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선물 만들기 - 사진과 일러스트 보면서 따라하는 Handmade Lesson Series 4
류현숙 지음 / 퀼트사랑 / 2011년 5월
절판


손바느질에 빠졌다며 책에서 본대로 파우치를 만들어 몇몇 분들에게 선물을 했다.
만들때는 힘들었는데, 다 만들어진 것을 선물하는 기쁨이 남달랐다. 내 손으로 한땀 한땀 정성을 들여 이태리 장인 저리가라로 만들어낸 것이라 우선 기쁘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받은 사람들이 고맙다고 말해줘서 또 기뻤다. 그리고 파우치를 받은 분 중에서 이렇게 관련 책을 선물해주셔서 더 고마웠다.^^ 서점에서 보고 우와, 하며 감탄했던 책 중 하나인데, 가격 때문에 조금 망설이며 살까 말까 고민을 하던 차였기에 더 좋았다.

그런데... 퀼트라는 것, 손바느질과는 조금 다르다.
뭐가 다르냐면... 손바느질이 그냥 커피라면 퀼트는 TOP 정도랄까?^^
뭐랄까 더 수준높고, 더욱 정성이 필요한 것이었다.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손바느질이 그냥 원단의 무늬를 활용한다면, 퀼트는 원단을 가지고 무늬를 만들어낸다. 퀼트를 좀 더 쉽게 변형한 것이 손바느질인 듯 하다.
아, 무슨 말을 해도 퀼트를 잘 설명하긴 좀 그렇다. 하여튼 퀼트는 정말 대단한 작업이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감탄만 했다. 우와, 이걸, 우와, 손으로, 우와, 대단하다...

파우치, 키홀더, 폰케이스, 통장집, 지갑, 필통, 안경집, 턱받이, 쿠션, 리스, 가방.. 등등 퀼트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마지막에는 바로 바로 오려 쓸 수 있는 실물본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사진으로, 그림으로 하나하나 만드는 과정이 담겨 있다. 재료만 준비되어 있다면 도전!을 외치고 만들어 보고 싶은게 많다.

나의 경우, 손바느질에 더 익숙해진 다음에 도전을 외쳐볼까 싶다. 아직은 책을 뒤적이며 감탄만 하고 있다. 만들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선뜻 손이 나서질 않는다고 할까.
퀼트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참 자세한 퀼트 안내서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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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 좋은 생각 - 조곤조곤 전하고 소곤소곤 나누는 작은 지혜들
조정육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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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 이라는 잡지가 있다. 잡지는 제목 그대로, 정말 제목이 딱이구나, 감탄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좋은 생각이 담겨 있으며 읽는 이에게 그 생각이 전염되어 좋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마 그런 생각으로 잡지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바로 그 잡지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책 <좋은 그림 좋은 생각>이다. 저자는 생활 속에서 일어난 사건 속에 떠오르는 그림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발상이 독특하다. 같은 그림을 보고도 누구는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도, 그런 상황에서 특정 그림이 떠오른다는 것도 흔히 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저자가 동양 미술을 전공하고 가르치는 직업에 종사하여 다양한 그리을 접해왔기에, 또한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냥 흘리지 않고 잘 풀어낼 줄 알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림과 생활 속 이야기를 풀어내고 얻는 것은 가족간의 사랑이나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과 같은 것이었다. 그런 소중한 깨달음을 책으로 내며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간접 경험하여 인생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고 한다.

‘빠르게, 효율적으로, 더 많이’ 갖고 사는 것보다 ‘느리고, 불편하게, 더 적게’ 갖는 삶을 지향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송이 꽃이 주는 행복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옛 그림과 얽힌 생활 이야기가 주는 의미는 이런 것일 것이다. 그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는 것. 그리고 주변의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느끼라는 것, 그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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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의 밤 매그레 시리즈 6
조르주 심농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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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시간의 기나긴 심문으로 지쳐 있는 매그레 반장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아르파종, 살인사건이 벌어진 장소로 이동하여 이야기가 이어지는 <교차로의 밤>은 매그레 시리즈 6번째 작품이다. <수상한 라트비아인>으로 처음 만났던 매그레 경감이 여전히 등장하는데,  1편에 비해 6편에서는 무자비하게 먹어대지는 않는다. 그의 왕성한 식욕에 내가 얼마나 놀랐던지...

또한 그의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에도 놀랐는데, 그의 수사 방식은 과학 수사, 수사를 위한 수사가 아니라 그냥 ‘지켜보기’ 인 듯 싶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저 사건이 진행되는 것만을 시간순서대로 알 수 있을 뿐이지, 어떠한 단서를 제공받는다던지 하질 못한다. 마지막에 재주부리듯 매그레 반장이 범인을 지목한 후 그가 왜 범인인지 구구절절 늘어놓으면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달으면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러한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는데, 시리즈를 하나 하나 읽어가면서 익숙해지니, 이젠 그저 그러려니 하면서 심농의 방식을 즐기게 되었다.

작품을 읽다보면 군더더기 없는 옛날 흑백 영화가 떠오른다. 매그레 반장의 뒤를 쫓다보면 사건의 배경이 된 장소가 머릿속에서 펼쳐지고, 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대사가 영화처럼 흘러간다 싶으면 어느새 범인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 책 <교차로의 밤>은 심농의 소설 중 최초로 영화화된 작품이라고 한다. 물론, 다른 편도 영화화된 작품이 다수 있다. 심농 소설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 겨울에는 코냑 한통, 그리고 심농 소설과 지내는게 최고다. ” 라고 루이스 세풀베다가 말했다고 하는데, 그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그냥 가만히 펼치고 매그레 반장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흘러가기에 그랬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훨씬더 복잡하고 다양한 소설에 적응해 버린 현대인이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가볍게 읽기엔 좋을 소설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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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 살아남은 여성 예술가의 초상 살림지식총서 53
김희정 지음 / 살림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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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의 시 <목마와 숙녀>라는 시를 통해 나는 버지니아 울프와 처음 만났다. 처음에는 그저 마리아!나 레베카!처럼 호칭하기 위한 이름인줄만 알았는데 그녀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된 건 훨씬 나중의 일이었다.

아직까지 그녀의 작품을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읽게 된다면 아마 <댈러웨이 부인>이 첫 작품이 될 것이다. 영화로도 제작된 이 소설을 나는 여러 다른 책 속에서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살림 지식 총서 53권은 이런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것이다.

그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루고 있는데 관심이 있어 그런지 술술 잘 읽힌다. 그녀는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여성으로 글을 쓰고 여성 운동을 주도하는 적극적인 삶을 살았다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유일하게 의지가 되어준 바네사, 스텔라 - 자매들의 관계를 보니 서로 똘똘 뭉쳐 아버지를 넘어서 세상 속으로 뛰어 들었던 브론테 자매가 떠오르기도 한다.

책 속에 조금씩 소개되어 있는 그녀의 작품 속 문장을 보니 더욱 작품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의식의 흐름 기법’의 정점이라는 <댈러웨이 부인> 뿐 아니라 <등대로>, 페미니즘적 시각이 돋보이는 <자기만의 방>, <베네트 씨와 브라운 부인>... 읽고 싶은 목록은 점점 늘어나기만 한다.

아무래도 살림 총서는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여러 가지를 늘어 놓고 이런 저런게 있다고 알려주고 흥미로운 것을 골라내어 더 깊이 알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안내해 주는 그런 역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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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
조지 오웰 지음, 김기혁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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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내년도 최저 임금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올해보다 260원 올라 4,580원이 될거라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솔직히 실감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계산을 해보았다. 만약 하루 6시간 근무하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달 25일 일한다고 하면 한달에 70만원도 안되는 돈을 받는다는 얘기였다. 오, 이런 세상에...

그런 우울한 뉴스를 보다가 내 방에 들어와 책을 집어 들었다. 조지 오웰의 <1984>

그런데, 책은 더 우울하다. 조지 오웰은 예언가인가, 뭐 틀린 구석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명작인가보다. 그가 묘사하는 미래 세계는 암울하기 그지 없는데, 누군가가 상상해낸 그 암울한 미래를 오차없이 그대로 살고 있는 거라 생각하니 더 암울해진다.

하루키의 <1Q84> 때문에 이 소설이 더 궁금했다. 누군가의 뮤직 비디오에, 누군가의 영화에 묘사되거나 인용되어 언제나 이야기되어지는 소설 <1984>를 이제사 읽었다.

우선 떠오르는 건 이 책은 적어도 <숨쉬러 나가다>보다 훨씬 재밌다는 것이다. 1948년에 1984년을 상상하며 쓰여진 책인데, 그러니까 어찌보면 공상과학, 미래 소설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텐데, 현재의 모습과 참으로 유사하다. 상상이 현실이 되었다고 할까.

‘빅 브라더’가 호시탐탐 개인을 엿보고 있는 살벌한 미래 세상. 사람들은 서로를 감시하고, 특히나 아이들은 당이 시키는대로 불온한 기운이 있는 사람은 부모라해도 고발부터 하고 보는 그런 시대이다. 그런 시대에 윈스턴 스미스가 있다. 진리부 건물 사무실에서 타임스 기사 등 과거를 빅 브라더의 입맛에 맞게 수정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다. 무산층이 아닌 푸른 제복을 입는 당원이다. 하지만 열성 당원도 아니고, 빅 브라더를 마음 속으로 의심하며 무산층 노동자들에게만 희망이 있다 믿는 어찌보면 반역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사랑한다’고 고백해 오는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줄리아.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고 적당히 즐기며 살고 있는 요령 좋은 여자이다. 그녀와 몰래 연애를 하면서 스미스는 당에 대항하는 비밀 조직에 가담하고 싶어한다. 금세 발각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위태 위태한 삶을 지탱해 나가던 스미스에게 결국 파멸이 찾아온다.

자유란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이다. 그 자유가 허락된다면 그 밖의 모든 것은 여기에 따른다. (p103)

고통에 대해 바랄 것은 오직 한 가지 뿐인데 그것은 고통이 멈추는 것이다. (p292)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산층 노동자들에게만 있었다. ’

불안하고 섬뜩하고 폐쇄적이며 무기력한 미래의 이야기는 유려하게 진행된다. 그러다 가끔 툭 튀어나온 돌처럼 이물감이 느껴지는 단어,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작가가 일부러 사용한 신어이다. 책 맨 뒤에는 부록으로 ‘신어의 원리’가 담겨 있는데, 책 속에서는 신어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신어를 창조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말을 없애는 작업’ 이라고. 사고의 폭을 좁히기 위해서 그런 단어를 만들어 사용토록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내뱉는 말에도 이렇게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의미를 우겨넣는 ‘빅 브라더’ . 매일 매일 살아가는 데 지쳐 빅 브라더에게 반항하지 못하고 그저 순종하는 사람들의 모습. 반역을 꿈꿨지만 철저히 파괴되어 버리는 스미스와 줄리아.

무섭다.

‘신어’ 가 한단어 안에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고,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되는 것처럼 이 책은 마치 그것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가끔씩 툭 던지듯 문장 하나가 마음에 와서 콕 박히는 경우도 있다. 그런 칼같은 문장 몇 개 때문에 살짝 섬뜩해지기도 했다.

<1984>는 지금까지도 계속 어딘가에서 인용되고 있기 때문에라도 아무래도 두고 두고 생각날 소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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