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op 일본어 첫걸음 - 입문
박정희.송미혜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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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이보다 더 쉬울 순 없다 ’ 는 표지의 문구가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띄엄띄엄 공부를 하고 있지만, 하면 할수록 나에게 잘 맞는 일본어 교재라는 생각된다.

우선 메인 교재로 각 장마다 나오는 새로운 대화를 읽으며 익히고 뒤의 기본적인 문법도 체크한다.

이 책은 일본어 ‘초급’ 중에서도 ‘입문편’.

기초도 아닌 ‘입문편’으로 그건 ‘기초’보다 더 쉽다는 의미다.

그래서인가?

대화-> 문법-> 실력체크문제

이런 순으로 하나의 강의가 이루어지는데, 제시되는 내용은 충분히 , 감당할 만큼의 문법, 단어이다.

다른 책의 경우, 대화 내용 속에 이미 외울 단어가 한가득, 그 뒤의 문법 설명속, 문제 속에 다시 외울 부분이 한가득, 복잡한 문법이 한가득, 이렇게 제시되는 경우가 많아 쉽게 지치거나 질려 포기하기가 쉽다면, 이 교재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많은 부담이 없기 때문에, 책장을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고, 그만큼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주어 공부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단어장은 크기가 작고, 짜임새있게 구성되어 있어 들고다니며 복습하기에 딱 알맞다.

메인교재에서 중요시 했던 단어 뿐 아니라 별도로 “ Japaness box"를 통해 형용사의 종류, 일본의 음식, 도시 이름, 장소 등 외워둘 필요가 있는 것을 알려준다. 

CD는 메인교재와 함께 공부하면 좋다. 정확한 발음을 들려주고, 중요시해야할 문법을 정리해 주기 때문이다. 다만 처음 시작할 때, 컴퓨터에 해가 갈수도 있다는 식의 내용이 담긴 창이 뜨는 것은 좀 무서웠다. (이건... 내 컴퓨터에서만 그런걸까??)

이번 교재의 경우 오래도록 공부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교재가 끝나고 난 뒤 다음의 교재가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초급편’ 2권이 있다는 말이 있어 더 마음에 들었다. 일본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픈 교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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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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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그 날 이후’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핵이 폭발할 때, 그리고 그 이후의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한 영상으로 보여주는 그런 영화였다. 버섯구름이 솟아오르고,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은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허한 눈동자가 기억에 있다. 원시로 돌아간 듯, 식욕이나 성욕과 같은, 가장 기초적인 욕구만 남은 사람들...

그런 공허해 보이던 사람들보다 더 기억에 남았던 건, 지금과 같이 총천연색의 풍경이 아니라, 약간의 붉은 듯 한가지 색의, 모든 것이 파괴되어 버린 단조로운, 공허한 풍경이었다. 사막도 그보다는 다양한 활력과 생동감을 지녔으리라..

하~ 하고 숨이 막혔다 겨우 내뱉는 듯한 한숨을 쏟아내게 하던 그 풍경은.. 보는 나에게 공포심마저 들게 만들었다.

‘The Road' 는 딱 그 기억을 일깨우게 하는 소설이었다.

읽는 내내......

회색빛 재 때문에 숨이 막히고, 도대체 누가 적인지,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답답했다. 눈마저도 제 색깔을 갖지 못하는 그 살벌한 풍경은 영화와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남자와 소년은 누구일까?

대체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또다른 ‘그들’은 누구일까?

쫓기는 상황에, 항시 다급해 보이기만 하는 그들의 행적을 뒤따르면서도 궁금증이 생겨난다.

그들은 불을 운반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남쪽의 해변, 바닷가 쪽이다.

알 수 있는 것은 극히 한정되고,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알려줄 의향도 없어 보인다.

궁금증에 대한 뚜렷한 해답이 없기에, 황량한 풍경과 건조한 문체에 서서히 잠식당해버린다. 

p242 남자는 자신이 아무런 근거없이 희망을 걸고 있음을 알았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더 어두워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곳은 더 밝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한없이 절망적인 상태에서도 품었던 남자의 희망은 번번이 거절당한다. 식량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곳엔 굶주린 사람들이 가득했고, 남쪽으로 가면, 해변으로 가면 무언가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도착한 그곳엔 파란색이 아닌 걸어온 길과 별다를게 없는 잿빛 바다가 있을 뿐이었다. 

절절한 부성애라느니, 마지막에 희망을 볼 수 있다던 다른 이의 이야기는 상관없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도 난 여전히 암울했고, 희망을 찾을 수 없어 불안하기만 했다. 남자의, 소년의, 아니 모든 살아남은 이의 어두운 감정이 온전히 그대로 내 안에 남아 있었다.

사람을 달뜨게 만든 책이 아니라, 이렇게 체념, 불안, 공포 와 같은 뭔가 저 아래쪽에 깔려 있는 바닥의 감정들을 일깨우는 그런 책이었다.

아무것도 없고, 그저 도망치고,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내게 주는 것은 무기력함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 마음을 점점 채워가는 건 공포심이었다. 어느 한순간 깨닫게 되는, 자연이...... 따사롭고 친근하기만 했던 자연이 지진이나, 화산 폭발, 거센 폭풍우, 거대한 쓰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이었다.

바닥까지 치달은 이 감정을 추스르려면, 이 감정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도할 뿐이다. 내 앞에 이러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지는 말기를... 그저 소설 속에만 존재하기를...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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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순례여행을 떠나라 - 회복과 치유의 길, 시코쿠 88寺 순례기 ㅣ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경민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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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쩌면 생활에 지친 당신과 나에게 보내진 초대장일지 모른다.

더 아프기 전에, 더 힘들어 지기 전에 떠나라고..

그렇게 치유하고 다시 시작해보라는... 그런 초대장을 받은 기분이었다.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참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 같다.

바쁘게 사느라,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자연이 부르는 소리를, 옆에서 지인들이, 가족들이 하는 소리를 다 듣지 못하고 흘려 보내버린다.

지난 번... 올레길을 걸었다. 그 길을 걸으며 걷기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걷기’로 시작과 끝을 다 채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하게도 느껴질 ‘ 걷기 여행 ’ 이지만 그것이 나에게 인내심을 갖기를, 깨달음의 시간을 갖기를, 그래서 좀더 성숙해지기를 바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그것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룰수 없는 여행이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올레길을 걸으며 .. 나는 자연의 소리를... 그리고 내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겨우 느낄 수 있었다. 참 다행스러웠다.

가까운 일본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까지 된 순례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책을 읽고 나서 일본에도 ‘불교’라는 종교가 어느정도 규모를 가지고 정착되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 책을 보고 나서였나? 신문에 우리나라의 스님께서 일본의 관음성지 33곳을 탐방하고 우리나라에도 성지 33곳을 정하여 순례 상품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예전엔 우리가 일본에 불교를 전파했을 텐데 지금은 그것이 역전된 것 같아 뭔가 마음이 씁쓸했다. 여하튼 종교적인 이유에서건, 건강을 위해서건, 아니면 아무 이유가 없더라도 ‘걷기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더 많이 마련되고, 자리잡아 간다는 것은 분명 반길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코쿠 순례길과 구마노코도 순례길을 홀로, 혹은 마음 통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그 길 위의 이야기들은 참 따뜻하면서도 인간적이다. 길에서 만난 한없이 착한 사람들, 조금이라도 더 도와주고 싶어 하는, 도시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사람이야기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다른 문화 속의 길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아낸다. 마음이 통하던 사람이었지만, 길 위에서만큼은 원수가 될 수 있어지는 그 관계의 미묘함과 쉽사리 접할 수 없던 상황의 미묘함이 주는 그 비밀 이야기 같은 이야기에는 키득대며 동감을 표시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걷기 여행은 뭔가 통하는 구석이 있다고도 느껴진다. 그 여행을 통해 무언가는 꼭 얻게 되니까.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그 길을 걷고 싶어진다.

지금보다 환율이 많이 내려가고, 그리고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꼭 걸어보고 싶다.

일생에 한번만이 아니라...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가는 기분이 들 때마다 자주...

그런 자유를 갖고 싶다는 바람이 더 간절해져 버린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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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매미 ㅣ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쓰요 지음, 장점숙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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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 소설을 어떻게 이야기해야할까?

제목만 보고 그저 목가적인, 초원의 집과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일거라 상상만 하다가, 첫 장부터 펼쳐지는 아이의 유괴 이야기에 넋을 놓고 있게 된다.

모든게 다 말이 안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아이만 두고 엄마가 밖에 나갈 수 있으며, 아주 잠깐이라 하더라도, 아이가 혼자 있는 집의 대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것, 낯선 이를 보고도 울지 않는 아이도, 그 아이를 유괴하는 그녀도... 모두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다.

이 모든 것이 다 복합적인 원인이 되어 결국 그 사건은 벌어진다.

아키야마 다케히로와 불륜의 관계이던 노노미야 기와코는 히노시에 거주하던 그의 집에 들어가 장녀 아키야마 에리나 양을 데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그녀에게 ‘가오루’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제 0장, 제 1장, 제 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제 0장은 사건의 시작, 제 1장은 기와코의 이야기, 제 2장은 그 후, 가오루에서 에리나로 돌아온 또다른 그녀의 이야기가 조용히 나열된다.

아이를 유괴하였지만, 그 아이를 자신이 낙태해버린 아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기와코는 정성을 다해 돌본다. 하지만, 유괴 사실이 발각이 될까봐 점점 사람들이 모르는 곳, 다가서기 힘든 곳으로 도망치는 기와코.

친구의 집, 곧 개발을 앞두고 퇴거 명령이 내려진 집, 엔젤홈 등등 전전하던 기와코는 엔젤홈에서 만난 구미의 도움으로 쇼도시마 섬에 도착하여 그 곳에서 꿈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가오루는 성장한다.

그런 꿈과 같은 나날도 끝이 있었다.

제 2장은 그 후로 18년 후...대학생이 된 에리나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엔젤홈에 같이 있던 마론-지구사가 그녀를 찾아오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에리나는 더 이상 그 일을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다고 말한다.

다시 돌아온 가족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 큰 에리나.

너무 어린 나이에 그 사건을 겪게 되어 너무도 혼란스러웠던 에리나.

그런 에리나에게 자구사는 같이 이 일을 겪어내자고, 함께 성장하자고 말을 건넨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으며, 누구의 책임이라 말할 수 있을까..

각자의 입장에서 그 사건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그것은 아마 그들이 죽을 때까지 감싸안고 살아야 할지 모를 그런 것이었다. 

“ 전에 우리, 죽을 수 없었던 매미 이야기한 적 있지? 기억나? 7일 만에 죽은 매미보다도 8일째 살아남은 매미가 더 불쌍하다고, 네가 그랬잖아. 나도 줄곧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구사는 조용히 말을 잇는다. “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8일째에도 살아 있는 매미는 다른 매미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으니까. 어쩌면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눈을 꼭 감아야 할 만큼 가혹한 일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 

그래도 좀 더 어린 그녀들이 품게 되는 삶에 대한 희망에 나 또한 안도감을 느껴진다.

다시 한번...

그녀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굴레에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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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관람차 ㅣ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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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이제부터 나와 ‘기노시타 한타’라는 작가의 ‘첫만남’의 작품이라는 뜻 깊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박수~~짝짝짝 

그리고 그 첫만남에서 화악~~ 반하게 만들었다. 다른 작품들, 특히 <악몽의 엘리베이터>를 얼른 찾아 읽고 싶어진다. 

5월... 바야흐로 황금연휴, 오사카의 덴포산의 대관람차.

이 대관람차 18호 안에는 니나와 다이지로가 타고 있다. 데이트 중이라 생각하고 있던 니나에게 다이지로는 돌연 미안하다고 사과의 말을 던진다. 그는 니나를 인질로 잡고 대관람차를 폭파하겠다고 한다. 대체 왜??

이렇게 약간은 의외의 상황에서 가볍게, 정말 아무렇지 않게 사건을 시작하고는, 다른 17, 19, 20호에 타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다이지로가 이런 사건을 벌이게 된 이야기가 하나하나 펼쳐진다. 그 이야기가 의외로 슬프고, 기나긴 시간동안 그 슬픔을 간직하고 열심히 노력했을 다이지로의 인내심에 탄복하게 만든다. 

그건 그렇고... 일을 벌인 장소가 대관람차 아닌가?

어찌보면 완전 밀폐된 공간이 될 수 있을 이 공간에서 인질의 몸값은 어떻게 받을 것이며, 그리고 어떻게 도망칠 것인가?

“ 이번에도 절대 예측하지 마라"

라며 호기롭게 주장하는데,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스톡홀름 증후군에라도 걸린 것처럼 일을 벌인 다이지로를 왠지 응원하게 된다. 그가 보여주는 완벽한 마술에 속는 것처럼, 작가는 독자에게 트릭을 미리 보여주었지만, 결국 트릭을 알아내지 못하고 완벽하게 속고 만다.

인물과 인물들간의 얽혀 있는 이야기들도..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들도... 어쩌면 그렇게 교묘하게 잘 연결되어 있어 모두를 속일 수 있는지...

마술사 다이지로는 정말 대단한 마술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다시 박수! 짝짝짝.

한편의 영화처럼, 깔끔하게..

극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그리고 ‘ 어떤 순간이든 로맨틱하게 살아 ’ 라고 하는 아버지의 말씀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다이지로의 대단한 마술쇼를 보고 났는데도..

왠지 마음이 아득해지고 슬퍼지는 건...

나뿐이련가?



(쓸데없는 덧붙임... 만약 영화로 제작 된다면... 다이지로 역에는 ‘ 니노미야 카즈나리 ’ 상을 적극 추천합니다... 그 분... 마술 엄청 잘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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