가 해봤을지도 모를 상상을 다시금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
책을 읽고 나서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갈릴지도 모르겠다. 책 속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또한 책이 주는 화두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도 영향을 미칠 듯 싶다. 나의 경우는 흥미로움을 느끼며 잔잔하게 재밌게 읽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