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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매미 ㅣ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쓰요 지음, 장점숙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하... 이 소설을 어떻게 이야기해야할까?
제목만 보고 그저 목가적인, 초원의 집과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일거라 상상만 하다가, 첫 장부터 펼쳐지는 아이의 유괴 이야기에 넋을 놓고 있게 된다.
모든게 다 말이 안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아이만 두고 엄마가 밖에 나갈 수 있으며, 아주 잠깐이라 하더라도, 아이가 혼자 있는 집의 대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것, 낯선 이를 보고도 울지 않는 아이도, 그 아이를 유괴하는 그녀도... 모두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다.
이 모든 것이 다 복합적인 원인이 되어 결국 그 사건은 벌어진다.
아키야마 다케히로와 불륜의 관계이던 노노미야 기와코는 히노시에 거주하던 그의 집에 들어가 장녀 아키야마 에리나 양을 데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그녀에게 ‘가오루’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제 0장, 제 1장, 제 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제 0장은 사건의 시작, 제 1장은 기와코의 이야기, 제 2장은 그 후, 가오루에서 에리나로 돌아온 또다른 그녀의 이야기가 조용히 나열된다.
아이를 유괴하였지만, 그 아이를 자신이 낙태해버린 아이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기와코는 정성을 다해 돌본다. 하지만, 유괴 사실이 발각이 될까봐 점점 사람들이 모르는 곳, 다가서기 힘든 곳으로 도망치는 기와코.
친구의 집, 곧 개발을 앞두고 퇴거 명령이 내려진 집, 엔젤홈 등등 전전하던 기와코는 엔젤홈에서 만난 구미의 도움으로 쇼도시마 섬에 도착하여 그 곳에서 꿈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가오루는 성장한다.
그런 꿈과 같은 나날도 끝이 있었다.
제 2장은 그 후로 18년 후...대학생이 된 에리나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엔젤홈에 같이 있던 마론-지구사가 그녀를 찾아오고,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에리나는 더 이상 그 일을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다고 말한다.
다시 돌아온 가족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 큰 에리나.
너무 어린 나이에 그 사건을 겪게 되어 너무도 혼란스러웠던 에리나.
그런 에리나에게 자구사는 같이 이 일을 겪어내자고, 함께 성장하자고 말을 건넨다.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으며, 누구의 책임이라 말할 수 있을까..
각자의 입장에서 그 사건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그것은 아마 그들이 죽을 때까지 감싸안고 살아야 할지 모를 그런 것이었다.
“ 전에 우리, 죽을 수 없었던 매미 이야기한 적 있지? 기억나? 7일 만에 죽은 매미보다도 8일째 살아남은 매미가 더 불쌍하다고, 네가 그랬잖아. 나도 줄곧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구사는 조용히 말을 잇는다. “ 하지만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8일째에도 살아 있는 매미는 다른 매미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으니까. 어쩌면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눈을 꼭 감아야 할 만큼 가혹한 일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
그래도 좀 더 어린 그녀들이 품게 되는 삶에 대한 희망에 나 또한 안도감을 느껴진다.
다시 한번...
그녀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굴레에 상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